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신의 비행수다] '거친 착륙'이 필요한 까닭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저가항공이라 기장이 서투른가봐.” 얼마 전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지인이 한 말이다. 탑승한 비행기는 인천공항에 착륙할 때 꽤나 큰 충격이 있었다.

◆ 부드러운 착륙 = 조종사 실력?

실제로 많은 항공기 승객들은 항공기가 착륙할 때 얼마나 부드러운지에 따라 기장의 조종실력을 내심 판단하곤 한다. 바퀴가 언제 활주로에 닿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부드럽게 착륙하면 베테랑, 그게 아닐 경우 초보라는 생각이다. 항공기 착륙 진동이 크다고 승무원에게 불만을 제기하는 승객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오해다. 조종사들 역시 부드러운 착륙이 싫을 리 없지만 현실에서 항상 이런 착륙을 시도할 수는 없다. 착륙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충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착륙시 충격정도가 조종사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된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행기 조종사들은 항공기가 착륙할 때 의도적으로 충격을 유발시킨다. 안전을 위한 조치다. 따라서 흔히 우리가 소프트랜딩이라고 부르는 부드러운 착륙은 사실 경험하기 쉽지 않다. 착륙 시점에 강하율이 분당 30m 정도의 속도가 되면 승객이 부드러운 착륙이 이뤄졌다고 느끼는데 이 정도 수준의 연착륙을 ‘실크랜딩’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착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상과 활주로 노면의 조건이 양호해야 하며 비행기가 하강하는 시점까지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이런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착륙을 항공업계에선 ‘펌 랜딩’(Firm landing)이라 부른다. 단어의 의미상으론 경착륙(하드랜딩)과 동일하지만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마찰을 가하고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 행해지는 착륙을 폭넓게 지칭하는 용어다.

◆ ‘펌 랜딩’ 필수적인 이유

만약 비행기를 타다가 충격이 심하게 느껴지는 착륙이 있었다면 비가 내리거나 눈발이 날리는 등 활주로 노면상황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습윤활주로는 건조활주로보다 착륙에 필요한 거리가 길어지며 윤활(Slippery)활주로에선 더 긴 거리가 필요하다.

습윤활주로나 윤활활주로에서는 오히려 소프트랜딩을 시도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조종사들은 이런 활주로 상황에서 고의로 강하게 바닥면에 접촉한다. 충분한 마찰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활주로에 착륙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강한 바람이 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착륙 시 속도가 줄어들면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 상황에서 소프트랜딩을 시도했다가는 기체가 균형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조종사들은 충격 시 착륙 기법을 훈련 단계부터 익히고 항공기 제작사들도 설계 시 어떤 충격에도 항공기가 이상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한다. 따라서 많은 기장들이 기상조건이 좋고 충분히 긴 활주로가 준비돼 있어도 펌랜딩을 시도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접지는 착륙과정에서 기체의 운동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인데 만약 접지과정에서 아무런 마찰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면 이후의 제동 과정에서 더 많은 변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 2팀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60%
  • 40%
  • 코스피 : 3140.51상승 10.4218:03 09/17
  • 코스닥 : 1046.12상승 6.6918:03 09/17
  • 원달러 : 1175.00상승 3.218:03 09/17
  • 두바이유 : 73.92하락 1.4218:03 09/17
  • 금 : 73.06하락 0.0318:03 09/17
  • [머니S포토] 추석명절 연휴 앞둔 서울역
  • [머니S포토] 오세훈 시장 '전통시장에서 키오스크로 구매 가능'
  • [머니S포토] 수화통역사와 대화 나누는 잠룡 이낙연
  • [머니S포토] 당대표 취임 100일 이준석 "정치개혁 통해 정권 창출할 것"
  • [머니S포토] 추석명절 연휴 앞둔 서울역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