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번지수 못찾는 '서성원11번가'

CEO In & Out / 서성원 SK플래닛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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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 SK플래닛 사장. /사진제공=SK플래닛
서성원 SK플래닛 사장. /사진제공=SK플래닛
서성원 SK플래닛 사장이 자사 오픈마켓 11번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SK플래닛 자본확충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 6월부터 두달간 끌고 온 롯데∙신세계와의 11번가 지분매각협상 테이블이 엎어졌다는 후문이다. 안으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고민이다. 서 사장은 올 상반기 11번가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해외사업, 직구, 모바일사업 등을 확대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흑자전환까지 갈 길이 멀다. 

◆또 엎어진 협상 테이블… 경영권 딜레마

SK플래닛의 11번가 지분매각작업은 기약 없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최근까지 지분 투자에 관심을 가졌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마저도 11번가 인수안을 검토한 후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SK플래닛 측에서 11번가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는 조건을 내걸고 50% 안팎의 지분투자를 요구해 인수 매력도가 낮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11번가의 50% 지분 가치는 대략 1조~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롯데와 신세계 입장에서 경영권도 없이 적자부담을 안고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SK플래닛이 11번가 경영권을 포기할 수 없다면 경영권 외의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또 다른 외부 투자자를 찾고 있을 텐데 솔직히 11번가 경영권 외에는 인수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전자상거래업체 과열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라 흑자전환과 더불어 확실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투자자 물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SK플래닛의 모회사 SK텔레콤이 SK플래닛에서 11번가 사업을 인적분할시켜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뒤 롯데 또는 신세계와 5대5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롯데나 신세계로 하여금 물류센터 등의 자산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받아 11번가의 합작 주체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내용의 매각설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내부 동요가 일자 서성원 SK플래닛 사장은 지난 6월 임직원에게 서신을 보내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당초엔 11번가 경영권 매각도 염두에 뒀던 것으로 관측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성장세를 지켜보면서 11번가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자상거래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SK플래닛의 공식 입장은 간단명료하다. 처음부터 매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 SK플래닛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시너지 방안을 모색하고 투자유치를 위해 협상을 추진했지만 애초에 11번가 매각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면서 “챗봇 정밀화 작업, 모바일 확대, 여행사업 강화, 신선∙냉동식품 직매입 판매 서비스 도입 등 11번가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액 늘었지만 흑자전환 '감감'


11번가 매각설이 흘러나온 근본적 원인은 실적이다. 지난해 SK플래닛의 영업손실은 3652억원으로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2015년보다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SK플래닛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서 사장의 가장 큰 과제도 흑자전환이었다. 이를 위한 서 사장의 노력은 치열했다. 밖으로는 태국 등 동남아시장 집중 공략에 나서고 안으로는 모바일사업 및 직구 확대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했다.

사업재편도 과감하게 단행했다. 지난 3월에는 모바일광고 네트워크 ‘시럽애드’를 매각했고 지난 7월에는 광고대행 사업부문을 떼내 SM엔터테인먼트그룹에 팔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SK플래닛 광고사업부 분할안이 통과되면서 'M&C 주식회사'가 10월1일 신설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상황은 서 사장에게 여러모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월 올 상반기 11번가 거래액이 2015년보다 52% 증가한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깜짝 발표했지만 이는 오히려 매각 전 몸값을 띄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만 키웠다. 그동안 거래액 비공개 방침을 유지해오다 이례적으로 실적을 공개한 것이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사옥 이전과 잇따른 사업재편은 내부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었고 11번가 매각설에 무게를 더했다.

게다가 서 사장을 향한 모회사 SK텔레콤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는 모습이다. SK플래닛의 영업손실이 모회사인 SK텔레콤 실적까지 갉아먹어서다. 이미 지난 2월 SK텔레콤은 전자상거래사업 투자로 36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자회사 SK플래닛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SK플래닛의 대규모 적자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서 사장이 내밀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반전시킬 회복 신호조차 없어 어깨가 무겁다. 치열한 온라인상거래 경쟁 속에서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상태. 서 사장이 올 하반기 11번가의 난국을 어떻게 반전시킬지 주목된다.

☞ 프로필
▲1964년생 ▲연세대 경영학 학사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 ▲2002년 SK 구조조정추진본부 경영지원3팀장 ▲2004년 SK텔레콤 신규사업본부장 ▲2011년 SK텔레콤 서비스혁신부문장·통합마케팅추진실장·C&I(컨버전스&인터넷)기획실장 ▲2014년 SK텔링크 대표이사 ▲2015년 SK플래닛 사업총괄(COO) ▲2016년 12월 SK플래닛 대표이사 사장(현)


☞ 본 기사는 <머니S> 제504호(2017년 9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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