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조현식 부회장, 시험대 오른 'MB 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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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그룹의 오너 3세경영이 본격화된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이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것. 그는 1997년 입사 후 20년 만이자 2010년 사장직을 맡은 뒤 8년 만에 회사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2012년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조 회장의 장남인 조 부회장(당시 사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 중 누가 ‘포스트 조양래’가 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조 회장이 76세의 고령인 데다 두 아들의 경영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이 2011년 정기인사에서 글로벌사업을 지휘하는 자리에 오르며 무게가 쏠리는 듯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후계구도가 어느 정도 정리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 정부가 지난 MB정권에 화살을 겨눈 점이 조 부회장의 중용에 한몫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조현식 한국타이어 총괄부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조현식 한국타이어 총괄부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업계에서는 내년에 조 부회장의 본격적인 시험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되며 2007년부터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어온 서승화 부회장은 3월에 퇴임한다. 따라서 조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최고운영책임자) 겸 한국타이어 각자 대표이사에 오른 조 부회장의 동생인 조 사장과의 호흡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샴페인은 아직… 넘어야 할 과제 많아

조 부회장이 후계자 자리에 한걸음 더 다가섰더라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정부의 잣대가 깐깐해지며 계열사와의 거래나 복잡하게 얽힌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 한국타이어는 SI(시스템통합) 계열사 엠프론티어와 신양관광개발, 엠케이테크놀로지 등이 논란거리다.

최근 빠른 성장을 이어온 엠프론티어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40%,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24%씩, 장녀 조희경씨가 12% 지분을 나눠 가졌고 지난해 매출액 중 내부거래 비중이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엠프론티어가 회사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업체여서 정보보안 때문에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다른 기업과 거래를 늘려 매출비중을 조절할 계획이다.

건물 및 시설관리, 부동산임대업을 주로 하는 신양관광개발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이슈가 된 회사다.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했고 매출이 모두 한국타이어 계열사에서 발생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한국타이어의 건물을 관리하며 올린 지난해 매출은 23억원, 영업손실은 1억4000만원이다. 하지만 의문점은 지난해 15억원쯤을, 2015년에는 무려 200억원에 달하는 영업외수익을 올린 점이다. 그 중 상당분은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과 배당이익이다. 이 회사는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을 각각 0.64%, 0.03% 갖고 있다. 결국 본업 외에 오너일가의 금융투자로 웃고 우는 회사인 셈이다.


타이어 금형을 만들어 파는 엠케이테크놀로지 주식은 한국타이어가 50.1%, 조 부회장이 20%, 조 사장이 29.9%를 보유했다. 내부거래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는 문재인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고 적폐청산 수사에 나선 점을 변수로 지목한다. MB의 사돈기업이라는 점, 과거 그의 아들이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탓에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아울러 또 넘어야 할 산은 근로자 직업병 문제다. 2007년 공장근로자들이 숨지며 논란이 불거졌는데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후인 200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한국타이어 공장을 비롯해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 암이나 순환기질환 등으로 사망한 근로자는 모두 46명에 달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08년부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600억원 이상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작업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품질·유통혁신 시험대

한국타이어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0.1%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2%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 생산차질로 실적이 부진할 거란 전망을 내놓았다. 따라서 조 부회장은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비타이어부문 매출을 높여야 한다.

조 부회장이 추구하는 핵심전략은 품질혁신과 유통혁신. 세계적으로 카셰어링이 확산되는 추세인 데다 신차시장 수요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것. 그는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을 오픈했다. 첨단시설을 갖춘 대규모 연구시설을 통해 품질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 적게 팔리더라도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또 이를 통해 자연스레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고 본 것.

기반을 마련한 올해부터는 기존 제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유통혁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중이다. 지난 2월 호주의 타이어 유통점 ‘작스 타이어즈’(JAX TYRES)를 인수, 이 회사의 강점인 O2O(Online to Offline)시스템을 국내 티스테이션과 글로벌 유통채널에 적용한다.

티스테이션은 한국타이어 전문점이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첨단장비와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타이어중심의 자동차 토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조 부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통담당 조직을 유통사업본부로 키웠다.

이처럼 유통사업에 집중해 지난해 말 1조원 수준이던 것을 2020년까지 2조원 수준으로 2배 늘리고 매출비중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당장 해결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어려움을 극복하며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그의 묘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현식 부회장 프로필

1970년생(만 47세)
1997 한국타이어 입사
2000 한국타이어 경영혁신팀 차장
2002 한국타이어 해외영업본부장 상무
2006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부사장
2010 한국타이어 한국지역본부장 사장
2012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2017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18호(2017년 12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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