[돈이 뜨는 공항] "제가 없으면 비행기 못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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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여객과 화물의 항공운송을 직접 지원하는 터미널이자 사회 발전을 위한 여러 파생기능을 가지는 종합적이고 광범위한 사회간접자본이다. <머니S>는 이러한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공항을 조명했다. 글로벌 허브로 변모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움직임을 조명하고 이와 반대로 적자에 시름하는 지방공항의 현실을 짚었다. 새로 지어지고 확충되는 공항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지자체와 주민들간의 갈등도 살펴봤다. 아울러 24시간 돌아가는 공항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의 땀이 날개 꺾인 한국 경제를 이륙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편집자주>

신호등이 없는 공항에서 비행기들은 어떻게 서로 부딪치지 않고 이착륙할 수 있을까.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들이 비행기와 충돌하지는 않을까. 후진을 못하는 비행기가 어떻게 탑승장에서 활주로로 이동하는 것일까. 공항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지만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직업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오늘도 승객의 안전을 위해 묵묵히 근무하는 이들을 소개한다.

항공교통관제사.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항공교통관제사.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항공교통관제사: 하늘의 ‘교통경찰’

공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관제탑이다. 널찍한 공항에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관제탑은 비행기의 신호등이다. 이곳에는 비행기 교통을 책임지는 항공교통관제사가 있다. 항공교통관제사는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서로 겹치거나 흐름이 꼬이지 않도록 질서를 유지시키고 활주로 내 차량의 이동을 관제한다. 비행장의 교통경찰인 셈이다.

항공교통관제사는 관제탑 외에도 접근관제소와 항공교통센터에 근무하며 비행기가 이륙한 후 항로에 잘 진입하는지, 근처 항로를 지나는 비행기가 안전하게 운행하는지를 관제한다. 뻥 뚫린 하늘에도 항공법에서 지정한 길이 있어 항공기는 그 길로만 다닌다. 인천공항에 하루 드나드는 비행기가 1000편에 달하는데, 관제사가 없다면 매일 아침 신문에서 비행기 충돌사고 소식을 접할지도 모른다.

항공교통관제사는 공항소속 직원이 아닌 국토교통부 산하 지방항공청 공무원이다. 하지만 공항은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일반 공무원과 다르게 관제사들은 휴일에 상관없이 계속 일한다. 인천공항의 경우 5개로 구성된 관제팀이 주간, 석간, 야간으로 나눠 3교대로 근무한다. 한 관제사는 “고속으로 운항하는 항공기의 특성상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인명사고의 위험이 높아 심리적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크다”면서도 “기상이 좋지 않거나 비상상황 시,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관제업무를 수행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류퇴치요원.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조류퇴치요원.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조류퇴치요원: 항공안전과 자연의 파수꾼

공항 근처에서는 이따금씩 총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행히 테러사건은 아니다. 비행기가 이동할 때 조류와 충돌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구성된 조류퇴치반이 새들을 쫓는 소리다.

조류퇴치요원은 전국 공항에 약 70명이 있다. 이들 역시 2인 1조로 팀을 나눠 밤낮없이 교대로 근무한다. 날씨가 춥거나 눈이 내려도 업무는 계속된다. 특히 겨울에는 철새들이 날아와 공항 주변에 서식하기 때문에 더 긴장한다. 요원들은 모두 총기 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실탄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새들을 살상하는 게 아니라 쫓는 게 목적이라 주로 공포탄을 사용한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사고발생을 막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항공기 조류충돌 발생 건수는 연평균 148건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4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뒀기 때문에 조류와 충돌하더라도 이착륙을 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행기 가격이 1000억원대에 달하다보니 조류충돌로 인해 외부손상이라도 발생하면 막대한 수리비용이 든다. 또 충돌로 회항할 경우 승객들의 불편과 불안감도 증가할 수 있다. 눈에 띄지 않지만 공항에 조류퇴치요원이 꼭 필요한 이유다.

토잉카 기사.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토잉카 기사.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토잉카 기사: 비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작은 거인’

비행기는 후진을 할 수 없다. 이론상 엔진을 역추진하면 후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엔진에 무리가 갈 우려가 있고 연료소모도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비행기는 공항 내 탑승구에서 활주로까지 견인차, 즉 토잉카(towing car)의 도움을 받아 이동한다. 공항 활주로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노란색의 네모난 트럭이 바로 토잉카다. 토잉카는 기종별로 다른데 보통 45톤의 차체무게에 배기량 1만cc, 엔진출력 700~1000마력 수준의 엄청난 괴력을 지녔다. 무게가 180톤에 달하는 비행기(보잉 B747-400 기준)를 끌고 움직일 정도니 가히 ‘작은 거인’이라 부를만 하다.

이 작은 거인은 보통 민간 지상조업업체의 직원이 3인 1조로 운행한다. 팀은 견인차를 운전하는 기사와 날개 주변의 안전을 확인하는 익단 감시원으로 구성된다. 비행기 견인이 얼마나 어렵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기종을 터득하려면 적어도 5년은 걸릴 정도로 오랜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토잉카는 사소한 실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안개가 짙게 끼거나 야간시간대에 집중하지 않으면 활주로의 황색라인에 정확히 항공기를 위치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 2008년 싱가로프에서는 토잉카가 잔디로 빠지는 바람에 A380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은 작은 실수에도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공항도 있다

프린세스줄리아나공항. /사진제공=프린세스줄리아나공항
프린세스줄리아나공항. /사진제공=프린세스줄리아나공항

◆프린세스줄리아나 공항

유럽 앤틸리스제도 네덜란드령 세인트마틴섬에 있는 이 공항은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변 바로 뒤에 활주로가 있어, 앞에 서 있으면 비행기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비행기가 오는 시간에 맞춰 손을 하늘로 뻗고 비행기를 잡는 것처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한 여성관광객이 비행기의 풍압을 견디겠다며 활주로 바로 뒤 펜스를 잡고 버티다가 해변으로 날아간 영상 때문에 많이 알려졌다. 그 여성의 희생으로 활주로 바로 뒤편에 안전을 위한 출입금지 구역이 생겼다는 후문이다.

지브롤터공항. /사진제공=지브롤터공항
지브롤터공항. /사진제공=지브롤터공항

◆지브롤터 공항

영국령인 지브롤터에 위치한 이 공항은 활주로 가운데를 자동차도로가 관통한다. 지브롤터는 매우 좁고 남쪽에 바위산이 있는 지형이라 공항 활주로가 영토를 가로질러서 건설됐다. 윈스턴처칠 애비뉴라는 이 길은 스페인과 지브롤터를 잇는 유일한 도로다. 또 지브롤터공항은 남쪽의 바위산이 난기류를 발생시키는 탓에 히스토리채널이 전세계 가장 위험한 공항 5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위험한 활주로를 걸어보고 싶은 관광객의 성지로 불린다. 물론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는 차단기가 내려와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을 금지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현상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눈과 귀를 열어 두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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