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승호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사진은 청와대. /사진=임한별 기자

청와대는 5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보고 누락과 관련해 "위승호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보고서 검토 과정에서 관련 문구들을 삭제토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에 대한 진상 조사 결과를 문 대통령에 보고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수석은 "지난달 26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업무보고 이후 당시 국방부 국방정책실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이미 배치된 발사대 2기 외에 4기가 추가 반입돼 보관 중인 사실을 명확하게 기술한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 실장은) '발사대와 레이더 등 한국에 전개'라는 식으로 모호하게 기재한 뒤 업무보고 시 아무런 부연 설명도 하지 않아 발사대가 추가 반입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은 위 실장이 관련 문구 삭제를 지시한 이유에 대해 "이미 배치된 발사대 2기는 공개했지만 4기 추가 반입 사실은 미군 측과 비공개하기로 합의해 이전에도 보고서에 기재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에도 삭제토록 했고 구두로 부연 설명하려 했다'고 말했다"고 전달했다.

또 위 실장 해명에 대해서 "미군 측과 비공개 합의는 언론 등에 대한 대응 기조다. 국군 통수권자에 대한 보고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지난 정부에서는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돼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윤 수석은 "새 정부가 출범해 첫 번째로 이뤄진 청와대 공식 보고에서 미군 측과 비공개 합의를 이유로 보고서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구두 보고도 하지 않은 행위는 묵과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 보고 누락 책임이 일부 확인된 위 실장은 해당 직무에서 배제하고 이들 관계자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드 발사대가 기존 알려진 2기 외에도 4기가 추가 반입된 것과 관련해 반입 경위에 대해 철저히 진상 조사할 것을 조 수석과 정 실장에게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