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예방정비와 과잉정비'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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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제공
/사진=현대차 제공
#안산에 사는 박모씨(33, 남)는 지난주 자동차 정비소를 찾아 점화플러그와 브레이크액을 교체했다. 그의 차는 총 11만㎞를 주행한 중형세단 기아 K5 LPi. 정비사는 냉각수도 함께 교환하라고 권유했지만 과잉정비라 생각해 거절했다. 하지만 이후 박씨는 고민에 빠졌다. 혹시나 정비사가 어떤 문제를 발견한 건 아닌지 걱정된 마음에 조만간 다시 정비소를 찾을 예정이다.

박씨의 경우처럼 정비소의 추가정비 권유에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키는 대로 했다가 이른바 ‘호갱’이 될까 두려워서다. 하지만 만약 차에 문제라도 생기면 더 큰 돈이 나가는 데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박씨에게 냉각수 교환을 권유한 건 과잉정비일까 예방정비일까. 만약 박씨가 냉각수를 차량 구입 후 한번도 교환하지 않았다면 정상적인 정비가 맞다. 평균 교환·점검주기인 4만㎞보다 3배 가까이 더 달린 데다 열이 많이 나는 LPG엔진의 특성 탓에 수명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액체류는 눈으로 색을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액체류는 눈으로 색을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과잉정비 막으려면… '눈'을 믿어라

정비 전문가들은 액체류의 경우 색을 눈으로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냉각수는 부동액과 물을 일정 비율로 섞어야 한다. 녹색의 부동액과 투명한 물이 섞인 냉각수는 맑은 녹색이 정상이다. 상태가 좋지 않은 냉각수의 색은 갈색이다.

냉각수 양이 부족하거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엔진을 제대로 식혀주지 못하면 엔진과열(오버히트)로 차가 멈춰버릴 수 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휴가철이나 명절 때 보닛 후드를 열고 엔진을 식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냉각수를 제 때 교환하지 않으면 라디에이터(열교환기)와 워터펌프 등 관련부품이 부식돼 오히려 큰 돈이 나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람들이 잘 신경쓰지 않는 브레이크액은 어떨까. 갈색이라면 당장 바꿔주는 편이 안전하다. 원래는 투명한 액체다. 끓는점에 따라 DOT 뒤 숫자가 달라진다. 보통은 DOT3 규격을 쓰는데 취향에 따라 끓는점이 더 높은 DOT4 이상의 규격을 쓰는 경우도 있다. 브레이크액을 바꾼다고 원래 브레이크보다 성능이 좋아지진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 급제동을 하거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오래 쓸 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자동변속기 오일은 핑크색에 가까운 빨강이며 맑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검붉은색이 된다. 윤활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변속기가 과열돼 망가지게 된다. 이 경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최근엔 변속기 오일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는 무교환방식 차종도 출시되는데 이런 차들은 오일 양을 체크할 수 없다. 차 바닥을 살펴 새는 곳이 없는지 살피는 게 전부다.

필터도 눈으로 상태를 살필 수 있다. 차가 들이마시는 공기를 걸러주는 에어필터와 사람이 들이마시는 공기를 걸러주는 캐빈필터(에어컨필터)로 나뉜다. 요즘처럼 먼지가 많을 때는 필터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에어필터는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 함께 갈아주면 좋고 종류에 따라 더 쓰는 경우도 있다. 캐빈필터는 에어컨 사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1년에 한번은 바꿔주는 편이 좋다.

자동차를 살 때 받은 매뉴얼을 살펴보면 차종 별 표준 정비 시점이 잘 정리돼 있으니 참고하자.

/사진=뉴스1 김명섭 기자
/사진=뉴스1 김명섭 기자

◆수리내역서 챙겨두면 과잉정비 줄어

요즘 정비소는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평이 많다. 최근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가 다양해지며 과잉정비 논란이 일었고 자동차제조사와 정비업체가 문제 해소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과잉정비로 인한 과다 수리비용 청구를 막는 데 집중하는 업체도 많다. 이런 업체는 작업과정이 중복되거나 연관성이 있을 경우 추가 공임을 받지 않거나 할인해준다. 정비사들이 관련 부위의 정비를 권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다. 만약 과잉정비가 입증될 경우 보상을 해주기도 하니 정비를 맡기기 전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요령이다.

정비업계에선 과잉정비는 일부의 비양심적 행동일 뿐 모든 정비사가 그런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린다는 점에서 정비사는 의사와 같다”면서 “사명감을 갖고 정비를 권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정비소도 하나의 회사여서 수익을 내기 위해 여러 용품을 권하는 경우가 있는데 거절하거나 인터넷에서 시세를 검색해보는 것도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또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표준 주기에 맞춰 정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정비(수리)내역서를 챙겨두거나 해당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두면 정비소나 정비사가 바뀌더라도 불필요한 중복 정비를 막아 수리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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