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군인은 '실손보험' 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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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군인인 박모씨(남·30)는 얼마전 부대에서 훈련 중 손목골절상을 입어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2주간 치료받았다. 퇴원 후 생명보험사에 실손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국방부가 치료비를 지원했으므로 보험금 지급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씨는 “직업이 군인인 터라 군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원칙이다”며 “치료비용을 보험가입자가 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이 가입해 ‘국민보험’으로 불린다. 하지만 군인의 경우 박씨처럼 상해를 입어도 보험사로부터 보장받기가 쉽지 않다. 군인은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걸까.

◆본인부담금 없으면 보험금 못 받아 

박씨의 경우 보험사는 약관상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현재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약관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급여 외 비급여치료비(2017년 4월 이후 특약 설정), 공단이 부담하지 않는 급여치료비만 보상한다. 국군수도병원의 경우 국가가 치료비 전액을 보장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는 것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은 기본적으로 계약자가 부담한 비용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라며 “이 사례는 박씨가 부담한 비용이 없으므로 보장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억울함을 표했다. 그는 “직업군인의 경우 상해를 입으면 대부분 국방부 산하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가능한데 그렇다면 굳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내가 직업군인을 유지하는 한 크게 보상받을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렇다면 직업군인의 경우 실손의료보험으로 보장받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일까. 만약 직업군인이 휴가인 상황에서 부상을 입고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았다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박씨처럼 손목골절을 입어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해도 퇴원 후 추가적으로 민간병원에서 필요에 의해 치료를 받았다면 그 부분은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업군인의 가족이 원할 경우 민간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한데 이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일반사병도 마찬가지다. 국군병원 치료가 원칙인 일반사병 역시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지 않았다면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중병이거나 희귀병인 경우 민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는데 이때는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았다 해도 국가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직업군인이든 일반사병이든 보험사의 실손보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군인의 경우 정부기관인 국방부가 치료를 책임지는데 그 부분까지 모두 보험사가 보상한다면 당연히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는 보험료가 계약자의 직업과 여러 환경을 고려해 산정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손해보험사 상품은 직업이 바뀔 때마다 고객이 직접 직업변경 요청을 해야 한다. 손해보험상품의 특징인 계약 후 알릴의무 조항 때문이다. 손보사는 피보험자의 직업이 변경된 경우 상해의 위험이 변동됐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이를테면 실손보험에 가입한 취업준비생 A씨가 직업군인이 됐다면 반드시 손보사에 직업변경사실을 알려야 한다. 만약 변경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상해를 입어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단, 직업이 아닌 일반적인 입대라면 다르다. 특수부대 혹은 특수병과 장기간 의무복무가 인정되는 직업군인으로 근무하지 않는 이상 군 입대 사실을 알릴 의무가 없다.

◆직업군인, 실손보험 가입 어려워 

군인 신분으로도 보험가입은 가능하다. 요즘은 부대 내에서 군단체보험 가입을 희망하면 가입하도록 조치한다. 일반사병도 계약자의 자필서명이 필요한 보험의 경우 휴가를 이용하면 직접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과거에는 보험사별 군인전용보험이 출시됐으나 기본적인 의료보험으로도 대부분 보장받을 수 있어 요즘은 사라지는 추세다. 단, 직업이 군인인 경우 상해급수가 높게 측정돼 보험료가 다소 높을 수 있다.

군인을 포함한 특수직업군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보험사가 있어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삼성·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가 60세 이하 남성무직자의 실손·재해보험가입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특수병과 군인의 경우 일부 생보사가 소령 이상 장교에 한해 상품가입을 허용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과 동양생명, 푸르덴셜생명, 흥국생명, 알리안츠생명, 미래에셋생명이 특수병과 군인(영관급 제외)의 실손보험 가입을 받지 않는다. 또 한화생명은 공군, KDB생명은 장기부사관 및 준위에 한해 보험가입을 제한한 상태다.

박 의원은 “생보사가 특별히 군인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면 그 기준이 무엇인지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납득할 수 없는 보험가입 거부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보험상품의 종류와 대상직군 선정 등을 두고 업계와 논의 중”이라며 “보험사의 가입문턱을 강제로 낮출 수 없는 만큼 합의해야 할 사안이 많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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