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중고차 알선수수료, 왜 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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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사진=머니투데이DB
중고차시장. /사진=머니투데이DB

#최근 A씨는 인터넷 중고차 매매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차를 발견하자마자 해당 매물을 올린 중고차매매업자(딜러)에게 전화를 걸었다. 헛걸음보상 등 허위매물이 아니라는 판단에 서울의 한 매매단지를 방문, 차를 꼼꼼히 살핀 다음 서류를 확인하려 해당 업체 사무실을 찾았다. 직원에게 설명을 듣던 중 법정알선수수료 2.2%를 추가로 내야한다는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아 따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니 차를 사려면 무조건 지불하라며 되레 짜증을 냈고 A씨는 두려운 마음에 즉시 매장을 나왔다.

A씨의 사례처럼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차를 살 때 알선수수료(혹은 중개수수료)와 관련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보통은 취득세와 채권구입비용 따위의 이전비용과 함께 자동차보험 가입비 정도만 고려하기 때문인데 여기에다 중고차딜러들이 추가수수료를 요구하면서 소비자와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한 중고차딜러는 이를 두고 “오래된 업계의 관행이어서 쉽게 고치기 어렵다”며 “특히 매매단지 내에는 여러 상사들이 함께 입점해 있고 모두가 암묵적인 룰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알선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경우가 많아서 이를 스스로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선수수료, 꼭 내야할까

최근 중고차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허위매물’이다. 허위매물은 이른바 미끼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광고하고 이에 홀려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오면 다른 매물을 권하는 일종의 사기다. 이런 이유로 업계 스스로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중이고 제품판매 시 ‘진성매물’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를 강조한다.

문제는 그동안 허위매물에 당한 소비자가 많다보니 중고차 구매시 실제 매물이 있는지 여부에만 관심을 가질 뿐 필요한 총 비용 확인은 게을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중고차 구입시에는 미리 체크한 차 가격 외에 취득세, 채권 등 이전비용과 함께 알선수수료 존재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 구매시 논란이 되는 2.2%의 알선수수료는 꼭 내야하는 걸까.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중고차딜러는 알선딜러와 매입딜러로 구분한다. 매입딜러는 실제 차를 산 사람(또는 회사)을 뜻하고 알선딜러는 여러 매물을 대신 팔아 중간에서 매매수수료를 챙기는 사람을 의미한다.

요새는 매입딜러가 전산에 차를 등록해두면 알선딜러가 각자 마진을 붙여 파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만나는 딜러는 대부분 알선딜러며 이들이 수수료를 요구하는 건 자동차관리법에도 명시된 정당한 권리행사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직접 소유한 차라고 강조하면서도 알선수수료를 받는 경우엔 시비가 붙을 수 있다. 소비자가 확인한 차 값에는 이런저런 마진이 이미 포함된 상태고, 누군가의 차를 대신 파는 게 아닌데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니 소비자 입장에선 꽤나 억울하다.

이에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매장에 찾아오면 일정 금액을 깎아주고 대신 수수료를 청구하며 이를 메우는 게 흔한 수법”이라며 “게다가 알선수수료는 고무줄 같아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차시장. /사진=뉴스1 최현규 기자
중고차시장. /사진=뉴스1 최현규 기자

◆수수료가 왜 다르지?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은 또 있다. 지역 혹은 딜러에 따라 청구금액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A씨가 비슷한 상태, 비슷한 가격대의 차를 파는 여러 지역의 딜러에게 수수료를 문의한 결과 제각각의 수수료가 적용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중고차매매단지의 조합에서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진 탓이다. 비율을 우선하되 일정금액 이상일 경우 미리 정한 금액만 청구하기로 하는 등의 방법을 쓰는 곳도 있다. 차 가격이 저렴하면 몇천원만 내면 되지만 비쌀 경우 백만원이 넘는 등 부담이 커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를테면 3000만원짜리 중고차를 살 때 요구한 수수료는 매매단지와 딜러에 따라 최저 20만원부터 최고 66만원까지 각기 달랐다. 이 경우 차 값이 같아도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총액은 46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차 값이 비싸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한 중고차딜러는 “최근엔 수수료 20~30만원쯤을 상한선으로 제한하려는 분위기고 과도하게 수수료를 챙기려는 곳에서는 되도록 거래하지 않는 편이 좋다”면서 “알선딜러라 해도 양심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딜러가 수수료를 깎으며 가격경쟁을 하는 건 업계에서 금기시된 행동이며 현재 상황에서 소비자는 되도록 인맥을 통해 차를 알아보는 게 한푼이라도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중고차 구매가이드
1) 시세를 확인하고 지나치게 싼 매물은 의심하자. 싼 이유가 있다.
2) 이전 소유자가 몇명이었는지 확인. 흡연유무 체크.
3) 자동차 성능점검기록부를 요구하고 꼼꼼히 읽자.
4) 빛이 충분한 곳에서 외관을 살피자. 보이지 않던 수리흔적이 드러나기도 한다.
5) 침수여부 체크. 안전띠를 끝까지 당겨보고 트렁크 바닥을 들춰보자.
6) 완벽한 차는 없다. 나름의 기준을 세워라.
7) 이전비용과 수수료, 보험료 등 총 비용을 체크하자.
8) 지나치게 튜닝된 차는 피해라. 당신의 취향이 아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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