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김상현의 홈플러스'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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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줄곧 ‘홈플러스 개혁’을 약속했다. 신선식품과 서비스 강화 등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 확보로 난관 극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의 발목을 잡던 ‘테스코식 경영’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김 사장의 개혁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평. 홈플러스 실적 악화의 걸림돌인 출점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업황 부진도 현재진행형이다. 여기에 돌발변수로 각종 송사에도 휘말렸다. 김 사장이 약속을 이행하기에는 조건이 너무 나쁘다.


홈플러스 본사.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홈플러스 본사.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 삼성물산 색빼기…MBK 체제 강화

김 사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MBK 체제 강화에 나섰다. 1997년 삼성물산에 의해 대구1호점으로 영업을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계 유통기업 테스코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홈플러스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일자로 조직개편과 임원 업무 위촉 변경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 출신 정종표 운영부문장 부사장은 정년 퇴임했고 안희만 부사장과 김웅 전무는 은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부사장은 1984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1998년 홈플러스에서 근무를 시작한 대표적인 삼성맨이며 김웅 전무도 한화유통에서 1997년 삼성물산 홈플러스 대구점 영업기획팀으로 합류한 삼성 출신이다. 안 부사장은 테스코가 경영권을 쥔 후 영입된 인물이다. 2001년 안전관리팀장으로 홈플러스에 합류한 뒤 마케팅 부문장, PR 사회공헌을 거쳐 상품부문을 이끌어왔다.

업계는 이들의 퇴사를 명예은퇴가 아닌 사실상 해고로 본다. 고위임원 2명이 한번에 자리를 떠나는 데다 안 부사장의 경우 내부 평판과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전해져서다.

익명을 요구한 홈플러스 출신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테스코가 가지고 있던 색이 강하다고 판단해 기존에 있던 사람들을 정리하고 MBK 출범 후 데려온 사람들로 체제 전환하려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 사장이 온 후 조금씩 변화가 있었고 이번 고위임원 정리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이사급 등 추가적인 정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 사장 체제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고 대외적으로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서 오래된 내부사람들이 껄끄러웠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구원투수로 나선 ‘김상현호’의 과제 중 임원 정리는 어쩌면 작은 사안이다.

◆ 3000억원대 영업이익… 희망은 시기상조

가장 심각한 현안은 실적 개선이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봤을 땐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년대비 우상향 실적을 맛봐서다. 2월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지난 회계연도(2016년3월~2017년 2월)에 3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 1490억원의 적자가 1년 만에 턴어라운드된 것.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강화전략으로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했다.

표면적으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2015년 실적의 경우 ▲메르스 사태 여파로 인한 1500억원대 투자 ▲테스코에서 MBK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임직원 2만6000명에게 1000억원대 격려금 지급 등이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와서 장사를 잘했다기 다는 2015년엔 일회성 비용 지출요인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난해 실적이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라며 “대형마트 점유율이 하락하고 홈플러스익스프레스(SSM), 365플러스(편의점) 등도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실질적인 흑자라고 볼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적 회복을 지상과제로 삼는 김 사장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업계와 시장은 여기에 주목한다. 여전히 홈플러스에는 대내외 환경변화로 인한 일회성 비용 지출 요소가 많다고 본다.

홈플러스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보상, 고객개인정보 불법판매, 공정위 과징금 등 각종 송사에 휘말리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어서다. 특히 경품행사로 수집한 고객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 148억원을 챙긴 사건의 경우 3년 만에 유죄 판결을 받으며 다시 재판정에 서게 됐다. 모두 무죄로 판단한 1·2심을 뒤집는 판결이다.

여기에 시장 등에서는 홈플러스 매각설이 꾸준히 대두되는 상황이다.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대주주가 사모펀드여서 조만간 몸값을 올려 재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다. MBK가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금액인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만큼 그 이상의 인수가가 나오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모펀드 특성상 사서 파는 게 수순 아니겠냐”며 “MBK 입장에서는 당연히 값어치를 올려 팔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렇게 하려면 최소한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테스코가 주주이던 시절 테스코 스타일로 조직이 맞춰져 있었고 MBK 인수 후 홈플러스 스타일로 수정하고 바꾸는 중”이라며 “이번 조직개편도 그 일환일 뿐 새로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소송건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이라 이 타이밍에선 얘기하기 부담스럽다”면서도 “1㎜는 보통 쓰이는 명함, 복권 등의 사이즈로 홈플러스만 그렇게 작은 응모권을 쓰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매출에 대해선 “2015년엔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고 지난해엔 점포도 한개 오픈해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라면서 “체험형 점포를 더 늘리고 PB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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