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신용카드사 해외진출,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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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가 해외시장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나섰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지급결제시장 경쟁심화 등으로 더 이상 국내시장만 고집하기 힘들어져서다.

카드사의 해외진출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올해엔 간접영업방식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점이 다르다. 간접영업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대신 현지 금융사와 협력해 전표매입, 포인트 상호교환 등으로 수수료를 확보하는 걸 뜻한다. 카드사들은 현지 금융회사와의 협력으로 해외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매입’ 모델로 일본시장 진출

최근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린 카드사 중 눈에 띄는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해외금융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신용카드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일본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현금사용률이 80% 이상이어서 신용카드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히지만 가맹점 확보, 전산시스템 구축 등 개발비용이 만만찮아 시장진출이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나아가 빚 지는 것을 싫어하는 국민성 때문에 일본 내 신용카드업체도 사업 영위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일본시장에 하나카드는 중국 간편결제서비스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구체적으로는 ‘직불계좌매입’ 업무 수행이다.

보통 자국인이 해외에서 신용·체크(직불)카드로 물품을 구입하면 결제방식은 국제브랜드카드사의 전산망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브랜드사가 가맹점주에게 해당 대금을 먼저 입금해준다. 이후 브랜드사는 가맹점주로부터 매입한 전표를 토대로 카드사로부터 결제액을 받아 수수료를 챙긴다.

하나카드가 일본에서 노리는 수익창출방식도 이와 같다. 중국의 모바일메신저 회사 텐센트가 운영하는 간편결제서비스 ‘위챗페이’의 매입업무를 수행하는 것. 위챗페이는 충전된 돈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란 점에서 직불카드에 가깝다. 카드사업이 쉽지 않은 일본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한 셈이다.

하나카드는 일본 내 위쳇페이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최근 현지법인 하나카드페이먼트를 출범시켰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관광객이 주로 사용하는 가맹점에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중국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 내 위쳇페이 결제서비스를 확대해 수수료 수익확보와 수익 다변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하나카드는 2015년 7월 위챗페이 결제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지난 2월엔 일본 내 위챗페이 결제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설립한 일본 현지법인은 그 결과물이다.

하나카드는 일본을 찾는 중국인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위챗페이 결제과정에서 적잖은 수수료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관광객이 현저히 줄어든 반면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는 매년 증가해 연 600만명을 넘어섰다”며 “텐센트 이용자 수가 9억여명이다. 일본에서 위챗 결제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해 중국인관광객이 불편을 겪는 것에 착안, 일본시장 진출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일본은 시장 특성상 영업마진이 크지 않아 진출하기가 까다롭다”며 “하나카드가 중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영업전략으로 일본에 진출했는데 상당히 좋은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인트 교환’으로 현지고객 확보

해외금융사와 포인트 상호교환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이는 포인트 교환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수익으로 챙기는 구조다. 각사 회원은 카드결제 시 적립한 포인트를 해외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현지에 관련 전산망을 직접 구축할 필요가 없어 현지인들을 잠재고객으로 삼는 데도 효율적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중국 금융그룹사 핑안그룹의 계열사인 이치엔빠오와 손을 잡고 포인트 상호교환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관광객은 이치엔빠오의 포인트를 KB국민카드 포인트로 교환해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치엔빠오는 SK의 ‘시럽’, KT의 ‘클립’과 같은 모바일 전자지갑서비스와 핑안그룹의 멤버십 통합포인트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중국 내 간편결제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와 이치엔빠오의 포인트 상호교환은 오는 4분기 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중국인이 많이 찾는 면세점·화장품점·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제휴가맹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포인트를 매개로 한 새 먹거리 발굴은 물론 핑안그룹의 금융계열사들과 협업해 중국에서 신사업 발굴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치엔빠오의 간편결제서비스 ‘핑안페이’가 국내시장에 들어오면 전표매입 업무를 대행하는 등 추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의 최근 해외진출전략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현지당국으로부터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 직접진출에서 현지금융사와 협업함으로써 큰 비용을 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서지용 교수는 “카드사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규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면 조건과 절차가 까다롭다”며 “따라서 현지금융사와 제휴하거나 지분투자를 통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제한된 영업활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해외진출전략이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해외진출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범위가 확대됐고 내년부터 카드사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 시행이 예고돼 순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아가 핀테크(금융+기술)를 기반으로 한 ICT(정보통신기술)사업자의 지급결제시장 진출이 활발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파이를 뺏길 수 있는 점도 카드사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2호(2017년 8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서대웅 mdw100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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