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소셜 나비효과’ 이끄는 스토리액터

People / 서대웅 쉐어앤케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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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모두가 잠든 시각.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 불이 났다. 한 청년이 집집마다 초인종을 눌러 이를 알렸다.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다. 그러나 청년은 숨진 채 발견됐다. 고 안치범씨다. 이후 ‘안치범소화기’ 1500개가 제작됐다. 소화기는 1인가구 청년을 포함해 재난취약계층에게 배포됐다. 안씨를 기리고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서다.


컨셉흥신소. /사진제공=서대웅 이사
컨셉흥신소. /사진제공=서대웅 이사

안치범소화기의 아이디어를 낸 건 서대웅 쉐어앤케어 마케팅부문 총괄이사(CMO·42)다. 쉐어앤케어는 사회적기업을 표방하는 소셜기부플랫폼이다. 소셜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과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연결해준다. 시민들은 쉐어앤케어가 SNS에 올린 캠페인을 공유하거나 ‘좋아요’만 누르면 된다. 시민의 관심이 클수록 후원자의 후원크기도 커진다. 안치범소화기도 이렇게 탄생했다.

◆스토리텔링으로 ‘소셜 나비효과’ 이끌다

서 이사는 이 같은 과정을 가리켜 “소셜 나비효과”라고 말한다. 개인이 사안의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지만 개인의 관심을 모으면 실질적인 도움을 건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종의 지지서명입니다. ‘이 캠페인을 지지합니다’라고 서명하는 거죠. SNS를 통하면 서명은 순식간에 퍼져요. 후원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하면 됩니다. 자신의 담벼락에 캠페인을 알릴 공간을 내주면 돼요. 손가락 하나가 소셜 나비효과의 첫 날갯짓이 되는 겁니다.”

소셜 나비효과는 법안 발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방관의 처우와 열악한 근무환경이 이슈가 된 지난해 초 서 이사는 ‘소방관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캠페인을 기획했다. 4만7000명의 시민이 이 캠페인을 지지했다. 그리고 같은해 7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관의 근무환경 개선을 골자로 한 법률안 6개를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법’이란 이름으로 대표발의했다.

이런 변화를 이끌 수 있었던 건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서 이사는 설명했다. 뉴스를 보며 슬픔과 분노를 느끼는 건 개인 차원이지만 그 감정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 공감이 형성되고 직접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행동이란 ‘좋아요’ 누르기다.


서대웅 쉐어앤케어 이사. /사진=서대웅 기자
서대웅 쉐어앤케어 이사. /사진=서대웅 기자

◆혼을 담은 스토리텔링, 행동하게 한다

이처럼 서 이사가 공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건 그의 기획안 덕분이다. 기획안에는 스토리텔링이 담긴다. 이 스토리텔링에는 커다란 주제가 있어야 한다. 이른바 ‘콘셉트’다. 그는 자신의 저서 <컨셉 흥신소>에서 “콘셉트는 본질이자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 콘셉트가 뛰어난 스토리텔링이라는 얘기다.

“스토리텔링 기술을 담은 책이 많아요.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딘가에 푹 빠져있어야 콘셉트가 나와요. 저는 이를 ‘혼구’라고 부릅니다. ‘혼을 담은 구라’. 모든 스토리텔링은 ‘구라’예요. 얼마나 혼을 담았느냐의 차이죠.”

서 이사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에 혼을 담기 위해선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 여기서 사람은 자신과 타인이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내 이야기를 들을 사람은 무엇을 기대하는지, 그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본인은 물론 상대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 타인에 빙의될 정도로 감정을 이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기획과 계획의 차이는 뭘까요. ‘사람’이 들어가는지, 아닌지 입니다. 계획의 ‘계’는 셈할 ‘계’(計) 자에요. 계산한다는 거죠. 그러나 기획의 기(企)는 꾀하다는 의미가 담겼지만 사람 ‘인’자가 부수예요.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도모한다는 의미예요. 사람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감정이 이입되면 내가 먼저 행동하게 된다. 따라서 그는 자신을 ‘스토리액터’라고 소개한다. 단순 기획안에 불과한 스토리텔링을 실천(Action)으로 옮기는 사람이라는 얘기다. 행동하지 않은 기획안은 컴퓨터 속의 죽은 자료에 불과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서 이사는 “행동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다. 훗날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일단 부딪혀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관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사진제공=서대웅 이사
소방관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사진제공=서대웅 이사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닌 ‘진정성’

현대사회는 뭐든지 빠른 것을 요구한다. 이야기를 전할 때도 그렇다. 전달속도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핵심만 간추려 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에서 상사에게 보고할 때는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긴 기사는 인기가 없다. SNS에서는 ‘카드뉴스’와 같은 핵심 전달 뉴스가 인기다. 심지어 72초 드라마도 나왔다. 이런 시대에 스토리텔링은 어떤 의미일까.

서 이사는 다시 진정성과 감정이입을 강조했다. 공감이 가능한 이야기가 있다면 짧은 콘텐츠라 할지라도 그것의 원형이 되는 과거의 콘텐츠까지 찾아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하며 ‘로고스’(이성)는 ‘에토스’(감정)가 끓은 뒤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분이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행동하길 바라요. 누군가에게 발표하지 않아도 돼요. 자신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을 정리해 나가는 거예요. 여행을 다녀오면 작은 잡지를 만들 수도 있잖아요. 그저 이렇게 시작하는 겁니다. 만약 단골 호프집이 있는데 장사가 안돼서 도와주고 싶다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소개하면 돼요. 앞으로 저는 이처럼 작지만 주변 사람을 위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서대웅 mdw100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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