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미리 보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시행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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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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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2017년 국정감사 자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스마트폰 단말기 완전자급제’(이하 완전자급제)였다.

완전자급제는 단말기를 구입할 때 현재처럼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통신서비스와 함께 구입하는 게 아니라 단말기는 단말기 판매처에서 구입하고, 통신서비스는 이통사 대리점에서 가입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원하는 단말기를 통신사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통신서비스도 원하는 통신사의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완전자급제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극대화한다. 자연스럽게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당연히 경쟁이 치열할수록 요금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분위기 좋은 완전자급제

국내 이동통신가입자의 95% 이상은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입한다. 이통사가 단말기 유통과 통신서비스를 완벽하게 책임지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 뿐이다. 러시아, 중국, 유럽, 브라질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미 완전자급제나 유사한 방식이 대세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미국도 완전자급제 방식이 40% 수준이다.

현재 국회에는 완전자급제 관련 법안이 3건이나 발의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 박홍근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 의원 8명 가운데 7명이 완전자급제 발의의원으로 참여할만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달 12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2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이통사도 여느 때와 달리 협조적이다. 지난달 12일 국회에 출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은 완전자급제에 긍정적”이라며 “단말기와 서비스가 분리돼 경쟁하게 되면 가계통신비가 인하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통신비 절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유통망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뜻을 같이했다. 권 부회장은 “고착화된 통신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완전자급제 시행된다면…

완전자급제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우선 통신사가 요금제와 보조금을 결합해 고가의 단말기 가격을 설정하고 보조금을 지급해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현재의 관행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제조사간 단말기 가격경쟁이 벌어지며 출고가는 내려간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단말기의 유통이 활성화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단말기를 구입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시중에 유통되는 단말기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여기에 이통사가 단말기 지원금을 미끼로 판매를 할 수 없어진다. 현재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요금제가 아닌 다양하고 특색있는 요금제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통신서비스의 질적인 향상도 꾀할 수 있다.

소비자는 가입 시 들어야 하는 복잡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기기를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하면 끝이다. 통신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유심칩만 바꾸면 된다. 단말기를 의무적으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연간 4조원으로 추산되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그 돈을 아껴 국제표준 논의가 한창인 5G 개발에 투자할 수도 있다.

알뜰폰 업계도 완전자급제의 수혜를 누리게 된다. 박홍근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완전자급제 도입 시 알뜰폰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21.2%, 고려해보겠다는 응답은 51.2%로 나타났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현재 이통3사에만 맞춰지던 초점이 알뜰폰 업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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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급제, 충분한 합의 거쳐야

단말기 유통업계는 수익감소가 불가피하다. 전국에 분포된 휴대전화 판매점은 약 2만5000개, 관련 종사자는 약 6만명으로 추정된다. 치킨집과 비슷한 규모다. 이 판매점들이 유지될 수 있는 힘은 이통사의 지원이다. 이통사는 판매점 운영비용을 일부 분담하면서 가입자 확대를 노린다.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경쟁력 없는 업체들은 문을 닫게 된다. 따라서 유통업계는 완전자급제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완전자급제에 유감을 표한다”며 “완전자급제는 문제에 대해 별다른 고찰없이 발의된 막무가내식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시장에 얽힌 이해관계자가 복잡·다양한 만큼 최종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절충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단통법은 검증이 부족했고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분리공시제는 한계가 뚜렷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해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완전자급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과 영세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완전자급제는 유통구조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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