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총수 없어도 주가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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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창사 79년 만에 첫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이한 삼성이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사장·임원 인사는 기약 없이 지연됐고 후속 조치에 해당하는 조직개편, 사업계획 확정 등도 줄줄이 미뤄졌다. 이에 따라 삼성의 최우선 과제는 ‘이재용 부회장 무죄 입증’이 됐다. 일각에선 총수 구속에 따른 삼성의 위기가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반복되는 총수 구속 흑역사와 기업실적과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재벌총수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재벌총수들. /사진공동취재단

◆구속과 친숙한 총수들

삼성은 처음이지만 국내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사례는 매우 많다. 불법행위로 인한 구속이 재벌총수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총수들이 수감생활을 경험했다.

우선 재계서열 2위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2006년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 1034억원을 조성하고 회삿돈 90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수감생활 62일째에 보석보증금 10억원을 내고 풀려났다.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법정구속을 피한 그는 파기환송심 끝에 2008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300시간의 사회봉사가 확정됐다. 하지만 사회봉사가 끝나기도 전에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2006년 4월28일 정 회장 구속 당시 현대차 주가는 8만2900원, 보석 결정이 내려진 같은 해 6월28일 주가는 7만8000원으로 약 6% 하락했다.

재계서열 3위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2012년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이듬해 1월31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14년 2월 형이 최종 확정된 그는 2년7개월가량 수감생활을 한 끝에 2015년 8월14일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석방됐다.

최 회장 구속기간 동안 SK 주가는 13만500원에서 31만500원으로 약 238% 올랐다.

앞서 최 회장은 2003년 2월22일에도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7개월가량 수감생활을 한 뒤 같은 해 9월2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됐다가 2008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기도 했다.

재계서열 8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2012년 8월16일 계열사를 이용, 위장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3000억원가량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듬해 1월8일 패혈증 등을 이유로 145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김 회장이 구속된 동안 한화의 주가는 3만100원에서 3만4250원으로 13%가량 올랐다.

앞서 김 회장은 외환관리법 위반(1993년·구속기소), 불법 정치자금(2004년·불구속기소), 보복폭행(2007년·구속기소) 사건 등으로도 기소돼 2차례 구속된 바 있다. 


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DB
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DB

◆오너리스크보다 기업 본래 가치 주목

재계서열 13위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2013년 7월1일 구속됐다가 51일 만에 신장이식수술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1심에서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4년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은 그는 구속집행정지와 재수감을 반복하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이 회장이 구속됐다가 자유를 되찾은 기간 CJ 주가는 11만7000원에서 20만1000원으로 71%가량 올랐다.

이상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2000년대 후반까지는 총수 구속이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했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는 총수 구속 이후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오너리스크보다 기업 본래의 가치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가에는 기업의 현재가치뿐 아니라 미래가치도 반영된다. 최근 들어 총수 구속 이후에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총수 구속이 기업활동에 더 이상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실제 삼성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 주가도 이 부회장 구속당시인 지난 2월17일 189만3000원에서 일주일 만에 196만5000원으로 3.8% 올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와 이 부회장 구속은 별 관계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업황 개선, 하만 인수,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 등 호재가 충분한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수가 구속된 전례가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실 총수의 물리적 위치는 경영과 별 상관이 없다”며 “수감생활 중이라도 오너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감옥에서 보고를 받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사실상의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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