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겜S토리] '배틀그라운드·소녀전선' 왜 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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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블루홀
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블루홀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두개의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하나는 배틀로얄 장르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고 다른 하나는 모바일RPG(역할수행게임) ‘소녀전선’이다.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도, 거액의 개발비용이 들어가지도 않은 두 게임의 대박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현재도 성공의 원동력이 어디 있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언더독의 반란’이라 불리는 두 게임의 성공요인을 살펴봤다.

◆1000만장 팔린 '단순함'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얼리억세스(사전 유료 테스트)로는 보기 드문 1000만장 판매 기록을 세웠다. 최근 세계 최대의 게임플랫폼 스팀이 집계한 동시접속자수(DAU)도 1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그 기세가 상당하다. DAU가 5만~10만명만 기록해도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이다. 96명의 플레이어가 한 섬에 고립돼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상대를 제거하는 생존경쟁을 벌인다. 룰도 간단하다. ‘자기장’의 범위 내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규칙을 빼면 어떤 방식을 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틀그라운드의 첫번째 성공요인으로는 1인미디어플랫폼 ‘트위치’를 통한 구전효과와 단순함이 꼽힌다. 트위치는 170만개의 방송을 보유하고 한달 평균 5억명 이상의 시청자가 찾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플랫폼이다. 시장조사전문업체 뉴주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트위치를 통해 지난 7월 한달간 약 6000만분이 방송됐다. 이는 전체 방송 게임 가운데 세번째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인 ‘Dota2’(도타2), ‘오버워치’, ‘GTA V’를 앞선 수치다.

단순한 게임성도 한몫했다. 그간 트위치를 통해 방송된 게임은 팀플레이를 위주로 하는 게임이 대다수였다. 복잡한 조작법과 규칙을 알아야 해 시청자가 게임에 쉽게 몰입할 수 없었다. 게임을 하는 것 못지 않게 구경하는 것도 어려웠다는 말이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정해진 룰과 비교적 간단한 목표, 위장설정 등 요식행위에 불과하던 행동을 게임에서 구현해 게임을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게임을 구경하는 재미는 더 많은 시청자를 불러 모았고 그들은 직접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게이머가 됐다.

27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지닌 스팀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스팀에서 게임을 구매한 사용자는 1억2500만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3300만명이 스팀에 접속한다. 배틀그라운드는 이 시장을 미완성의 게임으로 공략했다.

그간 국산 게임 대부분은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출시 후에는 혹평이 쏟아지기 일쑤였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를 역이용했다. 테스트 버전의 게임을 유료 패키지 형태로 출시하면서 이용자 확보·버그 수정·수익 개선의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패키지게임이어서 추가과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외에 업계 전문가들이 꼽는 배틀그라운드의 핵심 성공요인은 자유로운 게임 제작환경이다. 제작사인 블루홀은 업계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블루홀의 개발환경은 독립성을 보장하고 개발자가 게임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실도 따로 없고 외국 개발자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소통한다. 최근 게임업계를 관통하는 '크런치모드'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직원이 즐거워야 즐거운 게임이 나온다는 말을 입증한 셈이다.


소녀전선. /사진제공=심동글로벌
소녀전선. /사진제공=심동글로벌

◆무과금정책으로 승승장구

최근 모바일게임시장을 뒤흔드는 게임은 이름도 생소한 소녀전선이다. 대만의 퍼블리싱업체 심동글로벌이 서비스하는 이 게임은 수익을 과감히 포기한 ‘무과금’정책과 ‘이용자와의 소통’을 앞세워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소녀전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성공요인은 이용자와의 소통이다. 당초 소녀전선은 한글버전이 없었다. 하지만 소녀전선의 게임성에 놀란 이들은 스스로 한글패치를 만들어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개발사에서도 이들의 노력을 인정, 공식 한글버전을 만들고 한국앱마켓에 정식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사는 게임을 아끼는 이용자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게임에 반영했다. 개발사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사전예약 20만명, 사용자 100만명이라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과금체계의 차별성도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그간 소녀전선 류의 미소녀게임은 특정 사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엄청난 과금요소를 집어넣었지만 소녀전선은 전혀 다른 방식을 선보였다. 과금 콘텐츠가 캐릭터의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게임들과 달리 소녀전선은 제대(Deck) 확장, 창고 확장 등 오로지 사용자 편의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소녀전선이 9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3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4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무과금정책임에도 사용자 스스로 지갑을 여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용자들이 그간의 과금정책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배틀그라운드와 소녀전선의 성공에 업계 관계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와 소녀전선은 국내 게임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며 “천편일률적인 게임시장에 경종을 울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6호(2017년 9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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