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내 시간 많이 남지 않았다, 타협하지 않고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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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자료사진=뉴시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자료사진=뉴시스

이국종 교수가 외과의로서 자신의 수명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외상응급의료 환경의 개선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응급외상센터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자신이 집도를 맡아 회복되고 있는 북한군 귀순병사에 대한 근황을 전한 뒤 외상센터 환경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 교수는 “(처음에) 굉장히 어려웠다. 처음에 저는 2002년도에 발령을 받았는데 사실 그때 다른 병원에 한 두 분 제가 알고 있던 분들도 한 1년 만에 그만뒀다”며 응급외상센터의 열악했던 환경을 전했다.

이 교수는 “저희가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남아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많이 힘들어졌다. 하여튼 저희가 얼마나 이걸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그대로 해서, 최악의 경우에는 저희가 사멸하고 나더라도 저희가 했던 진료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은 강하게 있다”며 자신이 느끼는 책임감을 전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화석’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 교수는 “화석 같은 것이다. 옛날에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 있었구나. 하면 되기는 됐었구나. 조금이라도 이렇게 본받을 만한 뭐가 있었다는 게 후세에 남아야지, 그냥 아무것도 없이 떼워 넘기려고 현실적으로 타협을 하면 뭐하러 그걸 하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인력부족 문제도 호소했다. 그는 “(외상센터 환자들이) 굉장히 중환자이다 보니까 이 사람들은 간호사분들 손이 월등히 많이 간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병원들이 간호사, 의사, 의료기사를 고용하는 수준이 선진국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 인력 가지고 유지를 하니까 간호사분들이 자꾸 그만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병원 인력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고 국민행복권을 우선시한다고 말은 그렇게 한다. (병원도) 그렇게 진정성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이 교수는 “그냥 잘 지낸다”면서도, 시력을 좋지 않다고 들었다는 사회자 질문에 “제 나이쯤 되면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한두 군데씩 아픈 것 참고 지내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외상센터 근무의 책임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저희 중증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300명 직원 모두들 다 인사발령을 받아서 온 게 아니라 자원해서 온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기억나는 환자에 대해 묻자, 환자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숙명이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이 교수는 “전체 사망률이 10% 정도 나오고 있다. 그건 전 세계 외상센터 의사들의 숙명이다. 사망률 10%에서 15% 정도는 안고 가야 한다. 그걸 겁을 내면 가망이 없는 환자는 받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안 될 가능성을 보는 게 아니라 1%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무조건 열고 들어가야 되는 게 이 외상외과의사들의 숙명, 그리고 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모든 의료진의 숙명 같은 것”이라며, “거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높은 사망률은 저희가 안고 가야 한다”꼬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약간 마음을 놓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그런 환자들이 갑자기 엉뚱한 합병증이 발생하면서 갑자기 피가 뿜어져 나오면서 돌아가시거나 생명을 잃어갈 때. 그때는 정말 미칠 것 같다. 정말 괴롭다, 그럴 때는. 환자 한 분, 한 분이 다 남는다”며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의료 윤리 위반 발언’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그는 “저는 의원님께서 평소에 글도 굉장히 잘 쓰시고 정론직필을 하시는 굉장한 식견을 갖추신 전문가로 알고 있다… 분명한 건 그 의원님이 소속된 정당은 블루 컬러 계층의 분들이 지지하는 정당이고, 저는 바로 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흘리는 피를 막아내고 있는 사람”이라며,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의료정책과 관련,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해 질문을 하자 이 교수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정책을 만들지 않는다. 의료시스템 말단에서 실제 그걸 수행하는 말단조직에 있는 사람이다. 제가 아는 굉장히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 분들을 도와드릴 뿐이지 주제넘게 감히 나서서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원하는 일에 대한 뜻을 전한 뒤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저한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외상센터를 맡고 있는 한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 지침에 맞춰서, 아예 안 하면 안 했지 거기서 벗어나서 적당히 타협하면서 가지는 않으려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제 손끝에서 이렇게 치료되는 환자분들이 잘못되지 않고 큰 의료사고 없이 잘 마쳐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외과의사들은 그렇게 의사수명이 길지 않다. 노동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것, 또 하드웨어가 고장이 나게 되면 금방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영락
장영락 ped1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온라인팀 장영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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