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첫 업무보고를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정부과천천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난 10년간의 과기정보통신 정책과 방송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업무보고에서 R&D 투자, 기초연구, 4차 산업혁명 대비와 통신비 문제 등을 과기정통부의 주요 과제로 주문했다. 또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선 안 될 것"이라며, 공직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이효성 방통위원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주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대통령도 업무보고를 통해서 배우고자 한다. 비전문가 관점에서 먼저 몇 말씀 드리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과기 분야는 과거에 비해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국가경쟁력이 많이 낮아졌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세계 최고의 R&D(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서 일본이 22명이 노벨과학상을 받는 동안에 우리나라는 후보자에도 끼지 못하는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도 많이 뒤쳐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통신비도 높은 편이어서 식품비와 주거비 다음으로 가계에 지출 부담을 주고 있다"며, 통신비 부담 문제도 거론했다.

방송 문제도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방송의 경우에는 언론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공영방송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며 지적을 이어갔다. 이어 "인터넷상의 언론의 자유도 많이 위축됐다는 평가"라며, "이러한 반성의 관점 위에서 오늘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처럼 부처 업무 전반을 나열해서 보고하는 방식으로 하지 말고 핵심 정책에 집중해서 토의하는 방식으로 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노고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 여러분의 헌신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올려놓은 밑거름이 됐다. 그동안의 공로에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고 전해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새로운 공직자상을 요구하게 됐다.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은 아니다"며, 새로운 공직자상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들이 새 정부에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다. 그 과제를 수행하려면 공직자가 개혁의 구경꾼이나 개혁 대상이 아니라 개혁을 이끄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