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세 논란] 절세인가, 탈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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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6조원 넘는데 세금은 '0원'
문재인정부, 구글세 도입하려는 이유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사이에 망 사용료 갈등이 불거지며 업계의 오랜 논란 거리인 ‘구글세’를 국내에 도입하자는 여론이 높아졌다.

구글세는 구글, 애플, 오라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고세율 국가에서 수익을 창출한 뒤 저세율 국가의 자회사로 자금을 이전해 세금을 줄이는 조세회피·절세기법을 차단하고자 유럽 각국을 중심으로 고안된 세법을 말한다. 문재인정부가 최근 구글세 도입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구글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장세영 기자
구글코리아 본사. /사진=뉴시스 장세영 기자

◆글로벌기업, 왜 유한회사 설립할까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마켓 시장규모는 약 7조6668억원으로 추정된다. 1위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서 4조4656억원의 매출을 올려 58.2%를 점유했고, 2위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2조206억원의 매출을 올려 26.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매출 합계는 6조4862억원, 전체 앱마켓 시장점유율은 84.6%에 달한다. 

구글과 애플은 앱마켓 매출 가운데 수수료 명목으로 약 30%를 징수한다. 계산해보면 구글은 1조3396억원, 애플은 6061억원을 국내에서 거둬갔다. 하지만 이 매출은 국내 매출이 아닌 해외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은 국내에서 관련 세금을 내지 않는다. 

국내에서 소비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앱을 구입하면 구글코리아가 아니라 싱가포르에 소재한 구글 아시아퍼시픽에 매출이 찍힌다. 구글 아시아퍼시픽은 수익 대부분을 구글 아일랜드 법인으로 전달한다. 아일랜드는 글로벌기업들이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 중 하나다. 국내법상 최고 법인세율은 22%인데 반해 싱가포르는 17%, 아일랜드는 12.5%에 불과해 수천억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ICT기업의 지사들이 대부분 유한회사 형태를 띤 것도 조세회피와 관련이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쟁쟁한 거대기업들의 한국법인은 죄다 유한회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애플코리아 등은 국내 진출 초기엔 주식회사였으나 2000년대에 유한회사로 전환했으며 알리바바코리아와 테슬라코리아 등은 처음부터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됐다. 세계적인 게임기업 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의 한국법인 블리자드코리아와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역시 유한회사다.

글로벌기업들이 하나같이 유한회사로 설립되거나 전환된 이유는 간단하다. 유한회사는 외부감사와 공시의 의무가 없다. 게다가 2011년 상법이 개정되면서 규제가 큰폭으로 완화됐다. 공시의무가 없으므로 구글, 애플의 국내 매출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文 정부, 구글세 도입하려는 까닭은

구글세를 도입하면 당국은 글로벌기업들의 지급사용료나 수수료의 적정성을 엄밀하게 따져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정부가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글로벌기업들은 국내법을 잘 준수하고 있다며 구글세 무용론을 주장한다. 구글 측은 “현재 구글은 한국의 법률을 준수하며 정해진 세금을 한국에 납부하고 있다”며 “한국정부는 이미 구글코리아에 대한 감사를 완료했고 당사가 법규를 준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총 3147억원의 법인세 추징이 결정된 한국오라클도 “모호한 세법 해석은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사실상 구글세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현재 구글은 법인세 납부 의무가 없다’며 글로벌기업에 힘을 보태는 주장도 나온다. 구글이 국내에서 서버를 운영하지 않아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서버가 국내에 존재할 경우 구글은 국내에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현재는 해외에서 서버를 운영하므로 법이 정한 사업장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국세청 관계자는 “기업마다 세무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확실하게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답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구글세 논란] 절세인가, 탈세인가

◆“공정한 경쟁도 기업의 도리”

억울한 건 국내 ICT기업들이다. 국내 조세환경이 애초부터 공정경쟁을 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이들은 분통을 토로한다. 사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인 ICT산업에서 투자금액의 차이는 기술 성장속도의 차이로 드러날 수 있다. 수천억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글로벌 ICT기업들이 수익을 기술개발에 재투자하는 동안 국내 ICT기업들은 세금에 손발이 묶여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정보의 차이도 크지만 자금력 차이는 더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다”며 “우리 정부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조세정책을 하루 속히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와 국회가 최근 구글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구글세 도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기획재정부의 국제조세조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구글세 도입의 기반을 다졌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구글 등 글로벌기업은 내년 1월2일까지 국가별 매출액과 세금납부 현황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하지 않으면 과태료 3000만원이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실제 구글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014년부터 국회에서 구글세 도입 법안이 꾸준하게 발의됐고 국정감사에서도 매년 문제가 제기됐지만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무산돼서다. 여기에 국내 고정사업장이 있는 기업만 세금을 내도록 돼 있는 법인세법도 함께 개정돼야 국내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ICT업계 한 전문가는 “구글과 애플이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만큼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며 “수익에 대해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건 기업의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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