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제약사 글로벌 M&A, 신의 한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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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례가 늘고 있다. 한미약품이 붐을 일으킨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과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제약사로 도약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M&A는 빠르게 기술력을 높이고 단숨에 해외 거점을 확보할 수 있어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SK바이오텍·대화제약 등이 발빠르게 움직였고 경쟁사들도 글로벌 M&A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BMS 스워즈 공장. /사진제공=SK
BMS 스워즈 공장. /사진제공=SK

◆단번에 해외공략 교두보 마련

SK(주) 자회사 SK바이오텍은 지난달 18일 글로벌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소재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제약사의 생산설비를 통째로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워즈공장의 연매출이 20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인수가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텍은 이번 M&A로 생산설비와 전문인력은 물론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계약과 스워즈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공급계약까지 가져오게 됐다. 단숨에 유럽 의약품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린 셈이다.

SK 관계자는 “SK바이오텍은 지난 10년간 BMS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해 온 주요 공급사로 BMS가 판매 중인 주요 제품 공급계약까지 인수한 것은 세계 최초 양산화에 성공한 연속반응기술 등 독보적 기술력과 품질관리가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항응고제, B형간염치료제, 면역항암제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BMS는 지난해 매출액이 194억달러(약 22조원)인 글로벌제약사다. BMS의 스워즈공장 매각은 합성의약품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전문 CMO(위탁생산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인수로 유럽에 의약품생산 전초기지를 마련한 SK는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2020년까지 매출액 1조5000억원, 기업가치 4조원이라는 비전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SK바이오텍이 글로벌 위탁생산시장을 양분하는 유럽지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됐다”며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과 생산노하우는 SK바이오텍의 기술력과 결합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현지시장 다이렉트 진출 '묘수'

대화제약은 지난달 초 자회사인 리독스바이오와 함께 독일 히알루론산 필러제조사인 에스앤브이 테크놀러지스(S&V Technologies) 지분 100%를 인수했다. 

S&V는 피부미용과 의학 용도로 사용 가능한 생체재료의 제조와 개발이 주력인 업체로 세계 40여개국에 히알루론산 필러 ‘아말리안’과 피부미용 제품을 수출한다.

대화제약은 2014년부터 S&V의 아말리안을 독점 공급받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번 인수로 안정적 필러제품 공급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피부미용사업 확장을 위해 이번 인수를 진행했다”며 “필러원료를 생산하는 리독스바이오, 국내 판매 역할을 하는 대화제약, 세계시장 판매를 맡은 S&V 등으로 연결되는 역할분담이 큰 시너지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큐어팜은 지난 3월 캐나다 자회사 바이오큐어테크놀로지가 캐나다 상장사 그레이비스에너지 지분 93%를 인수하면서 캐나다 증시에 우회 상장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그레이비스에너지와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회사명을 바이오큐어테크놀로지로 바꿀 예정이다.

다발성경화증치료제, 황반변성치료제, 1·2세대 호중구감소증치료제, 구제역 백신 등이 대표 제품인 바이오큐어팜은 캐나다 상장사 인수로 북미시장을 직접 공략할 길이 열려 글로벌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상위 제약사도 합세할까

이 같은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해외기업 M&A는 자본력이 탄탄한 상위 제약·바이오사가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특히 올 초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고 단계적으로 최대 5000억원을 의료·제약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LG화학을 글로벌 M&A에 나설 유력한 후보로 거론한다.

글로벌 M&A는 세계적 추세기도 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M&A 규모는 2012년 1850억달러에서 2016년 4750억달러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5% 이상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IMS헬스 관계자는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경쟁으로 포화된 국내시장 대신 글로벌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도모하고 있다”며 “전략적 M&A로 외부 경영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제약사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제약사들은 매출의 절반가량을 중소기업과의 라이선싱 및 M&A로 창출한다”며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빅파마가 장악한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신약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M&A로 해외진출을 위한 외부 네트워크를 빠르게 넓히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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