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 조선업계, 저유가 파고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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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지난 6월 인도한 해양플랜트.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6월 인도한 해양플랜트.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올 상반기 선박수주실적 선두자리를 중국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누적실적에서 세계 1위를 달리며 상반기 실적에서도 중국에 앞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6월 막판 뒤집기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6일 영국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선박수주량은 29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우리나라의 283만CGT를 근소하게 앞섰다. 뒤이은 이탈리아(74만CGT), 핀란드(67만CGT), 일본(50만CGT)과는 실적차이가 컸다. 올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917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3만CGT 대비 30.4% 증가했다.

◆일감 없어 문 닫는다는데 ‘흑자’

최근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폐쇄했고 하반기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체 조선소도 일감부족에 허덕이는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배경이 뭘까.

수주가 일감에 반영되는 시차는 1년쯤이다. 조선업계에서는 2015년부터 이어져온 수주절벽의 여파가 현재의 일감절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올해 수주분은 내년에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여러 자구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여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다. 매출 실적이 개선돼 흑자를 기록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조선 빅3는 모두 흑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이 전년대비 모두 감소했고 2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앞으로 올 상반기처럼 수주가 이어져야 위기에서 벗어날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중공업 프릴류드 FLNG 야경.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 프릴류드 FLNG 야경.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하반기 저유가·수주절벽 경고등

하반기에는 국내업체가 집중하는 VLCC(초대형유조선)의 수요가 회복되며 중국으로부터 선두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유가 등의 암초를 극복해야 한다.

가장 큰 우려는 하반기부터 지난해 수주절벽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저마다 직원들의 휴직이나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줄일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 조선사도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조선·해운업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가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틸 체력이 없는 만큼 업체들을 보호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이에 정부가 군함 등을 발주하며 업계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게다가 저유가 기조가 예상되는 건 큰 문제다.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산을 멈출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원유운반 선박의 수요도 함께 줄어 국내 조선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조금 더 부정적으론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치도 나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는 조선업계에 경고등과 마찬가지”라며 “유가 하락으로 새로운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들거나 인도를 지연할 수 있어서 긴장하며 지켜보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6월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최초 쇄빙LNG선 명명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지난 6월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최초 쇄빙LNG선 명명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돌파구는 러시아?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을 앞세워 러시아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최대수준의 천연 자원을 보유한 국가임에도 조선·해양플랜트 기술부족으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공략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지난달 2일(현지시간) 현대삼호중공업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즈베즈다-현대’와 기술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즈베즈다-현대는 현대삼호중공업과 러시아 극동조선본부 산하 즈베즈다조선이 각각 49%와 51%로 출자해 설립한 선박 엔지니어링 합작회사다.

이 협약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즈베즈다-현대에 선박건조에 필요한 설계와 구매, 인력,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즈베즈다조선은 현대삼호중공업과 즈베즈다-현대의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을 건조할 예정이다.

기술지원협약 서명. /사진=현대삼호중공업 제공
기술지원협약 서명. /사진=현대삼호중공업 제공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기술지원협약 체결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대 러시아 사업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러시아에서 뜻 깊은 행사를 열었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세계최초로 건조된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명명식을 러시아 현지에서 진행한 것. 이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이 쇄빙LNG선은 2014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숨진 프랑스 토탈사의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전 회장 이름을 따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호로 이름을 붙였다.

이 선박은 길이 299m, 폭은 50m나 된다.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운항할 수 있으며 대우조선은 2014년 쇄빙LNG선 15척을 약 5조원에 수주했다. 나머지 14척은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2020년까지 모두 인도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교역이 적었던 러시아시장에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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