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자의 재계현미경⑧]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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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79) 일가가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력을 행사한다. 큰 틀에서 보면 주력 3사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주력 3사에 대한 정 회장의 지분은 현대차 5.17%, 현대모비스 7.0%다. 현대차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47)은 현대차 2.3%, 기아차 1.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국회 북문 인근에서 차에서 내리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아버지인 정 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차량에서 먼저 내려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국회 북문 인근에서 차에서 내리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아버지인 정 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차량에서 먼저 내려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대차-현대모비스 중심 지주사체제 전환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개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돈다. 골드만삭스가 불을 지폈고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확대·재생산시키고 있다.  

먼저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20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관련 분석 리포트를 발표했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대동소이하다. 국회에서 지난해 9월 기존 순환출자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돼 논의 중인 가운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오너가의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해지므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지주사체제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개편된다는 것.

다만 이 과정에서 필요한 막대한 재정을 어떻게 충당할지, 지주사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중 어디로 할지 등을 두고 증권가의 관측이 엇갈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의선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하기를 원한다면 현재 체제를 유지하면 되지만 오너로서 경영을 하고 싶다면 지배구조 변환을 가시화시키면서 현대차그룹을 지배할 수 있도록 지배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정 부회장이 의미있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현대글로비스(23.3%)기 때문에 이 지분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이 예상한 지배체제 변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순환출자 해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현대모비스 투자부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면 된다. 이 경우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고 정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지만 순환출자가 그대로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

순환출자 구조를 깨기 위해선 지주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주요 3사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3개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현대글로비스와 새로운 지주사를 합병하거나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허기자의 재계현미경⑧]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증권업계, 앞다퉈 지배구조 개편 거론

다만 이 경우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HMC투자증권 등 금융사들은 현행법상 일반지주사가 거느릴 수 없기 때문에 중간금융지주사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도 기대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전환한 후 현대차·기아차를 순차적으로 분할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주사체제를 완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와 마찬가지로 “가장 방대한 현금과 활용가치가 높은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한 현대차가 결국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의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로열티 수취, (총수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30% 보호예수 해제는 이 가능성을 일부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아직 정정하고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고령인 데다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5월 대선에서 강력한 재벌개혁을 예고한 야권의 집권 확률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어떤 식으로든 연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재계서열 2위 현대차그룹은 국내에 51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상장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 11개이며 비상장사가 40개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3조6490억원, 영업이익은 5조1935억원, 당기순이익은 5조7196억원이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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