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수출하다] "이젠 핀테크" 선진금융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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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로 해외먹거리시장을 확보하자”

2015년 신년사에서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말이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지금 금융지주사는 해외먹거리를 얼마나 확보했을까.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베트남은행이 베트남에서 외국계은행 1위에 올랐고 KB금융지주는 캄보디아 진출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인도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으며 NH농협금융지주 역시 농협 파이낸스 미얀마 설립 및 추가 현지은행 인수·합병(M&A) 전략을 밝혀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의 성적표는 과거와 크게 대비된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시장진출은 오랜 숙원과제 중 하나였다. 국내에선 금융시스템을 인정받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선 걸음마 단계에도 못 미칠 정도로 취약해서다. 금융지주 회장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하거나 신년사에서 늘 해외진출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국내 금융당국과 현지 금융당국의 조율이 필요한데 이 절차가 꽤 까다롭다. 설사 당국 간 조율에 성공하더라고 한국 금융문화와 달라 해외 현지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해외진출 과정에서 이른바 ‘문화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이 흐름이 조금씩 바뀌는 추세다. 해외실적이 점점 오르기 시작했고 이에 자신감이 붙어 해외진출 전략도 구체화했다. 금융지주사가 2년 전 제시한 핀테크 전략이 해외에서 통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은행 제치고 1위 오르다

눈여겨볼 점은 국내 금융지주사가 공략한 국가 대부분이 동남아시아라는 점이다. 이곳은 우리의 선진금융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국가로 인구만 6억~7억명에 달한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많아 핀테크를 통해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까지 갖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남아시장은 우리가 진출하기 가장 좋은 여건을 갖췄다”며 “현지 고객이 우리나라 문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인에게도 호의적이어서 진출과정이 다른 국가에 비해 덜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특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지난 4월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베트남 소매금융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 외국계은행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글로벌은행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핀테크상품 개발 능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 특히 모바일금융인 써니뱅크가 현지 20~3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베트남에서 기록한 순익도 칭찬할 만하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5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금융 계열사인 캐피탈·자산운용·저축은행 순이익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한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의 베트남 진출 성공은 국내 금융권에 자극이 됐다. 덩달아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줬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동남아 다른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성장 가능성 확인… 핀테크로 하나 되다

KB금융과 하나금융, NH농협금융도 동남아에서 제2의 신한베트남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KB금융이 핀테크를 통해 겨냥한 국가는 캄보디아다. 지난 2월 캄보디아 뚤뚬붕지점 개점을 시작으로 KB금융은 최근 5개월 만에 영업망을 3개로 늘렸다. 이곳에서 디지털뱅크 KB 리브(Liiv) 캄보디아에 통신비 잔액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할 방침이다. 또 현지법인인 KB코리오리싱 설립으로 라오스시장에서도 자동차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금융도 동남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인도 첸나이지점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시범 서비스 중인 디지털 라운지를 프로모션했다. 그 결과 불과 수일 만에 70여개 업체가 상담을 신청하는 등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는 후문이다. 인도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KEB하나은행은 디지털 라운지를 연내 17개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모바일 브랜치를 글로벌 버전으로 확대해 세계 어디에서든 현지 고객이 모바일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NH농협금융도 동남아 진출 외형을 넓힌다. 동남아 거점으로 선택한 국가는 미얀마와 인도네시아다. NH농협금융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금융회사인 만디리은행과 상호 협력 및 인도네시아 농업금융 합작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NH농협금융은 인도네시아 농촌개발을 위한 은행뿐 아니라 보험, 리스, 마이크로 파이낸스 등 각 기관이 보유한 금융노하우와 사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동 지분투자 등 전방위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또 지난해 말 설립한 소액대출사(MFI)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급속도로 성장해 조만간 증자에 나설 예정이다. NH농협금융은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 핀테크사업과 연계해 현지고객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글로벌 금융회사와 비교하면 국내 금융지주사가 여전히 우물 안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 핀테크서비스를 도입한 지 이제 겨우 1~2년에 불과하고 현지에서 인지도도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섣불리 예견하지 못한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냈고 핀테크 기술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현지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금융서비스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에서 국내 금융회사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제 중요한 것은 현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핀테크 기술을 누가 먼저 도입하는지다. 단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국내에서 시행 중인 핀테크 기술을 동남아 고객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시스템만 도입해도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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