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자전거보험 딜레마'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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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DB
사진=뉴스1DB

#. 천안에 사는 자전거동호회 회원 김모씨(남·40)는 얼마 전 라이딩을 즐기다 부상을 입었다. 지나가는 행인을 피하다 넘어져 손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한 것. 하지만 김씨는 지자체가 자전거단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개인 실손보험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가 레저스포츠로 각광받으며 자전거도로나 길가에서 일어나는 관련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서울시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건수는 4065건으로 지난 2010년 2847건에 비해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도 2933명에서 4295명으로 1362명(68%) 늘어났다.

◆지자체 "수요 없으면 굳이…"

현재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 예산을 마련해 자전거단체보험에 가입 중이다.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자전거단체보험의 주요 보상내용은 사망사고나 후유장해 시 최대 1000만~1500만원(연령별 지급제한 있음), 자전거사고 벌금 부과 시 사고당 2000만원, 변호사 선임비 200만원, 자전거사고 처리지원금 3000만원, 진단위로금(4주 이상) 10만~60만원, 입원위로금 20만원 등이다. 단, 자전거의 파손 또는 분실, 도난 등의 손해는 보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서울시가 자전거단체보험에 가입했다면 서울시 주민은 타 도시에서 사고를 당해도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험가입 지자체 주민은 특별히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자전거보험에 가입된다.

반면 거주자 지자체가 자전거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면 해당 시민도 자전거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문제는 자전거보험에 가입된 곳이 일부지자체에 그친다는 점이다. 특히 한강으로 연결돼 자전거도로가 활성화된 수도권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가입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시와 자전거도로가 연결돼 있는 광명시는 지난해 5월 '광명시민 자전거보험' 계약을 동부화재와 체결했으며 이달 1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1년 연장했다. 광명시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63명의 시민에게 보험금 4950만원을 지급했다.

광명시청 광역도로과 관계자는 "광명시는 약 4만여대의 자전거가 등록됐을 만큼 자전거인구가 많은 편"이라며 "시민의 반응도 좋아 복지차원에서 계약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 지자체는 사정이 다르다. 지역 내 자전거인구가 많지 않으면 보험가입에 적극 나서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 지차제 관계자는 "자전거인구가 적은 지역은 보험가입 수요가 많지 않고 일부 자전거동호회 회원들의 요청만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가입한다 해도 대상자가 너무 광범위해 비용 부담이 커진다. 현재 그만한 예산을 들여 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천안시처럼 자전거보험 가입수요자가 늘며 가입조례를 따로 만든 케이스도 있다. 2014년 7월 천안시는 시민들의 요청이 이어지자 자전거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천안시는 예산문제로 자전거보험 가입에 실패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보험가입 요구를 알고 있지만 예산 마련이 힘든 상황"이라며 "최선의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율 높아 보험사도 '쉬쉬'

보험사 입장에서도 자전거보험은 골칫거리다. 자전거단체보험의 특성상 가입자가 워낙 광범위해 손해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자전거보험에 가입한 수원시의 경우 3년간 1200여건의 사고가 보험 처리돼 지급된 보험금만 12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수원시가 보험사에 납입한 보험료는 8억8200만여원 정도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보험사기문제도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차에 부착된 블랙박스로 사고 경위를 파악할 수 있으나 자전거사고는 자초지정을 알기 힘들다. 시민이 관련 진단서와 신청서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실제로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이유로 지자체의 자전거보험 입찰 참여 자체를 꺼린다"며 "가입자 범위를 지자체에 자전거를 등록한 사람으로 제한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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