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문재인케어 '엇박자'… 당황한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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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DB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DB

'문재인 케어'를 두고 보험업계가 당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으로 실손보험 니즈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또한 금융당국의 실손보험료 인하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라 보험사들을 여러모로 현 정부의 건강 관련 대책이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실손보험, 수요 줄며 영업 타격 오나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은 3개월여 동안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국민건강과 직결된 건강보험 보장 확대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으며 정책 도입 분위기가 밝다.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선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정책이다. 문재인 케어는 2020년까지 비급여 항목을 대부분 급여화해 기존 건강보험의 보장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자연스레 민간보험이던 실손의료보험은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또한 영업현장에서 주로 다른 상품들의 미끼형으로 많이 쓰이던 실손보험의 수요 감소는 보험설계사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손해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 A씨는 "실손보험이 주력상품은 아니지만 워낙 잘 알려진 상품이라 고객에게 접근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다른 상품과 함께 묶어 보험가입을 권하곤 했는데 이제 실손보험의 니즈가 줄어 이런 영업방식은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설계사에게 큰 수익이 나는 상품은 주로 고액을 납부하는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이다. 반면 월 납부액이 크지 않은 실손보험은 설계사들에 주어지는 수수료가 크지 않은 편이나 워낙 수요층이 광범위해 타 상품과 함께 권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엔 실손보험 해지를 문의하는 가입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A씨는 "문재인 케어 발표 후 가입 실손보험을 해지해야 하는 지 물어오는 통에 전화기가 불이 날 정도"라며 "실손보험 해지 시 다른 상품과 묶음형태로 가입시킨 상품의 보험료 납부문제가 생겨 우리로서는 골치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손보사들은 문재인 케어로 단순히 실손보험 상품이 아닌 다른 건강보험 상품들도 장기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건강보험이 모든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식으로 홍보가 확대되면 당연히 민간 건강보험상품 수요가 줄 것"이라며 "암이나 CI(중대한 질병) 계열 보험상품 외에는 판매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고민은 또 있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놓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처우개선 정책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권리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 형태로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근로자로 보험사의 핵심영업인력인 보험설계사들이 여기에 속한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 3권 보장 정책을 도입하면 결국 30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들에게 보험사는 고용·산재 보험을 의무로 가입해줘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커지며 수당이 주수익인 설계사들 입장에서도 상품별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어 마냥 반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DB
사진=이미지투데이DB

◆거세진 당국 '보험료 인하' 압박

금융당국의 압박도 보험사를 힘들게 한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보험료 산출 원칙에 따라 제대로 책정했는지 감리 중이라고 밝혔다.

감리 결과 보험료 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나타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험사들은 당장 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또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와 함께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3대 비급여 항목의 급여 전환에 따른 '반사 이익'의 규모도 살펴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감리가 문재인 케어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얼마나 내릴 수 있을지 금액을 따져보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사실상 실손보험료 인하를 보험사들에 고지한 셈이다.

'고위험직종 보험가입 확대 정책'도 보험사들의 골칫거리다. 최근 직업적인 위험도를 이유로 보험사들이 위험직군을 가진 가입자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당국은 대안 마련에 분주해졌다.

당장 오는 30일 '고위험직종 보험가입 활성화'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위험직종 보험가입이 확대되면 보험사의 손해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복지정책들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대응상품 개발, 보험료 인하시 문제점 등을 시뮬레이션해 피해를 줄이는 것이 당장의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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