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공정위가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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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이하 TF)가 2012~2016년 공정위가 처리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과정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실체적·절차적 측면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19일 TF는 이 사건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공정위가 지난해 인체위해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심의절차를 종료한 것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입법취지와 표시·광고의 사회적 기능에 비춰 너무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TF는 ▲미국 환경청이 CMIT·MIT 독성을 인정한 점 ▲이 사건 제조인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 안전보건자료에 ‘CMIT·MIT 흡입·섭취 시 피부점막 및 체세포에 치명적 손상을 준다고 기재한 점 ▲사업자가 이 사건 관련 제품 출시 당시 별도의 실험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면밀하게 검증한 자료가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위해 가능성이 있고 표시·광고 당시 해당 사업자가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봤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 팀장인 권오승 서울대 명예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과정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 팀장인 권오승 서울대 명예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과정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TF 관계자는 “이 사건을 유발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에 관한 정보는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에 해당된다”며 “해당 사업자가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표시·광고하지 않은 행위는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기만적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인체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성 판단을 유보했는데 이는 표시·광고법의 입법취지와 표시·광고가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에 비춰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사건을 지난해 공정위 서울사무소 소회의 대면회의가 아닌 유선통화를 통해 심의해 처리한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령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전원회의가 아닌 소회의에서 논의한 것도 적절하지 않고 대면회의를 하지 않은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가 처음부터 전원회의에서 논의했다면 논의 결과와 관계없이 실체적·절차적 측면에서 공정위 의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게 TF의 판단이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TF는 “공정위가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심의절차 종료로 의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적인 조사와 심의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2011년부터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2012년 2월 PHMG·PGH 함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롯데와 글로엔엠에 대해선 경고조치 하고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과 이마트에 대해선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또 같은 해 8월 PHMG·PGH 함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버트플라이이펙트, 아토오가닉 등 4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해당 법인과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과 이 제품을 제조한 SK케미칼에 대한 표시·광고법 위반 신고 건에 대해선 서울사무소 소회의에서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내리며 국회, 언론, 피해자 등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지난 9월 뒤늦게  권오승 서울대 명예교수를 팀장으로 하는 전문가 중심 TF를 꾸리고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 판매 사업자에 대한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다시 조사해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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