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웅대하고 찬란한 고도, 서라벌

송세진의 On the Road – 경주 황룡사지, 동궁식물원, 경주버드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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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최대의 사찰 황룡사와 9층목탑이 있었고 최초의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경주다. 보고 즐길 것이 많고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경주로 가보자.


황룡사지.
황룡사지.

◆황룡사지

황룡사지에는 이상한 기운이 흐른다. 허허벌판일 뿐인데 압도당한다. 분황사 쪽에서 들어오면 높이가 4.5m나 되는 ‘구황동 당간지주’가 있다. 분황사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고 황룡사 당간지주라고도 하는데 일단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당간지주 크기가 이 정도이고 황룡사에 비하면 분황사도 작은 편이니 황룡사는 도대체 어떠했을까.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를 준비하고 이 벌판을 둘러보자.

이곳은 원래 궁궐터가 될 뻔 했다. 신라 진흥왕 14년(서기 553년) 월성 동북쪽에 궁궐을 짓다가 여기에 황룡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사찰로 고쳐지었다. 절 이름을 황룡사로 정하고 574년에 주존불인 금동 삼존불을 만들었다. 선덕여왕 14년(645년)에는 고승 자장율사의 권유로 9층 목탑을 완성했다. 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황룡사 9층목탑’이다. 이로써 4대 93년에 걸친 대공사가 끝났다. 그러나 고려 고종 25년(1238년)에 몽골의 침입을 받아 황룡사는 전소됐다. 이로써 황룡사와 9층목탑은 전설로만 남아버렸다. 절의 규모를 들을수록 오히려 거짓말 같아 ‘설마 그게 진짜였을까’ 생각하는 이가 많았다.

1976년, 마침내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8년간 발굴조사를 하기 위해 민가 100여호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켰고 이 조사를 통해 유물 4만여점이 세상으로 나왔다. 황룡사는 복원되지 않았지만 이곳에 황룡사 역사문화관이 있다. 전시실이 없을 때는 황룡사지를 한없이 걸으며 막연히 상상할 뿐이었는데 역사문화관이 있어 통일신라의 중심사찰 황룡사의 모습이 보다 구체적으로 와닿는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연면적 2892㎡의 한옥집처럼 생긴 2층건물이다. 이곳에서 상영하는 3D 동영상으로 황룡사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황룡사 9층목탑 모형이다. 실물의 10분의1 크기로 만들었는데 모형의 스케일부터 상상 이상이다. 모형은 높이 8미터, 총 4만2000개의 목부재, 약 8만5000장의 동기와를 사용했다. 그러니까 10분의1 축소 모형이 사람 키 세배를 훌쩍 넘긴다. 보통 생각하는 ‘모형’이 아니라 그냥 탑이다. 모형 탑이 이렇게 크니 윗부분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2층으로 동선을 연결해놨다. 황룡사 9층목탑의 실물 크기는 한 변이 22.2m, 높이 80m, 면적이 150평이었다고 한다. 황룡사터로 이동해 64개의 초석을 보면 목탑의 대단한 규모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경주 동궁원 본관.
경주 동궁원 본관.
경주동궁원.
경주동궁원.

◆동궁식물원

웅장한 역사 유적이 있어야 할 것 같은 경주에 웬 식물원, 동물원일까.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을 배려한 걸까. 다 이유가 있다. 신라 때 기록을 보면 ‘문무왕 14년(674년) 궁 안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꽃과 나무를 심고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한다. 그리고 5년 뒤인 문무왕 19년에는 동궁을 지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동궁과 월지(안압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터다. 동궁에는 태자가 거주하며 나라의 좋은 일이 있거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여기에 난생설화, 새 이야기를 해석해 이곳에 동궁식물원, 경주버드파크를 만들었다.

우선 시선을 끄는 것은 식물원 본관이다. 전통 궁궐을 연상시키는 지붕과 처마를 살린 유리온실이 하늘빛을 받으면 마치 판타지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이곳에는 야자원, 관엽원, 화목원, 수생원, 열대과원, 폭포 등이 있어 아열대 정글을 체험할 수 있다. 키 큰 식물의 경우 보다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보행자 통로를 2·3층으로 올렸다. 적당한 습도와 나른한 빛 속에서 이국적인 꽃과 식물을 구경하다 보면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식물원 2관에는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고 ‘죽지랑’에서는 잠시 앉아 쉬어가도 좋겠다.

