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오래 달리고 싸진 '2세대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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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7일 제주에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한국지엠 볼트EV가 국내 전기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오전 9시쯤 사전계약이 시작됐는데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완판’된 것. 초도물량 400대를 초과한 1000여건의 사전계약이 2시간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5137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볼트EV의 흥행 성공은 의미가 깊다. 업계에서는 볼트EV의 흥행이 ‘2세대 전기차’의 확산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한국지엠 볼트EV.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볼트EV. /사진제공=한국지엠

◆ 주행거리 공포 없는 2세대 전기차

업계에서 말하는 ‘2세대 전기차’란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전기차다. 1세대 전기차는 보통 100~200㎞ 수준의 주행거리를 가져 대중화에 한계가 있었다. LG경제연구원은 ‘2세대 전기차, 내연기관 자동차와 본격경쟁의 시작’ 보고서에서 2세대 자동차의 기준을 ▲300㎞ 이상의 주행거리 ▲5~10㎞/kWh의 에너지효율로 제시하고 전세계에서 연간 50~200만대의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1세대 전기차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비싼 가격과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큰 제약이 있었다. ‘주행거리에 대한 두려움’(Range anxiety)은 소비자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실제로 1세대 전기차의 경우 짧은 거리의 출퇴근 용도 등 일상적인 사용이 가능하지만 장거리 이동 등의 목적에서는 사용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소모가 심해지고 시간이 지나며 주행거리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반해 300㎞ 이상의 주행이 가능한 2세대 전기차는 1회 충전만으로 장거리 출퇴근은 물론 주말 나들이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국토가 넓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2세대 전기차는 1회 충전만으로 대부분 지역에 편도운행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2세대 전기차가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시장에서 메인스트림으로 등장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실질 구매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할 경우 전기차가 대중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60kWh의 배터리로 383㎞의 항속거리를 확보한 볼트EV의 국내출시가격은 4779만원이다. 전기차 국비 보조금 14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포함하면 동급의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전에도 테슬라 모델S 등 3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는 있었지만 대중화의 측면에서 보면 2세대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웠다. 80~100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거리를 확보한 테슬라 모델S의 경우 가격이 필연적으로 비쌀 수 밖에 없어서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전보다 긴 주행거리와 더 싼 가격을 가진 2세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렴해진 배터리 탑재하고 대량생산

볼트EV와 같은 대중적인 전기차의 등장이 가능해진 가장 큰 요인은 전기차의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다. 배터리 크기 대비 용량이 늘어났음에도 가격은 대폭 낮아졌다.

볼트EV의 배터리를 전량 공급하는 LG화학은 1세대 대비 에너지 밀도를 4배 가까이 올린 배터리를 훨씬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 GM은 볼트EV 생산에 돌입할 당시 LG화학으로부터 납품받는 배터리 셀의 가격이 1kWh당 145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0년 닛산 리프 1세대에 장착된 배터리셀이 1kWh당 600~1200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용량을 갖춘 배터리를 절반 이하의 가격에 공급받는 셈이다.

배터리 가격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워즈오토’(WardsAuto)는 전기차 배터리셀의 가격이 2020년이면 1kWh당 100달러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전기차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던 배터리를 저렴하게 확보하고 전기차 대량생산체제가 갖춰지면 정부 보조금이 없어도 내연기관과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자동차업체들은 2세대 전기차를 기반으로 대량생산체제로의 개편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올해 안에 볼트EV와 비슷하거나 더 우월한 가성비를 지닌 전기차들이 속속 나타나 대중화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오는 7월부터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배터리 생산단가를 크게 낮추고 대량생산체계를 도입해 3만5000달러에 모델3를 공급할 예정이다.

기존 완성차업체들도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2세대 전기차를 개발하고 대량생산해 저렴한 2세대 전기차 공급에 나섰다.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르노의 신형 조에(ZOE)는 400㎞를 주행가능한데 유럽에서 보조금을 적용해 2만3600유로(약 2850만원)에 판매된다. 르노는 조에를 연간 3만5000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닛산 역시 대중적인 전기차 리프의 2세대 모델을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다. 60kWh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35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리프 2세대는 대량생산체계를 통해 1세대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계획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대중화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해 원가를 낮추고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부품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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