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원시림, 곶자왈을 걷다

송세진의 On the Road – 제주 교래·절물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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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곶자왈이 있다. 화산이 만들어 준 제주만의 독특한 지형으로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함께 자라는 원시림이다. 야생의 숲에서 하룻밤을 지내보자. 풀벌레 소리에 잠이 들었다가 새소리로 아침을 맞아보자.


교래자연휴양림 생태숲.
교래자연휴양림 생태숲.

◆교래자연휴양림

제주 교래는 청정지역을 대표한다. 삼다수가 생산되는 곳이고 깨끗한 토양에서 토종닭이 자란다. 돌문화공원, 에코랜드 등 숲이 결합된 테마파크는 교래자연휴양림과도 이웃해 있다. 교래는 제주의 대표적인 곶자왈 지역이다.

교래자연휴양림은 크게 야영장 구역과 숲, 숙소로 나뉜다. 야영장은 넓은 잔디밭과 풋살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졌고 오솔길을 따라가면 원두막이 이어진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차는 모두 주차장에 세운 뒤 야생의 숲으로 들어간다. 캠퍼들은 휴양림에서 빌려주는 리어카에 짐을 옮겨 싣고 사이트까지 간다.

텐트는 지붕 없는 노천에 쳐도 좋고 땅을 고른 원두막에 설치해도 좋다. 하지만 야영장에는 제약이 많다. 숯이나 장작화로를 피울 수 없고 오직 휴대용 가스렌지만 허락된다.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쓰레기는 가져 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다. 행여 불이라도 날까 쓰레기라도 떨어질까 애지중지 보호하는 숲은 어떤 모습일까. 대충 텐트를 치고 휴양림 산책에 나서본다.

숲은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점차 초록의 그림자가 짙어진다. 산책로는 크게 4갈래로 생태체험길과 오름산책로 등이 있어 원하는 대로 골라 걸으면 된다. 사람들이 다니며 생겨난 길은 있지만 일부러 만든 나무 데크 같은 건 없다. 한번씩 나타나는 작은 공간들은 야외 교실로, 숲 해설 선생님과 함께 잠깐 서서 이야기를 듣는 곳이다.

다리 아래로는 키 작은 양치식물들이 풍성하고 평화로운 초록의 카펫을 만들고 침엽수에는 밀림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덩굴이 드리웠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간간히 열리는 파란 하늘이 좋다. 풀잎의 향기가 촉촉하게 코끝을 적신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발 아래를 조심하며 걷고 꽃과 식물에 감탄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산책을 마치면 다시 하룻밤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텐트마다 저녁밥 짓기에 바쁘다. 간단히 도시락을 싸온 집도 있고 제주 돼지고기를 불 위에 올린 집도 있다. 일찌감치 식사를 마치고 풋살장을 뛰거나 슬슬 산책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해가 지면 야영장은 빠르게 고요를 찾는다. 전기를 쓸 수 없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캠핑용 스피커를 켜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은 없으면 없는 대로 환경에 적응한다. 바람이 불면 바람소리를 듣고 비가 오면 후두둑 텐트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듣는다.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와 벌레 소리, 잊고 있던 숲의 소리들이 조금씩 또렷하게 들려오며 귀를 가득 채운다.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든다. 불편할 것 같은 야영에서 깊은 잠을 잔 뒤 새소리와 함께 깨어나는 아침은 상쾌하기만 하다.

 

절물자연휴양림.
절물자연휴양림.

◆절물자연휴양림

절물자연휴양림은 쭉쭉 뻗은 삼나무가 매력이다. 휴양림의 90%가 삼나무다. 교래자연휴양림이 난대림이라면 절물은 북쪽 지방의 숲을 보는 느낌이다. 교래의 산책로가 울퉁불퉁했다면 절물은 넓고 편안하다. 삼나무 숲 사이의 삼울길은 나무 데크로 길을 고르게 만들어 유모차, 휠체어가 통행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 단위 여행자를 많이 볼 수 있다. 데크길에는 나무 장승들이 서 있는데 이곳에서 나고 자란 나무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절물’이라는 이름은 예전에 ‘절’과 ‘물’이 있어서 지어졌다. 오름으로 가는 길에 약수암이라는 절이 있었고 그 동쪽에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의 물은 큰대나오름에서 오는 것인데 결코 마르지 않아 일제시대 가뭄이 들었을 때 이 약수로 식수를 해결했다고 한다. 숲이 좋고 물이 좋으니 풍요롭기 그지없다. 삼나무 이외에 소나무, 때죽나무, 산뽕나무 등이 있고 한라산 까마귀가 있다. 운이 좋으면 노루도 만날 수도 있다.

