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기, '내수·여행·철강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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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100원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 경기지표가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고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원화가치가 상승해서다.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 수출하는 기업은 우울하다. 외국에서 물건을 팔고 달러로 받기 때문에 원화로 바꾸려면 환율이 높은 것이 더 이익이다. 반대로 수입을 주로 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사들일 수 있다.

이처럼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기업의 실적은 변동하고 그 영향은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통상 원화 강세일 때 수출주는 하락하고 내수주는 상승한다. 또 원화 강세는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여 양호한 수급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앞으로 수개월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금, 증시에서는 어떤 업종이 주목받을까.



◆내수주: 소비심리 강화에 마진 상승

원화가 비싸지면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내수주가 수혜를 입는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재료를 매입해 국내시장에 유통하면 마진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소비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다. 올 3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대체로 수출기업의 호황에서 비롯됐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정부가 수출보다 내수 살리기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심리가 개선된 점도 내수주를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3.1포인트 오른 112.3을 기록했다. 2010년 12월 이후 6년11개월 만에 최고수준이다.

유리한 내수시장 환경은 원화강세와 함께 증시에서 내수주의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시장자금이 반도체·IT·바이오에 쏠렸던 만큼 내수주가 다시 증시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류용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빠른 원화 강세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수급 개선이 나타나고 수혜주인 내수업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현 정부의 소득성장 정책 및 신성장산업 육성정책과도 호응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내수주 중 음식료업종에 주목한다. 음식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를 줄이기가 쉽지 않지만 원화 강세와 식품재료 가격의 하락으로 원가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와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음식료업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이에 내년 국내 식품산업 규모는 100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6%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품목을 보유한 종합식품업체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CJ제일제당과 오뚜기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은 식품부문 마진율 향상이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오뚜기는 라면과 가정간편식(HMR)이 외형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행주: 환율 떨어지면 놀러가지요

여행주는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주다. 환율이 떨어지면 같은 돈으로 더 많이 환전할 수 있어서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비용이나 기타 상품구조를 바꾸지 않아도 출국자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어난다.

여행업종의 대장주 하나투어는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주로 지목된다. SK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원화 강세와 위안화 강세, 엔화 약세 등 3국의 환율 흐름은 하나투어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화 강세는 하나투어 본사의 핵심 수요인 출국자 증가를 확대한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침체됐던 중국인관광객의 빠른 회복을 도와 하나투어의 면세점과 호텔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엔화 약세는 하나투어 재팬의 실적을 개선하는 요인이다.

손윤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중·일의 환율 흐름은 하나투어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6만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모두투어 역시 주목받는 여행주다. 추석 황금연휴 효과로 모두투어의 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26억원, 79억원이 될 전망이다. 전년 동기대비 23%, 106% 증가한 수준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항공권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계사 모두투어리츠가 연결 반영되고 한중관계 해소에 따른 모두스테이 실적 개선, 자유투어의 흑자전환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4만2000원으로 올렸다.


◆철강주: 원재료 수입비용 하락, ‘이익 증가’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업종도 원화 강세 수혜주로 손꼽힌다. 규모가 큰 철강업은 특히 외화부채의 금액 감소로 외화 환산이익도 발생한다. 국내 대표 철강주 포스코(POSCO)는 철광석(5500만톤), 원료탄(2400만톤)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원화 강세로 수입비용 절감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 포스코는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가 많은 구조다. 환율 하락으로 환산이익이 더 크게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8년 포스코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한 5조42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부문의 수익성이 증가하고 외화관련 이익이 뒷받침되면서 호실적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중국 내수 철강재의 가격과 원재료가격 차이가 늘면서 중국 철강업체의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젠 포스코가 그 수혜를 누릴 시기”라고 분석했다. 또 이 애널리스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포스코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 중반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에 외환관련이익과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 등 변수를 최소한으로 가정해도 추가 ROE 개선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7호(2017년 12월6일~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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