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몸집 커진 신탁시장, 나도 들어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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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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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다음달 신탁업제도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우리나라가 저성장·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고객들의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신탁재산 범위를 확대하고 신탁업 인가 기준을 낮추는 내용의 신탁업법을 제정한다. 현재 신탁업법 제정을 둘러싸고 은행업계와 증권업계의 마찰이 있는 점을 고려해 다음달 공청회를 거쳐 최종 방안을 발표한다.

그동안 신탁상품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금융상품의 판매 보조수단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회사가 자산가처럼 고액을 맡겨야 굴려주는 금융상품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신탁업 제도 개편으로 신탁상품이 별도 신탁업법으로 규정될 경우 고객 자산관리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 출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에 관심이 있는 자산가라면 신탁상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신탁시장 잡아라' 맞춤형 상품 봇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금전신탁 수탁고는 403조2765억원에 달한다. 전월(405조5748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400조원을 돌파했다.

신탁은 고객(위탁자)이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을 맡기면 신탁회사(수탁자)가 특정 기간 동안 관리·운용해주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이 가운데 금전신탁은 금전으로 신탁을 설정하고 신탁의 종료 시 금전 또는 운용 중의 상태로 교부한다.

금전수탁이 증가하는 데는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면서 상속, 증여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증가로 늘어난 자산가 계층과 고령화에 따라 상속과 증여 필요성이 커졌다.

은행들은 이 같은 니즈를 파악해 고객 맞춤형 신탁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맞춤형 신탁상품 출시로 신탁시장을 선점하려는 포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KEB하나 치매 안심신탁과 성년후견지원신탁을 선보였다. KEB하나 치매 안심신탁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에서 예민하게 다루는 치매를 특화한 것이 특징이다.

자산관리 설계 및 상속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뿐 아니라 치매 판정을 받으면 초기부터 중증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병원비, 간병비, 생활비 등의 맞춤형 지급관리 및 자산관리를 돕는다.

성년후견지원신탁은 후견심판을 받은 치매 및 발달장애인 등의 재산관리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피후견인에게 월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지급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유언대용 신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대우가 금융감독원에 '유언서 보관과 유언 집행업무'와 '신탁자산 유동화 자문업무'를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신영, NH투자,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유언대용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년 22조원 규모의 증여·상속이 이뤄지지만 신탁을 통한 증여·상속은 고작 수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상속유언대용신탁 시장 규모가 연간 증여·상속 자산의 10% 수준인 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여 관련 상품 출시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나 대체투자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겨냥한 신탁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 10일 KB국민은행은 KB골드바 신탁을 선보였다.

KB골드바 신탁은 한국거래소(KRX)에 개설된 금 시장에서 금 현물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신탁상품이다. 1g 단위 소액 투자가 가능해 고객들의 부담도 낮췄으며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의 골드바(1㎏ 단위)로도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KB펫 신탁은 1000만명을 넘어선 국내 애견인구를 공략한다.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보호자가 사망하거나 질병 등을 이유로 돌보지 못하면 은행이 돌봐줄 새 부양자에게 반려동물 보호,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급한다. 가입 문턱도 높지 않다. 일시금을 맡길 경우엔 200만원 이상, 월 적립식일 경우엔 1만원 이상이면 가입 가능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처럼 국내에서도 자산가들의 고유영역으로 여기던 신탁상품이 애견인이나 치매 환자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관리 플랜, 관련 법규 따져봐야

신탁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으나 무턱대고 가입해선 안 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신탁은 대체로 10~20년으로 장기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자산관리 플랜을 꼼꼼히 확인한 후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신탁계약을 체결해도 민법상 상속분을 법으로 인정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국내에선 신탁 계약과 상속법 중에서 무엇이 더 앞서는 지에 대한 판례가 없다.

따라서 신탁상품 가입 전 금융회사 변호사·세무사가 알려주는 관련 법률, 과세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유언대용신탁을 해도 상속세는 내야 하므로 세법관련 조항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에 가입하려면 먼저 금융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가족과 합의해야 한다"며 "자산배분, 절세 방법을 꼼꼼히 따져보고 사후 생활비나 간병비 지출에 따른 상속금액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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