절물에서의 하룻밤은 환상적이다.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등의 숙소가 있어 아늑하게 쉬어갈 수 있다. 낮에는 취향에 따라 트레킹을 하면 좋다. 장생의 숲길을 따라 조금 긴 산행을 해도 좋고 숫모루 편백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반대편에 한라생태숲이 나온다. 높낮이가 있는 오름 탐방로를 걷거나 오름 둘레를 걷는 너나들이길도 좋다. 가장 편안한 길은 생이소리길로 1㎞가 조금 안되는 거리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밤 산책을 꼭 해봐야 한다. 이걸 빼놓으면 절물에서 묵을 이유가 없다. 어둠이 깔린 숲의 밤은 달빛이 내려와 아늑하다. 삼울길 가로등이 달을 도와 길을 비춘다. 큰 S자를 그리는 나무 데크와 쭉쭉 뻗은 삼나무 숲 사이를 걷노라면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아이 손을 잡고 타박타박 걸으며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눠 보자. 밤이슬을 머금은 공기가 다정한 목소리와 공명한다.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도 오래 기억될 만한 시간이다. 아침 또한 싱그럽고 상쾌하다.


성미가든 샤브샤브.
성미가든 샤브샤브.

슬슬 짐을 정리하고 입구로 나오면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절물자연휴양림은 제주에서 가장 대중적인 휴양림으로 이름값을 한다. 이제 막 들어오는 여행자들은 삼나무 숲을 두리번거리고 사진 찍기 바쁘다. 그렇지만 하룻밤을 보낸 사람은 이곳의 주인이 다 된 기분이 든다. 잘 모르지만 다 알고 가는 듯한 기분, 숲의 좋은 것을 다 가져가는 듯한 행복감, 자신감과 여유가 산을 내려가는 발걸음에 푹 배어날 것만 같다.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교래자연휴양림: 제주시시외터미널에서 버스 730번 승차 - 교래자연휴양림 정류장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교래자연휴양림: 검색어 ‘교래자연휴양림’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절물자연휴양림: 검색어 ‘절물자연휴양림’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명림로 584

교래자연휴양림
문의: 064-710-8673 / http://www.jeju.go.kr/jejustoneparkforest/index.htm
자연휴양림 입장시간: 오전 7시 ~ 오후 4시 (동절기 오후 3시까지)
입장료: 어른 1000원 / 청소년·군인 600원 (야영장 이용시 무료)
숲 해설: 매일 오전 9시30분, 오후 1시30분 / 현장 및 전화 예약

절물자연휴양림
문의: 064-728-1510 / http://jeolmul.jejusi.go.kr
이용요금: 일반 1000원 / 청소년 600원 / 어린이 300원
숲 해설: 화~토 오전 10시, 오후 2시 /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 문의 064-728-3638

음식
성미가든: 토종닭 특구인 제주 교래리에서 닭 샤브샤브가 유명한 집이다.
샤브샤브 5만5000원 ~ 6만원 / 닭볶음탕 5만5000원 ~ 6만원
064-783-7092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1길 2

숙박
교래자연휴양림: 휴양림 내 숙소와 야영장은 문의처와 이용방법이 다르므로 사이트를 참고한다. 야영장은 예약 없이 당일 선착순 입장이고, 숙박동은 매월 1일 오전 9시부터 인터넷에서 익월 사용 예약을 받는다.
예약문의: (야영장) 064-784-7314 / (사무실) 064-783-7482
야영장 사용료: 텐트 1개 당 2000원 ~ 8000원 (오후 3시 ~ 익일 오전 12시 / 취사장·샤워장 있음)
숙박동 사용료: 4만원 ~ 16만원 / 다자녀가정 우대
http://www.jeju.go.kr/jejustoneparkforest/index.htm

절물자연휴양림: 휴양림 내 야영장이 없고, 세가지 다른 형태의 숙박동이 있다. 매월 1일 오전 9시부터 인터넷에서 익월 사용 예약을 받는다. (미예약분에 한해 인터넷, 전화 예약 가능)
문의: 064-728-1510
숲속의 집: 3만7000원 ~ 18만4000원 / 숲속수련장(20인) 12만원 ~ 18만원 / 산림문화휴양관 4만2000원 ~ 10만7000원 / 다자녀가정, 국가유공자 등 30~50% 할인혜택 있음
jeolmul.jejusi.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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