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한반도의 배꼽, 충주

송세진의 On the Road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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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중앙으로 가 보자.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이곳 충주에 탑을 세웠고, 그 탑은 일대의 랜드마크가 됐다. 삼국시대에는 이 일대를 ‘중원’이라 부르며 각축전을 벌였으니 가히 한반도의 배꼽이라 부를 만하다.

 

중앙탑사적공원.
중앙탑사적공원.

◆중앙탑사적공원

탑평리의 옛 이름은 ‘탑들’이다. ‘탑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탑의 정식 이름도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이다. 다만 널리 불리는 명칭은 ‘중앙탑’이다. 통일신라 때 이곳이 나라의 중앙임을 알리기 위해 세웠으므로 ‘중앙탑’이라 불렸고 그 탑이 있는 곳이니 ‘탑들’이다.

예로부터 남한강유역의 충주 지역은 ‘중원’이라 불렸다. 중원, 중앙탑, 탑들…… 지명과 탑의 이름에서 국토의 ‘가운데’라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유일한 7층석탑이고 국보 제6호이기도 하다.

높이는 14.5m로 탑 자체의 키도 큰데, 높게 쌓은 토단 위에 있어서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건립 당시 탑에 큰 의미를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이에 비하면 너비가 좁은 편이어서 웅장함보다는 뾰족한 느낌이 강하다. 중앙탑 앞의 탄금호는 불과 50~60년 전까지만 해도 뗏목이 오가던 물길이었다. 뱃사공들은 높이 솟은 중앙탑을 이정표로 삼았다고 한다.

중앙탑은 원래의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몇번 세월의 풍파도 겪었다. 붕괴 위험이 있었는지 1917년 해체와 복원공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형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 살펴보면 기단 면석의 기둥 간격이 고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해체하다가 몇가지 보물도 발굴됐다. 6층 탑신석과 기단에서 고려시대 거울과 사리장엄구 등이 나오고 기단부에서 청동제 뚜껑이 달린 합 등이 나왔다.

석탑 주변은 원래 절터였지만 1970년대 홍수가 나서 탑 근처 민가가 모두 물에 휩쓸렸다.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절터의 흔적이 많이 사라졌다. 지금 이곳은 공원으로 조성돼 ‘문화재와 호반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조각작품 26점이 배치돼 있다. 산책하기 좋은 조각공원이자 강변공원이고 유적지인 셈이다. 중앙탑사적공원 옆에는 충주박물관이 있고 강을 따라 북쪽 옆으로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이 이어진다.


개마무사.
개마무사.

◆충주고구려비전시관

입석마을의 옛 이름은 선돌마을이었다. 마을에 돌이 하나 서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정작 사람들은 그 돌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대장간 집 기둥으로도 쓰고 여인들은 아들 낳기를 빌기도 했다.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서 있으니 마을의 수호석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1979년이 돼서야 그 가치가 알려졌다. 역사책에 등장하는 ‘충주 고구려비’ 또는 ‘중원 고구려비’가 이 돌의 정체였다. 보물이 발견됐을 때는 표면이 심하게 마모된 상태였다. 비각을 만들어 비바람을 막았지만 비석 마모가 계속 진행되자 2012년 아예 전시관을 만들어 보호하기에 이르렀다. 비의 높이는 2.03m, 너비는 0.55m 정도이고 사면에 총 400자가량의 글씨가 있다. 모양은 마치 광개토대왕릉비를 축소해 놓은 것처럼 생겼다.

비석의 이야기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은 저마다 ‘한강유역’을 차지하려고 애썼다. 가장 먼저 승기를 잡은 나라는 백제, 4세기에 한강유역을 지배하게 되니 지금의 충주지역이다. 이후 중흥기를 맞은 나라는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고구려다. 광개토대왕이 대륙을 차지한 뒤 아들인 장수왕은 남진정책으로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지고자 했다. 마침내 5세기에 충주 고구려비를 세우고 ‘내 땅’임을 선언했다. 고구려는 70년 동안 이 지역을 지배하며 흔적을 남겼다. 고구려 유물 대부분이 북녘 땅에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쪽에 있는 고구려 비석이 이것이다. 국보 205호로 우리나라에서 고구려를 만날 수 있는 드물고 귀한 유물이다.

전시관에서는 충주 고구려비와 함께 고구려의 유산, 설화, 생활상 등 고구려의 역사와 안악 3호분, 광개토대왕비, 충주 고구려비 발견 과정 등을 설명해준다. 전시실 한쪽의 ‘개마무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는 세계 최초의 철갑전사라 한다. ‘개마’는 말에 갑옷을 입힌 것을 말하며 이를 탄 무사, 기병대를 ‘개마무사’라 불렀다. 용맹함이 느껴지는 개마무사는 전쟁에서 앞장 서 쳐들어가는 돌격대와 마지막 방어책 역할을 했다. 이들은 승전의 수호신으로 고구려 전성기 시절엔 5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편 고구려의 가장 영광스러운 유물이라 할 수 있는 광개토대왕릉비 탁본도 있다. 실제 높이 6.39m로 충주 고구려비의 3배가 넘는 키다. 기념비로는 세계 최대 크기라고 한다. 탁본을 한번에 펴 놓을 수 없어 걸쳐 놓았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압도적인 자랑스런 작품이다.