식물원 온실 말고도 볼거리가 몇가지 더 있다. ‘일만송이 토마토정원’에는 크고 작은 토마토가 무려 1만개 이상 열려있다. 초록색 잎과 빨간 토마토가 싱그러워 특별한 포토라인이 없어도 사진의 멋진 배경이 된다. 토마토정원 옆에 있는 ‘숨바꼭질정원’은 본격적인 포토존이다. ‘천사의 나팔꽃’이 반겨주는 이곳은 동물과 애니메이션이 테마다. 숨바꼭질이라는 이름에 맞게 터널, 동굴 등 숨기 좋게 꾸며놨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 체험까지 할 수 있으니 숨바꼭질, 사진찍기, 솜사탕 만들어 먹기만 해도 반나절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아이들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큰 카메라 들고 인생샷 찍으러 오는 이들에게도 여기가 정답이다.


경주버드파크.
경주버드파크.

◆경주버드파크

이곳은 새둥지를 닮았다. ‘새와 짐승을 길렀다’는 신라의 기록을 해석해 만든 곳으로 조류, 어류, 파충류, 포유류 등 50종 3000여마리의 동물을 만날 수 있다. 1층 동식물체험관에서는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새장에 들어가 앵무새를 어깨에 올려보고 말을 걸어 보고 뒤뚱거리는 아기오리 뒤를 따라가 보기도 한다.

앵무새가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여 머리핀, 동전으로 이들을 유인하기도 하고 그러다 소중한 액세서리를 새에게 빼앗기기도 한다. 아이들은 기니피그에게 채소를 주고 다람쥐 쳇바퀴 굴리는 모습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악어와 비단구렁이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거북이가 생각보다 느리지 않다는 것도 확인한다. 이밖에도 전통산수원, 펭귄수족관, 소공연장, 아마존열대식물, 수생플라이트관, 체험학습실 등이 있다.

2층에서는 새의 기원, 우리나라의 새, 새와 관련한 환경 등을 관람하고 알 모형을 품어 보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아기새의 부화 장면을 지켜볼 수도 있다. 야외체험장으로 나오면 타조, 공작 등 거대 조류와 맹금류, 세계의 닭을 구경하느라 또 한참 시간이 간다.


콩이랑.
콩이랑.
지지호텔.
지지호텔.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경주황룡사지역사문화관: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 100번 버스 승차 - 분황사사거리 정류장 하차 - 도보 이동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황룡사역사문화관: 검색어 ‘황룡사지’, ‘황룡사역사문화관’ / 경상북도 경주시 임해로 64-19
동궁원(식물원과 버드파크 함께 위치): 검색어 ‘경주동궁원’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74-14 경주동궁원

경주 황룡사지역사문화관
문의: 054-777-6862
관람시간: (여름 야간개장) 오전 9시 ~ 오후 10시 / (3월~10월) 오전 9시 ~ 오후 6시 / (11월~2월) 오전 9시 ~ 오후 5시
3D 영상 상영시간: 오전 10시부터 매시 정각(일 8회)

경주 동궁식물원
문의: 054-779-8725
개장시간: 오전 9시30분 ~ 오후 7시
관람료: 어른 4000원 / 청소년·군경 3000원 / 어린이 2000원

경주버드파크
문의: 054-777-7200
개장시간: 오전 9시30분 ~ 오후 7시
관람료: 일반 1만7000원 / 청소년 1만5000원 / 어린이 1만2000원 / 소인(36개월~취학전) 1만원

음식
콩이랑: 콩·두부 전문식당으로 쌈밥을 곁들이는 황태구이정식도 인기다. 일찍 문을 열어 아침식사하기 좋다.
콩이랑정식 9000원 / 황태구이정식 9000원 / 모듬전 5000원
문의: 054-774-4578 / 경상북도 경주시 하동 774번지

숙소
지지호텔: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위치로 경주 시내 곳곳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의 호텔이다.
예약문의: 054-701-0090 / 경상북도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3

☞ 본 기사는 <머니S> 제502호(2017년 8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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