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다시 잡은 '금호 재건'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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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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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에 다다른 줄 알았던 금호타이어 매각 열차가 ‘실적악화’ 돌부리에 걸려 노선을 이탈했다.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에 매각절차가 원점으로 돌아온 것. 주식매매계약서(SPA) 자체를 재작성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도 부활한다. 매각을 연내에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채권단 ‘반값 매각’ 감수하는 이유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의 실적악화를 이유로 매매대금을 8000억원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기존 매매대금에서 1550억원(약 16%)을 차감한 것으로 채권단과 협의한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더블스타의 매각가 인하요구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매각작업이 장기화되며 금호타이어 주식가치가 갈수록 떨어졌고 여기에 실적부진까지 겹쳐 9550억원이라는 자금을 그대로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에 채권단은 지난 8월23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가격인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지는 않았다. 가격인하 수준과 다른 세부사항에 대해 더블스타와 추가적으로 협상한 뒤 의결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외에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조건인 '사용 요율 0.5%, 사용 기간 20년'을 새롭게 체결하는 SPA에 반영하기로 했다. 그렇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당초 더블스타가 요구한 요율과의 차이로 발생하는 ‘최대 2700억원’에 대해선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보전해준다. 보전금액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채권단이 손에 쥐는 금액은 적게는 5300억원 수준까지 내려간다. 다만 채권단은 지분의 원가를 고려하면 '헐값 매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매각 지분 자체가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4600억원을 출자전환한 것이어서 적어도 700억원은 남기는 셈이다.

또한 채권단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매각가가 아니라 안정적인 채권 회수다. 금호타이어의 채권이 2조2000억원에 달하므로 매각가를 덜 받더라도 안정적으로 채무를 갚아나갈 대상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매각 공개입찰 당시부터 매각대금이 아닌 정성적 평가에 채권단이 큰 비중을 뒀던 이유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가치가 더 훼손되는 것을 막으려면 매각을 빠르게 완료해야 하므로 금호산업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키로 했다”며 “금호산업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매각 방해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더블스타에 고용승계기간 연장 등 다양한 요구를 할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얻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좋은 조건을 이끌어내야 하지 않겠냐”며 “매각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1 황희규 기자
[머니포커S] 다시 잡은 '금호 재건'의 불씨

◆ 부활하는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하지만 매각가 인하가 이번 사태의 쟁점은 아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하면 SPA를 다시 써야 하므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게 된다. 박 회장의 꺼져가던 희망에 금호타이어 실적부진이 다시 불을 붙여준 셈이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절호의 찬스다. 매각가가 낮아진 데다 처음 우선매수청구 기회가 왔을 당시 허용되지 않았던 컨소시엄 구성도 가능해질 전망이어서다. 당초 채권단은 박 회장 개인에 부여된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조항을 근거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 측이 이의를 제기하자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허용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지만 박 회장은 “컨소시엄 허용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며 우선매수권 사용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이후에도 ‘매각의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지속적으로 문제삼았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허용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이런 공정성 시비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누구에게 매각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컨소시엄을 허용하더라도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 측은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한 뒤 공문을 보내면 우선매수권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선 박 회장의 인수의지가 여전히 커서 어떤 방식으로든 우선매수권을 사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된다고 해서 박 회장이 인수를 성공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박 회장의 가용 개인재산이 사실상 전무해서다. 특히 채권단은 금호그룹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은 방식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인수대금 마련에 많은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의 동반 부실을 불러왔던 풋백옵션(PBO)이 포함된 자금확보 등을 제한할 계획이다. PBO란 재무적투자자(FI)에게 손실을 보전하거나 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런 조항이 포함될 경우 계열사에게 부담을 안길 수 있다. 박 회장은 앞서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PBO로 돈을 끌어썼다가 그룹 전체를 나락으로 내몬 적이 있다.

이와 더불어 채권단은 자금마련 과정에서 실정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없는지도 면밀히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앞서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6월 경제개혁연대가 제보한 금호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PBO방식 자금조달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결정하고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3호(2017년 8월30일~9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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