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금융권 '희망퇴직', 희망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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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S] 금융권 '희망퇴직', 희망 있나

# 최근 은행원 A씨(42)는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입행한 지 16년 만이다. 지인들은 “한창 일할 나이에 퇴직한다”고 지적하지만 승진은 어렵고 업무스트레스도 늘어난 은행을 떠날 생각을 하면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는 “퇴직금과 위로금을 받을 수 있어 희망퇴직을 결심했다. 퇴직금으로 식당을 차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분다. 오랜 저금리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희망퇴직 신청기준도 늘어났다. 퇴직을 앞둔 간부급 직원에서 근속연수 15년차의 실무자급으로 신청요건이 확대됐다.

올해 만 40세가 된 1978년생도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됐다. 그동안 부지점장(부부장)급 이상이나 임금피크제(만 54세) 대상자로 희망퇴직을 제한했지만 연차와 나이 조건만 맞으면 직급과 상관없이 신청을 받는다. 잇따른 희망퇴직이 은행의 비용절감과 신입행원 채용 효과를 동시에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40대도 희망퇴직, 조건 맞으면 신청

신한은행은 지난 8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280명)보다 2.8배 많은 78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생 이상이다. 조건에 따라 특별퇴직금(8~36개월치 월급)이 주어진다. 30년 가까이 근속한 직원은 2억5000만원가량의 특별 퇴직금을 받을 전망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 2일 38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올해는 임금피크제 대상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자(1963~1965년생)도 희망퇴직을 신청해 눈길을 끈다. 퇴직금은 잔여정년에 따라 최소 27개월에서 최대 36개월의 급여가 일시 지급될 전망이다.

KEB하나·NH농협·우리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각각 207명, 534명, 1011명이 은행을 떠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로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꺼내던 희망퇴직이 이제 정례화되는 분위기다.

금융노조 측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는 금융환경에 직급이 높아질수록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행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추세”라며 “희망퇴직 기준이 젊은 행원도 참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희망퇴직을 일자리 창출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장기근속한 분들의 명예퇴직이 더 많은 청년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머니포커S] 금융권 '희망퇴직', 희망 있나

◆신입채용 지지부진… ‘임피’ 개선 요구

관건은 희망퇴직이 일자리창출로 이어질지 여부다. 은행권은 매년 희망퇴직을 시행하지만 신입행원 채용에 소극적이다. 경력직이나 특별직군으로 채용을 제한하거나 신입행원 규모를 줄여 상대적으로 책임자급이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책임자급은 총 5567명으로 일반직원수 중 64.3%에 달한다. 이어 KB국민은행(59.1%), 농협은행(56.5%), 신한은행(55.4%) 우리은행(54.1%)도 높은 비율을 보인다. 일선 영업점에서 일하는 행원보다 차·부장급 책임자 비율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국책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 정부는 올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에 명예퇴직을 주문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받는 국책은행은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퇴직금 지급을 꺼려 명예퇴직 신청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신입채용을 늘릴 수 있는 항아리형 인적구조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

금융노조는 임금피크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임금피크제는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부터 단계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다. 경감된 인건비 만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은행권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 정년(만 54세 또는 55세) 연간 임금을 5년(혹은 4년)에 걸쳐 매년 일정비율씩 줄인다. 문제는 현저히 낮은 지급률로 임금피크제 실효성이 저조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임금피크제 총지급률은 240~260%다. KEB하나은행이 260%로 가장 높고 NH농협은행(255%), KB국민·신한은행(250%), 우리은행(240%) 순이다. 성과보수 개념이 자리 잡힌 보험권은 임금피크제 총지급률이 300% 후반대다. 롯데손해보험이 375%로 가장 높고 현대해상(370%), 동부화재(368%), 삼성생명·화재(368%)도 높은 지급률을 보인다.

보험업계는 연차보다 성과평가가 뚜렷하다 보니 정년까지 일하는 인원이 많지 않아 임금피크 대상도 적다. 게다가 지난해 60세 정년시행을 계기로 임금체계를 개편해 임금피크 지급률도 올랐다. 은행이 임금피크제를 개선해 지급률을 올려야 한다는 요구도 이 때문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가 고액연봉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며 “은행권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효과를 내고 신규채용을 늘리려면 임금피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공기업에 60세 정년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용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고령자고용촉진법 12조는 300인 이상 기업에게 50세 이상 직원 2~6% 고용을 의무화했는데, 이 조항을 없애고 모든 사업체가 정년 60세 이상을 보장하도록 개정할 방침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직장인은 60세에 은퇴한 뒤 국민연금을 받기 전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또 임금피크제 지원금 요건이 보완돼 공기업은 60세 직원을 재고용할 경우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60세 정년제가 전면 도입되면 은행원은 정년보장, 금융공기업은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금융공기업의 정년제 도입이 시중은행의 임금피크제 효과를 극대화시켜 신규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3호(2018년 1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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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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