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황금알서 비리 온상으로 전락한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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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되겠어?” “어? 될 수도 있겠는데” “어, 정말 됐네”


2015년 7월, 1차 면세점 대전 당시 2등 싸움이 치열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유통 경험이 없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아보였다. 하지만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레 한화갤러리아 주가가 급등했다. 그리고 얼마 뒤 한화갤러리아가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됐다. 정보 유출 논란과 함께 사업자가 이미 내정돼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같은 해 11월, 2차 면세점 대전을 앞두고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는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 특허가 만료돼 재승인 심사를 기다리던 상황. 시장 분위기로는 롯데면세점과 신세계DF가 사업권을 획득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반전됐다. 비유통업체로 면세점 경험이 전무한 두산이 롯데월드타워점을 누르고 선정됐다. 역시 특혜설, 내정설 등 뒷말이 무성했다.


갤러리아63면세점.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갤러리아63면세점.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 점수 올리고 깎고… 편법 ‘난무’ 


면세업계에 ‘설’로만 나돌았던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특히 사드 보복 등으로 신규 면세사업자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번 파문이 면세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원은 관세청이 지난 2015년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평가점수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과정은 이랬다. 관세청은 매장면적, 법규준수도, 중소기업제품 매장 설치비율 등 3개 계량 항목의 평가점수를 임의 산정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점수가 규정보다 240점 높게, 동대문 피트인을 입지로 내건 롯데면세점의 점수가 190점 낮게 부여됐다. 그 결과 한화갤러리아가 롯데면세점을 꺾고 신규사업자로 선정됐다.

서울 시내 후속 면세점 선정 때도 관세청은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매장규모의 적정성 등 2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조작해 결과를 뒤집었다. 롯데월드타워의 점수가 191점 적게 부여돼 두산이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2월 신규면세점 3차 추가 선정과 관련, 추가로 발급가능한 특허 수가 최대 1곳에 불과했는데 돌연 4곳으로 늘어난 데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감사원.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감사원에 따르면 관세청은 통상 30만명당 특허 수 1개를 발급했는데 특허 수 4개를 산출하기 위해 ‘매장당 적정 외국인 구매고객 수’를 70만명 또는 84만명 대신 50만명으로 적용했다. 또 점포당 매장 면적을 과소산정하는 등 기초 자료를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2016년 신규특허 추가발급 방침을 애초에 관세청에 통보한 사실도 확인됐다. 대통령의 지시로 경제수석과 협의해 신규특허 발급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DF,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 탑시티면세점이 새롭게 사업권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무수한 의혹이 제기됐고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의 관련 비리가 명명백백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비리 면세점 문 닫을까… 전전긍긍

이번 사태로 올 연말부터 면세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문을 닫는 시내면세점이 나올거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비리 수혜자로 지목된 한화와 두산의 경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특허권을 반납하고 면세점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관세청이 특정 사업자를 선정하거나 탈락시키기 위해 부정심사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특허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대내외 상황도 심각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실적은 끊임없이 하락하고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경쟁만 심화된 상황이다. 실제 한화와 두산 면세점은 계속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23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8억원의 적자를 냈다. 두산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만 160억원 영업적자, 연간 300억원 적자를 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경쟁사에 비해 경험과 역량이 한참 부족해 상황을 반전시키긴 어려워 보인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리로 특허권을 따냈다는 대형 악재까지 만나면서 스스로 사업권을 내놓지 않겠냐는 자진 철수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와 두산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당시 사업자 선정 공고를 기준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면세점 선정과정이나 세부항목 평가점수에 대해서는 몰랐다”며 “이번 감사원 결과에 특별히 드릴 말은 없다”고 말했다. 두산 면세점 측도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입찰공고 및 선정기준에 맞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두산 면세점.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두산 면세점.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롯데 면세점. /사진=뉴스1 성동훈 기자
롯데 면세점. /사진=뉴스1 성동훈 기자

◆ 면세사업자 선정제도, 대수술 불가피

두 기업에게 특허권을 빼앗긴 롯데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추가로 이루어진 3차 신규사업자 선정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면담이 신규 면세점 특허 추가 발급 이후인 3월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 의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유통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면세업계의 사업자 선정과정·특허권 기간 등 제도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평가점수를 포함해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등 관세청의 불투명한 심사제도가 비리로 이어졌다”며 “특허권을 신고제나 등록제로 바꿔 자율경쟁체제로 만들어야 오히려 투명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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