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곡지구, 민낯 드러낸 '엇박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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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 불리는 마곡지구는 1년 전만 해도 곳곳이 휑한 공사장이었다. 공터 곳곳에는 건설자재가 아무렇게나 쌓였고 인도에는 ‘떴다방’이라 불리는 파라솔 부대가 즐비했다. 최근 다시 찾은 마곡지구는 어느새 제법 완공된 건물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부지가 아직 널렸고 유동인구도 적지만 지하철 5·9호선에 공항철도(개통 예정)까지 3개역이 통과하는 트리플역세권을 품은 마곡지구의 미래가치는 높다. 여의도공원 면적의 두배가 넘는 보타닉공원(서울식물원)의 쾌적함과 LG전자 사이언스파크로 출퇴근할 수만명의 직장인 배후수요도 품어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의 투자 기대감도 덩달아 뛴다. 전체 개발이 완료되기까지 아직 3년여의 시간이 남은 마곡지구의 실제 분위기는 어떤지 그 속을 들여다봤다.

◆상가는 '텅텅', 오피스텔은 '꽉꽉'

9호선 마곡나루역을 나오면 마곡지구를 관통하는 마곡중앙로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를 중심으로 뒤편에는 최근 완공돼 입주가 한창인 대형건설사의 오피스텔이 줄지어 들어섰다.

마곡나루역 주변 오피스텔 단지를 둘러봤다. 인도변에 자리한 1층 상가는 텅 비었다. 투명한 통유리 벽은 주인을 찾는 공인중개업소의 광고물로 도배됐다. 편의점이나 휴대폰대리점 등 영업준비를 위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곳도 있었지만 십중팔구는 텅 비었다. 입주를 앞둔 상가가 아닌 주인을 찾지 못한 100% 공실 상가다.

오피스텔 단지 안쪽에 자리한 상가로 이동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개장한 지 얼마 안 된 식당, 커피숍 몇곳을 제외하면 1층 상가를 가득 메운 건 공인중개업소뿐이었다. 지하상가는 말할 것도 없이 텅 비었다.

반면 오피스텔은 입주가 봇물을 이뤘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올 초부터 입주한 일부 오피스텔은 대부분 주인을 찾았다. 곧 입주가 시작되는 다른 오피스텔 역시 수요가 충분해 공실률이 낮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

“공항으로 출퇴근하는 승무원이나 상암·여의도·종로 등 서울 중심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도 꽤 많아요.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해 임시로 거주하는 신혼부부도 더러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마곡나루역 인근 오피스텔의 주요 수요층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오피스텔 주변을 몇 바퀴 둘러본 결과 낮 시간대라 일반 직장인을 볼 수 없었지만 오피스텔을 드나드는 승무원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마곡지구 한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가 텅 비어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마곡지구 한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가 텅 비어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현재보단 미래 투자가치 기대

“부동산 투자는 대부분 미래를 보고 하잖아요. 여기도 마찬가지죠. 지금은 텅 비었어도 꽉 들어차는 데 문제가 없을 겁니다.”

오피스텔 주변을 둘러보다 들어간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상가에 공실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물음에 이 같이 답하며 긍정론을 폈다. 마곡지구 전체 개발 완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고 문의도 꾸준한 만큼 공실 걱정은 시기상조라며 이제 시작인 데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분양 성공을 자신했다.

낮이어서 유동인구가 적고 입주 봇물을 이룬 오피스텔 거주자를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탓도 있지만 이 같은 이유가 아니라도 마곡나루역 인근 분위기는 대체로 실패한 상가 분위기를 풍겼다.

상가 투자를 위해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찾은 전모씨(41·여)는 “주변 공인중개업소 몇군데를 둘러보니 시세는 대체로 33m² 기준 보증금 5000만원·월세 350만원정도”라며 “하지만 대체로 베드타운 분위기가 강해서 낮에 장사를 하면 수익이 잘 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에 이만한 입지도 없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이 관계자는 “각각 서울의 동·서 끝자락인 강동구와 강서구 일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서울 중심지 교통 접근성이나 배후수요 등은 마곡지구가 비교 우위”라며 “각종 기업 입주가 예정된 마곡지구가 신흥업무지구로 부각되면서 인근 김포·일산·상암 등의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 효과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산단 공사 엇박자가 투자 '발목'

오피스텔 단지 주변을 벗어나 건너편 대우조선해양 보유 부지로 향했다. 이곳은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 2008억원에 매입한 부지로 각각 마곡지구 D7(1만6209㎡)·D9(3만512㎡)·D11블록(1만4511㎡) 12개 필지(6만1232㎡)로 구성됐다. 특히 이곳은 마곡지구 전체 부지의 8%를 차지해 단일 기업 용지로는 LG사이언스파크 부지(17만6707㎡) 다음으로 큰 규모다.


최근 매각에 속도가 붙은 마곡지구 내 대우조선해양 부지. /사진=김창성 기자
최근 매각에 속도가 붙은 마곡지구 내 대우조선해양 부지. /사진=김창성 기자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이곳에 6000억원을 투자해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경영난에 허덕이며 2014년부터 부지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인수대상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고 마곡지구 전체 개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다행히 최근 석달 새 매각이 41%가량 진행됐음에도 이곳은 개발이 지연돼 이미 완공된 인근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와 확실한 대비를 이뤘다. 부지 전체가 아직도 황무지로 남아 전체 개발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 연말 부분개장할 예정인 바로 옆 서울식물원이 모습을 드러내면 엇박자 개발의 민낯이 좀 더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자리한 LG사이언스파크 공사 역시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공항이나 서울 중심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오피스텔 거주 수요를 제외하면 아직 상가 투자 등에 발을 들여 놓기엔 위험 요소가 뒤따른다. 전반적으로 완공이 덜 돼 아직 마곡지구의 상주인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다.

오피스텔 거주 수요만으로는 월 350만원에 달하는 상가 임대료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말대로 미래만 보고 투자하기엔 마곡지구의 어수선한 현재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갈 가능성도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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