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중근 신화', 여기서 무너지나

CEO In & Out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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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암초를 만났다. 임대주택사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며 쌓은 명망마저 흔들릴듯 위태롭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지분현황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새정부 적폐청산 칼날의 첫 표적이 돼서다. 게다가 아파트 임대료를 무리하게 인상했다는 전국 22개 지방자치단체의 비판에도 직면했다. 이 회장 1인에 치우친 부영의 기형적 그룹지배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장은 94%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며 1인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검찰 수사 등에 따른 그의 부재가 회사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이유다. 이 회장이 직면한 위기가 곧 부영의 위기인 만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지만 뚜렷한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DB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DB

◆'사회공헌 1인자'가 마주한 악재

이 회장의 사회공헌활동은 유명하다. 이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찾아 매년 수십억원을 기부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물품을 기증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했던 기억 때문인지 기숙사 건립 등 장학사업도 꾸준히 펼쳐 귀감을 산다.

그의 사회공헌활동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진이나 홍수 등 재난 위기에 처한 외국에도 기부와 기증을 하는 등 다양하고 폭넓은 나눔을 실천한다. 국내외 34개 계열사를 거느린 부영의 대표 업종은 아파트임대사업이지만 이 회장의 폭넓은 사회공헌활동을 대변하듯 여느 기업과 달리 회사의 보도자료 내용은 대부분 사업 관련이 아닌 그의 사회공헌활동이다.

그만큼 이 회장은 부영의 상징이자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여겨진다. 계열사 부영주택의 임대아파트브랜드 ‘사랑으로’처럼 폭넓게 전개된 그의 사회공헌활동은 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회장의 사회적 명성에 금이 갔다. 동시에 부영도 악재에 직면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지분 현황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이 회장을 이달 중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2013∼2015년 지정자료 제출 시 친족이 운영하는 7개사를 부영의 계열회사 현황에서 고의 누락했다는 판단에서다.

악재를 만난 이 회장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적폐청산’과 ‘경제민주화’ 바람이 '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나 상승기류를 일으킨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탓이다.

◆'임대아파트 신화'의 이면

부담스러운 공정위 칼날을 마주한 이 회장의 또 다른 악재는 핵심계열사 부영주택의 아파트임대업을 향한 비판 여론이다. 전북 전주시를 비롯한 전국 22개 지방자치단체가 부영주택의 임대료 불공정 행위 등을 규탄하며 공동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승수 전주시장과 전국 13개 지자체 부단체장 및 담당부서장 등은 지난 11일 전주시청 회의실에서 ‘민간 임대주택 과도한 임대료 인상 공동대응을 위한 전국 시군구 연대회의’를 열었다. 이들 지자체를 포함해 부영의 임대주택이 소재한 전국 22개 지자체는 이날 임대아파트 임차인 권리보호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주장의 골자는 서민의 내집 마련 희망을 발판 삼아 재벌기업으로 성장한 부영이 어렵게 사는 집 없는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매년 임대료를 법적 상한선까지 올리는 행태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임대·분양전환 등 모든 계약에 있어 임대주택법에 따라 법적 규정대로 임대조건을 변경·준수하고 있음에도 지자체가 민간임대사업자에게 인상률을 강제하고 있다”며 “위법사실이 없음에도 고발 및 신고, 언론발표 등으로 임대사업자를 압박하는 것은 권한을 남용한 조치”라고 맞섰다.

임대료 인상 논란에 부영은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세간의 이목이 이 회장으로 쏠리면서 책임론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CEO] '이중근 신화', 여기서 무너지나

◆취약한 1인 지배구조

기업규모에 걸맞지 않게 회장 1인이 압도적 지분을 보유한 부영의 지배구조도 논란의 대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은 지주사인 ㈜부영을 포함해 22개 계열사로 구성된 그룹이다. 22개 계열사는 아파트임대업을 바탕으로 부동산관리·관광숙박·골프장·여신금융업 등의 사업을 하며 12개 해외 계열사도 비슷한 업종을 영위한다.

총 34개의 국내외 계열사를 거느린 부영은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전년 대비 2224억원 불려 4747억원을 보유했다. 또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21조7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돼 재계서열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거대 재벌기업 부영의 지배구조 중심에는 이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했다. 나머지 지분 보유현황은 장남인 이성훈 부영 부사장(1.64%)과 학교법인 우정학원(0.79%), ㈜부영(3.24%), 기타(0.54%) 순이다.

또 부영 계열사들은 대부분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거나 이 회장이 93.79%의 지분을 가진 ㈜부영이 100%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12개 해외 계열사도 비슷한 형태다.

이처럼 부영은 이 회장을 중심으로 단순하고 취약한 지배구조를 지녔다. 34개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사여서 공시의무가 상대적으로 적어 오너인 이 회장 뜻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이 회장이 사법처리를 받으면 그룹 전체가 휘청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부영이 처한 위기에서 이 회장이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맨손으로 재계 10위권 그룹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최근의 위기는 여러모로 이 회장이 돌파하기 버거워 보인다.

☞ 프로필

▲1941년생 ▲건국대 정치외교학 ▲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우진건설산업 대표이사 ▲부영주택흥산 설립 ▲부영 대표이사 회장 ▲한국주택협회 회장 ▲주택산업연구원 이사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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