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복지부 깜짝 방문… "등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 쓰게 하라"

김나현 기자|조회수 : 3,622|입력 : 2017.08.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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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맨 왼쪽)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직전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실 기초의료보장과를 깜짝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과로사한 공무원을 애도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실 기초의료보장과를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복지 증진, 공공 부문 일자리 확충, 휴일 근무 근절 및 연차 소진, 육아휴직 권장 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직전 사전 공지 없이 기초의료보장과를 방문했다. 그는 "세종시에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순직한) 사무관의 자리를 들러보고 싶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기초의료보장과에서는 세 아이의 엄마인 한 워킹맘 공무원이 휴일 출근 도중 청사에서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당시 고인은 장기간 육아휴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과 부처 이동으로 인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자 극심한 정신·육체적 스트레스에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 하면서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근무하다가 그런 변을 당한게 아닌가"라며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복지 공무원들이 일은 많은데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 공무원 수도 적다. 복지 업무가 복지 국가로 갈 수록 해마다 늘고 있는데 기존의 인원이 그 업무를 다 담당하려면 인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철밥통이라고 생각한다. 직무 평가 분석을 통해 충분히 재배치하고, 한편으로 (불필요한) 인력은 줄여 나가면서 필요한 부서에는 인력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위에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육아휴직을) 가면 다른 동료들이 그 일을 다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기가 쉽지 않다"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적당한 시기에 육아 휴직 사용률, 특히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을 부처별로 받아보라"고 주문한 데 이어 "국·과장님들, 직원분들 연차 휴가 다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 저부터 솔선수범하려고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들에게 "이후 휴일 근무는 좀 없어졌는가"라고 질문했고 현장의 사무관은 "휴일 근무는 안 하고 있고 유연 근무를 하고 있다. 근무 강도가 낮아졌다"고 대답했다.

그는 박 장관에게 "복지 공무원들 복지를 책임지지 못하면 국민 복지를 어떻게 책임지겠는가. 앞으로 휴일 근무 없다고 약속하시겠는가"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