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00년 도읍지 서울의 새 명소

송세진의 On the Road - 온고이지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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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600년 도읍지다. 대한민국의 첨단을 달리는 도시지만 오래되고 낡은 것도 많다. 서울 길은 어떻게 다시 태어나고 있을까. 열정과 젊음의 지혜가 모인 곳으로 도시 여행을 떠나보자. 


◆성수동 수제화거리

서울숲 근처에 성수동이 있다. 원래는 ‘깨끗하고 고마운 물’이라는 뜻으로 ‘성수’라 했다지만 오랜 시간 동안 성수동의 이미지는 ‘공장’이었다. 한창 때는 수제화와 가죽제품, 부자재 공장이 한창 때는 1200개까지 있었다고 하니 가죽염색제와 접착제, 기계에서 나는 열기와 냄새가 골목을 메웠을 것이다.


[여행] 600년 도읍지 서울의 새 명소




대기업 위주의 산업이 발달하며 수제화산업이 차츰 침체돼 공장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수제화산업을 이끌어온 장인들은 남아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감각 있는 사업자들이 이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몇년 전부터 예쁜 카페가 있는 수제화거리로 변신했는데 이제는 이틀이 멀다 하고 생겨나는 카페와 레스토랑, 소품점이 여행자의 관심을 모은다.

공장의 부자재 창고는 갤러리가 있는 브런치카페가 됐고 금속부품창고는 베이커리카페로 변신했다. 어두워지면 얼른 집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았던 후미진 골목에 프렌치카페, 식빵 전문점, 수제 맥주집, 핸드드립커피, 마카롱과 머랭집, 초콜릿 전문점 등 맛 여행자의 탐험심을 자극하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있다.

커피 한잔을 놓고 공장 옥상에 앉아 있자니 구경할 게 많다. 붉은 벽돌로 쌓은 벽이며 시멘트가 벗겨진 바닥, 낡은 구조물도 볼거리지만 여기저기 구경하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또 하나의 구경거리다. 삼각대를 동원해 화보를 촬영하는 쇼핑몰 모델부터 앉은 자리에서 셀카 수백장을 찍으며 웃고 떠드는 상큼발랄한 여학생 무리도 보인다. 이들에게 여름 한낮의 땡볕은 아무 문제가 아닌가 보다.

수제화거리에서 커피만 홀짝거리다 갈 수는 없다. 이왕 성수동까지 왔으니 편한 신발 하나 사 신고 천천히 골목을 걸어보자. 색색 가죽을 걸어놓은 집, 구두 굽만 수백개 줄 서 있는 집, 댄스 슈즈를 파는 집, 벽화 느낌 제대로 살린 공장, 가죽 공예를 가르쳐 주는 공방 사이로 허름해 보이는 입구에 분위기 있는 간판 하나 달려 있는 집이 있다면 백발백중 카페나 레스토랑이다.

성수동 수제화거리에도 숙제가 있다. 감각적인 카페와 문화공간으로 부활했지만 정작 수제화산업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결방법 중 하나로 ‘수제화 공동 제작소’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수제화, 가죽제품 초기창업자와 신진디자이너를 지원한다. 120평 공간을 제작, 창작, 커뮤니티, 고용장비 등 4개 섹션으로 구성하고 휴게실, 회의실, 메일박스 등을 지원한다. 초기창업자와 신진디자이너는 이 공간을 6개월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카페는 카페, 신발은 신발’이 되지 않기를, 정작 이곳에서 수십년 자리 잡아온 이들이 떠나지 않기를, 이야기가 있는 거리와 멋진 카페가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로 7017

지난 5월 화제를 모으며 ‘서울로 7017’이 오픈했다. 2013년 재난위험등급 최하점인 D등급을 받아 철거 위기에 몰렸던 고가도로가 공중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길을 따라 50과 228종, 2만4000여그루의 꽃과 나무가 보행자를 위한 작은 오솔길을 만들었다. 의문의 코드 같은 ‘7017’은 처음 고가가 만들어진 1970년과 보행길이 된 2017년, 그리고 고가와 이어지는 17개의 길을 뜻한다.


[여행] 600년 도읍지 서울의 새 명소



관심이 많다 보니 지적도 많았다. 신발로 만든 전시물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고 오픈 시 많은 사람이 몰리자 큰 화분이 보행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광장이 아니다. 여행자 숫자가 줄어들며 보행 불편에 대한 불만도 잦아들었다.

