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보여행 ④] 그곳을 걸으면 '성냥개비' 주윤발을 만난다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홍콩 트레일 8구간 '드래곤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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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마천루, 불야성을 이룬 쇼핑거리. 도회적 이미지에 익숙한 홍콩이 트레킹 코스를 내세워 보다 건강하고 다채로운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세계 최고의 트레일(드림 트레일 20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글로벌 지오파크)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하거나 도심야경을 완상하는 트레킹 코스가 다양하다. 또 난이도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 가벼운 도보여행이나 장거리 완보를 즐길 수 있다. 지난 3월 홍콩의 곳곳을 누볐다.


타이 롱 완(빅 웨이브 비치)의 한 식당에 있는 주윤발 '인증사진'. 그는 드래곤스 백을 즐겨 찾는 트레킹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타이 롱 완(빅 웨이브 비치)의 한 식당에 있는 주윤발 '인증사진'. 그는 드래곤스 백을 즐겨 찾는 트레킹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산속 혹은 해변서 홍콩배우 주윤발(周潤發)을 만날 수도 있다. <영웅본색> 등으로 80년대 홍콩 누아르를 이끈 그는 지금도 현지인의 사랑을 받는 국민배우이자 트레킹 마니아다.

4일차, 홍콩 트레일 8구간인 드래곤스 백(Dragons Back)에서 주윤발을 만났다. 사진인들 어떠랴. 낯선 해변의 한 식당에서 마주한 주윤발의 미소는 여전했다. 선글라스는 없다. 입에 문 성냥개비 툭 내뱉던 '전매특허'는 혹시 모르겠다. 빛바랜 사진 한 장, 세계 유명배우를 코팅했던 '책받침' 추억을 송환한다.

주윤발은 고향인 홍콩 남서부 라마섬을 떠나 현재 홍콩섬에 거주한다고 한다. 라마섬에도 트레일이 많은데 특히 거주지와 가까운 드래곤스 백을 즐겨 찾는단다. 국민배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트레커 카메라 세례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니 김칫국부터 마셔도 괜찮다.

9번 버스를 타고 토 테이완 빌리지서 내리면 드래곤스 백의 시작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9번 버스를 타고 토 테이완 빌리지서 내리면 드래곤스 백의 시작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드래곤스 백은 이름에서처럼 용의 등허리를 닮은 굴곡진 코스다. 용의 그것을 닮았다 해서 겁먹으면 오산. 마사토(화강토)가 대부분인 동네 뒷산 같은 트레일이다. 미끄럼만 주의한다면 하이힐로도 완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키 높은 구두를 신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코스다. CNN 트래블의 홍콩섬서 즐길 수 있는 초보자 트레일, 또는 론리 플래닛의 홍콩 최고의 하이킹 코스가 된 까닭이 있다.

코스도 그렇거니와 홍콩 도심과 가깝기 때문에 평일에도 트레일을 찾는 이들이 많다. 종종 낯익은 우리말도 들린다.

지하철(MTR) 샤케이완역 A3번 출구에서 9번 버스를 이용하면 드래곤스 백을 찾을 수 있다. 버스에서 토 테이완 빌리지서 하차해 길을 건너며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서 섹 오 비치를 조망하며 타이 롱 완(빅 웨이브 비치)까지 8.5㎞ 산길이 드래곤스 백이다.

시원한 대나무숲 토끼굴. 이정표 가까이 신우대숲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시원한 대나무숲 토끼굴. 이정표 가까이 신우대숲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이정표 입구, 대나무숲으로 이뤄진 토끼굴을 올라 20분 정도 걸으며 섹 오 비치(石澳·Shek O Beach)를 조망할 수 있다. 섹오는 바위가 많은 만(灣)을 낀 해변이다. 수영, 서핑 등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수질이 깨끗한 곳이다. 해변 건너 섹 오 빌리지는 중세풍 가옥과 사원, 유럽식 건물이 즐비하다.

관목이나 아열대성 식물로 가득한 코스를 오르다보면 섹 오 피크(284미터)다. 너른 남중국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해풍을 가르는 패러글라이딩의 명소다. 멀리 트레일의 종착지인 타이 롱 완도 보인다.

드래곤스 백을 찾은 트레커들. 해무 속 멀리 섹 오 비치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드래곤스 백을 찾은 트레커들. 해무 속 멀리 섹 오 비치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출발지인 토 테이완 빌리지서 타이 롱 완까지 넉넉잡아 3시간 가량이다. 타이 롱 완으로 내려오면 식당가에서 주윤발이 기다린다.

주윤발뿐이랴. 27대 홍콩총독 데이비드 윌슨도 만날 수 있다. 윌슨 역시 트레킹 마니아로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홍콩 4대 트레일의 하나인 윌슨 트레일은 그의 이름을 땄다. 백발이 성성한 정 많은 앵글로색슨계 촌로를 만났다면 윌슨을 떠올려도 좋다.

한 식당에 걸린 27대 홍콩총독 데이비드 윌슨(오른쪽 맨 앞). 윌슨 역시 드래곤스 백을 찾는 유명인 중 한 명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한 식당에 걸린 27대 홍콩총독 데이비드 윌슨(오른쪽 맨 앞). 윌슨 역시 드래곤스 백을 찾는 유명인 중 한 명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타이 롱 완은 서퍼들의 천국이다. 수심은 깊지 않으나 파도가 드세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해변 가까이 캠핑 사이트가 잘 갖춰져 있다. 주말이면 동 날 정도로 인기가 있어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돌아가는 길, 미니버스(적색)로 누아르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좁은 홍콩 도심을 쏜살처럼 내달리던 미니버스. 운전자의 과감한 코너링과 질주로 발에 힘이 들어갈 것이다. 적색 미니버스는 청색 미니버스에 비해 빠르다. 잔여 좌석이 있다면 정류장 어느 곳에서나 탈 수 있어 '버스택시'로 불려도 좋겠다. 다만 요금은 한국의 티머니에 해당하는 옥토퍼스(Octopus) 카드로 결제할 수 없고 오로지 현금이니 주의하자.
 

홍콩=박정웅
홍콩=박정웅 parkjo@mt.co.kr  | twitter facebook

자전거와 걷기여행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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