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개헌. 터키 투표. 사진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뉴시스(AP 제공)

터키가 94년 만에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했다.

터키는 16일(현지시간) 정치 체제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국민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찬성 51.32%, 반대 48.68%(개표율 98.2%)로 개헌안이 가결됐다.

터키는 이에 따라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3년 의원내각제로 공화국을 수립한 지 94년 만에 대통령제로 체제를 전환하게 됐다.

이번 개헌안은 총리직을 폐지하고 부통령직을 신설하며, 대통령이 부통령과 장관을 의회 승인 없이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등 '제왕적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통령은 새 헌법에 따라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수 있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아울러 의회를 우회한 입법이 가능하고, 사법부에 대한 절대적인 임명권을 갖게 됐다.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1회에 한해 중임이 가능하며, 대선과 총선이 동일한 날 치러져 여당이 제1당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첫 대선은 새 헌법에 따라 2019년 치러지는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과 2024년 대선에서 모두 승리하면, 그는 2029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에르도안은 총리 재임 기간을 포함해 총 23년간 집권하게 되는 것으로, 이번 개헌으로 초장기 집권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