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사드 한파에 크루즈관광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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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사진=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제주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사진=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잘나가던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업계에 뱃고동 소리가 사라졌다. 갑작스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발목이 잡힌 것.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부산·인천·제주 등 주요 기항지에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은 195만명이다. 2014년에 105만명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국내 방문객이 크게 줄어 88만명에 그쳤다. 사태가 호전된 지난해는 전년보다 2배가량 방문객이 늘어나 크루즈 관광산업이 순풍을 탔다.

올 초만 해도 정부는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을 넘어 2020년까지 외국 크루즈 관광객 5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아시아 크루즈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계획인 ‘2017년 크루즈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행사를 추진하고 국내 항만 대상 크루즈 선박 기항지 발굴과 기반시설 확충, 선용품 수출확대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제주 국제크루즈포럼 규모 확대를 계획했다.

◆크루즈에 주목한 배경은

지난해 크루즈 관광의 경제적 효과가 얼마나 컸기에 정부가 이토록 열을 올린 걸까. 해수부는 지난해 크루즈 관광으로 소비가 2조원 증가하고 생산이 3조4000억원 가량 유발돼 총 5조4000억원의 경제적효과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관련산업에서 2만4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날마다 8만톤급 크루즈 2척과 크루즈 관광객 5340명이 입항했고 기항지에서는 40인승 관광버스 133대(연간 5만2000대)와 관광가이드 133명(연간 5만2000명)이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기항지에서 관광객 1인당 102만원(약 886달러)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안에서 사용하는 선용품 공급이 늘어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입항이 늘면서 크루즈 선내에서 사용하는 식자재, 생수와 휴지 등 객실용품, 선내 면세품 등에서 103억원 규모의 해외 수출효과가 발생했고 항만시설 사용료 87억원, 여객터미널 사용료 44억원, 항만서비스 공급 66억원 등 총 197억원의 항만수입도 생겼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에 크루즈업계의 장밋빛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중국의존도가 지나치게 큰 데다 요우커들이 언제 다시 우리나라를 찾을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 한해 국제정세 등을 고려할 때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정부차원에서도 새로운 노선을 개설하려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코스타 빅토리아호(7만5000톤, 여객 2394명) 한-러-일 노선.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코스타 빅토리아호(7만5000톤, 여객 2394명) 한-러-일 노선.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중국 사드보복에 ‘싸늘’… 해외선사에 ‘굽신’

1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크루즈선의 입항 횟수는 25건으로 지난해 4월 56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크루즈 방한객은 15만8965명이었지만 지난 4월엔 3만1848명으로 크게 줄었다.

사드 보복 피해가 절정에 달한 지난 4월은 3월과 비교해 44.4%나 줄었다. 특히 선원을 제외한 승객만 살펴보면 4월 한달간 1만8983명이었으며 이 중 4월 중국의 방한객은 28명에 불과하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수치와 천지차이다.

지난해 급증한 크루즈 관광객은 중국선사를 중심으로 한 후광이 컸다. 게다가 제대로 된 관광상품과 관련인프라 없이 쇼핑에만 치중해 거품이 걷히자마자 참담한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중국의존도가 컸던 우리나라 항공업계가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시장의 성숙도와 관련이 있다. 사드 보복이 시작되자 항공사들은 중국노선에 투입하던 항공기를 재빨리 일본과 동남아로 대체 투입하며 새로운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대형 크루즈선을 보유한 국내선사가 전무한 크루즈시장은 얘기가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부산·여수·속초·인천 등 주요 항구에 6개 크루즈 접안시설을 운영 중이며 올해 5개 시설이 추가된다. 크루즈의 꽃으로 불리는 15만톤급의 초대형 크루즈선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은 부산과 인천뿐이며 10만톤급 선박도 일정이 겹치면 부두를 사용할 수 없어 대기해야 한다. 관련업계에서는 해외선사의 선박이 잠시 들렀다 가는 역할(기항)이 대부분이어서 우리나라를 출발·도착지(모항)로 삼은 회사는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그나마 롯데관광이 해외선사의 배를 단기임차해 상품을 판매한 게 전부”라며 “올해도 씨앤크루즈와 현대아산에서 크루즈 상품을 운영하지만 국적 크루즈 선사가 없는 상태에선 해외선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씨 골든에라호(7만1000톤, 여객 1814명) 한-일 노선.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스카이씨 골든에라호(7만1000톤, 여객 1814명) 한-일 노선.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단기 해결책은 ‘안갯속’… 월드크루즈 가능성에 주목 


이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외국 크루즈선사 관계자를 초청, 크루즈 유치행사를 열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로얄캐리비언·메디테리니언쉬핑컴퍼니(MSC)·노르웨지안·다이아몬드·보하이·카니발·코스타·프린세스·스카이씨·커나드 등 10개 선사와 만나 올 하반기와 2018년 입항일정을 협의했다.

해수부에서는 이번 회의결과가 다음달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노선의 운항이 재개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며최근 관심이 높아진 대만노선의 신규 운항도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한-일, 한-러-일 노선이 운항되는 점이 위안거리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크루즈 관광이 파급효과가 매우 큰 만큼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중”이라며 “신규노선 발굴과 함께 해외 크루즈 선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지자체와 함께 지역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해서 크루즈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관광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쇼핑위주의 정책의 후폭풍을 맞은 만큼 앞으로는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관광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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