(위부터)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 리쿼리움 증류주
(위부터)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 리쿼리움 증류주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

중앙탑 사적공원 한쪽 끝에는 술 박물관이 있다. ‘왜 갑자기 술 박물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충주가 예로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하니 이곳에서 술을 만들면 뭔가 다르다는 것. 실제로 박물관 관장은 직접 술을 빚으며 오랜 시간 관련 자료와 유물을 수집했다. 술에 관한 자료도 전통주, 와인, 증류주 등 다종다양하다.

박물관의 이름은 리쿼리움이다. 술을 뜻하는 ‘리큐어’(liquor)와 전시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진 접미사 ‘리움’(rium)의 합성어다. 사실 박물관 이름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이곳이 술 박물관임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박물관 바깥 문에 거대한 증류기가 있어서다. 이것은 스코틀랜드의 주류제조사 ‘시그램’이 100년 동안 스카치위스키를 증류할 때 쓰던 증류기다. 박물관에서는 이것을 분해한 뒤 배로 싣고 와 설치했다고 한다. 입구에는 통나무 술통을 피라미드처럼 쌓아 올렸다. 이제 그 술통 안으로 들어가 볼 차례다.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술에 대한 역사가 펼쳐지고 와인의 역사와 제조법, 와인 평가방법 등 와인 입문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볼 수 있다. 이어서 위스키, 코냑 등 증류주에 관한 자료와 증류기, 착즙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나란히 놓인 오크통이다. 술통 안에는 위스키가 숙성기간에 따라 나눠 담겼다. 한 면을 투명하게 처리해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코를 대고 향을 맡아 볼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1년, 12년, 17년, 21년 등 4개의 술통이 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양이 줄고 색이 짙어진다. 향 또한 깊어진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향기롭게 숙성되는 술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밖에도 맥주, 전통주, 동양주 자료와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류 등 생각보다 방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시음장으로 올라오면 와인과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마침 창밖으로는 탄금호가 시원하게 보인다. 하늘, 바람, 물 그리고 가끔 지나는 보트를 생각 없이 바라보며 와인 한잔의 소박한 풍류를 즐겨봐도 좋겠다.


오모이데요코초.
오모이데요코초.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411번 승차 – 중앙탑 정류장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검색어 ‘중앙탑’ /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11
충주고구려비전시관: 검색어 ‘충주고구려비전시관’ /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 감노로 2319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 검색어 ‘리쿼리움’ /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 탑정안길 12

중앙탑, 중앙탑사적공원
문의: 043-855-0790 / 043-842-0532

충주고구려비전시관
문의: 043-850-7301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관람료: 무료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
문의: 043-855-7333
http://www.liquorium.com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관람료: 대인 5000원 / 소인 4000원 / 관람+시음 1종 8000원 / 관람+시음 2종 1만원
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술, 한국전통예절, 발표문화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문의: 043-855-7333

충주문화관광
문의: 043-850-6724
http://www.chungju.go.kr/tour

충주시티투어
문의: 043-857-7644
운행시간·장소: 5월~10월 매주 토요일 운행 / 오전 10시 / 시청앞 출발
요금: 5000원 (전통시장상품권 5,000원 리워드)

음식·카페
오모이데요코초: 충주 연수동 골목의 일식집으로 식감 두둑한 대방어, 불맛 제대로 살린 꼬치구이, 탄력있는 면발의 우동 등 단순해 보이는 메뉴지만 하나하나 셰프의 노하우가 담겼다.
모듬사시미 1만8000원~2만8000원 / 꼬치류 3000원 / 튀김류 1만원 / 지도리우동 7000원
043-842-8200 / 충청북도 충주시 연수동산로2길 16-4

풍류문화관: 중앙탑 사적공원에 있는 한옥카페다. 매월 세시풍속에 따라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다례체험, 전통놀이, 가훈쓰기체험 등도 상시 운영한다.
아메리카노 2500원 / 구슬아이스크림 2000원 / 체험료 무료~5000원
043-857-9012 /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 탑정안길 10

숙박
호텔더베이스: 충주 시내에 위치한 비즈니스·가족호텔로 연회장과 웨딩홀, 라운지, 사우나 등 시설을 갖췄고 다양한 객실과 호텔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약문의: 043-848-9900 / 충청북도 충주시 호암대로 8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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