그동안 재임했던 서울시장들이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인 데 반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한 박원순 시장의 선택도 좋은 점수를 줄만 하다. 또한 회현동, 청파동, 만리동, 손기정공원, 남대문시장, 한양도성 등으로 이어지는 길은 낙후됐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명소를 활성화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로 맛집’, ‘서울로 명소’ 등으로 활발한 검색이 이뤄지는 것만 봐도 주변 동네가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서울로 7017을 어떻게 즐길까. 포인트는 고가도로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전망이다. 굽은 도로와 서고 달리는 자동차, 길을 걷는 사람, 빌딩과 가로수가 입체적으로 겹쳐 보인다. 반대편을 보면 철도가 넓게 뻗어 있다. 우리나라 중앙역인 서울역의 들고 나는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생생히 보기란 쉽지 않다. 예전 같으면 간첩이나 여기 올라와서 보았을까. 생각해 보면 진귀한 볼거리다.

왜인지 서울로는 정작 서울 사람보다 외국인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를 잡은 듯 다리 위에서 외국인 한두명쯤은 꼭 만나게 된다. 요즘에는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밤 산책을 나오는 이들이 많다. 밤에는 1000여개 풀과 띠 조명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데이트 코스로도 좋겠다.

◆청년 열정의 섬, 열정도

이곳은 용산 ‘인쇄공장단지’라 불리던 곳이다. 물론 지금도 활발히 영업 중인 인쇄소가 있지만 밤이 되면 적막한 골목으로 변한다. 최근엔 삼각지와 용산에 높은 아파트와 주상복합 건물이 생기며 상대적으로 더 푹 들어간 느낌을 준다.


[여행] 600년 도읍지 서울의 새 명소


언제부터인가 이곳에 ‘청년장사꾼’이라는 이름을 건 가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도시 속의 섬’이라 하여 ‘열정도(島)’라 부른다. 입소문이 났는지 셀카봉을 든 젊은 여행자들이 이곳으로 향한다. 마침 근처에 서울로 7017이 있어 접근성도 좋아졌다.

가게들은 대부분 저녁부터 문을 연다. 음식은 주로 치킨, 삼겹살, 쭈꾸미, 차돌불고기 등 ‘한잔’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다. 물론 그 사이로 예쁜 카페와 멕시칸, 이탈리안 음식점도 자리 잡고 있다. 심플하고 모던한 집, 거칠고 인더스트리얼한 집, 파스텔톤의 소녀 취향, 고가구와 엔틱 등 분위기도 다양해 열정도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는 중이다.

매달 둘째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는 푸드트럭 야시장이 열린다. SNS를 통해 셀러와 버스커를 모집하고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등 소통하는 거리로 발전하고 있다.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성수동 수제화거리: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도보 이동
서울로 7017: 지하철 서울역(1호선, 4호선, 중앙철도), 충정로역(5호선, 2호선), 회현역(4호선)에서 도보 이동
열정도: 지하철 남영역(1호선), 효창공원앞역(경의중앙선, 6호선)에서 도보 이동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도보 여행길이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역 근처 주차장 이용

성수동 수제화거리
http://seongsushoes.modoo.at

서울로 7017
문의: (다산콜센터) 120
http://seoullo7017.seoul.go.kr
오디오가이드: 스마트폰에 인포디오나 스마트투어 앱을 설치하여 사용
보행길 안내지도와 리플렛: 해당 사이트에서 다운 받아 사용

열정도
문의: 070-8614-6331
http://www.facebook.com/thepassionisland/

[음식·카페]

우정식당: 성수동 대림창고 맞은편에 위치한 고깃집으로 점심메뉴 파불고기 정식이 유명하다. 착한 가격에 푸짐하면서도 차림새가 깔끔하다.
파불고기정식 7500원 / 삼겹살 1만4000원 / 우정돈스페셜(600g) 5만원
02-497-7777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 75

어니언: 건물을 업사이클링한 베이커리카페다. 1970년대에 지어져 슈퍼, 식당, 가정집, 정비소, 공장 등 여러 용도로 쓰이다 보니 공간이 여러 형태로 분리돼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슈가파우더를 산처럼 올린 팡도르가 유명하다.
커피류 4000원 ~ / 음료 5500원 ~ / 베이커리 4000원 ~
070-7816-2710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277-135

두화당: 열정도에 있는 두유 전문 카페다. 빨간 벽돌건물에 고가구를 이용한 앤틱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맛의 두유를 비롯해 두유푸딩, 콩비지를 이용한 쿠키 등 디저트류를 맛볼 수 있다.
두유 3300원 ~ / 오리지널 두유 푸딩 3000원 / 단팥콩 티라미수 5900원
02-718-8334 / 서울특별시 용산구 백범로87길 25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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