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강남 집값은 왜 안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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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김창성 기자
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김창성 기자

“강남은 강남이다. 누가 무슨 수를 써도 강남 아파트값은 절대 안 떨어질 거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도 지속된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일 리 없을 거라며 호언장담했다. 실제로 과열된 시장을 바로잡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규제에도 강남은 여전히 ‘무풍지대’다. 매주 오르는 아파트값과 수십억원에 이르는 호가는 콧대 높은 강남 집주인의 자신감을 대변한다. 정부는 강남 아파트값 잡기에 총력을 다할 뜻을 내비쳤지만 강남은 그럴수록 더 기세등등하다. 정부의 규제 약발이 안 먹히는 강남 아파트값 열풍은 대체 왜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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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호가 매주 상승

“어차피 돈 있는 사람들 상대하는데 움츠러들 필요 없잖아요. 강남 집주인들은 가격으로 흥정 안합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릴 줄 모르는 강남 아파트값을 이같이 정의했다. 비싼 가격을 부르면 못 사는 사람이야 어차피 못 사고, 살 사람은 웃돈을 얹어서라도 사기 때문에 지레 움츠러들어서 가격을 낮게 매기는 집주인은 없다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집주인이 높게 책정한 호가를 정부가 강제로 낮출 순 없지 않냐”며 “사려면 사고 아니면 말라는 높은 콧대가 강남 아파트값을 떠받친다”고 설명했다.

이런 말처럼 강남 아파트값은 매주 상승곡선을 그린다. 시장조사 기관과 업체가 발표한 수치만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분위기는 같았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70%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셋째주 이후 15주 연속 오름세다. 특히 첫째주에는 0.98% 상승하며 2012년 5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전국 151개 시·군·구 3만327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에서도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상승했지만 서울 강남 4구인 강남구(0.81%), 서초구(0.15%), 송파구(0.56%), 강동구(0.39%)는 전주 대비 모두 오른 동시에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시세 상승 주도하는 재건축아파트

강남발 아파트값 과열현상은 재건축아파트가 주도한다. 이미 들어선 고급 아파트도 즐비하지만 교육·교통·편의시설 등 이른바 삼박자 인프라를 두루 갖춘 뛰어난 입지요건이 재건축아파트의 상승세와 미래가치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시세 상승을 주도한 강남의 대표 재건축아파트는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압구정현대·개포주공1·반포주공1·잠실주공5단지 등이다. 이들 단지는 입주 30~40여년 된 낡은 아파트임에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좀처럼 매매가나 호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재건축아파트값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자 대형건설사의 수주경쟁도 치열해졌다. 건설사들은 재건축사업 수주 과정에서 조합원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암암리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찰은 해당 건설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나섰고 건설사들도 자정노력 의지를 밝혔지만 사업성 높은 강남 재건축아파트 수주경쟁을 쉽게 포기할리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강남이 식을 줄 모르자 인근 신도시 아파트값도 들썩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기준 수도권 신도시의 전주 대비 매매가 상승률은 ▲과천 0.95% ▲분당 0.49% ▲판교 0.21% ▲위례 0.20% ▲안양 0.07% ▲부천 0.05% ▲광교 0.04% 순이다.

대치동 소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는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안 팔고 묵혀둘수록 가치가 뛸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며 “래미안대치팰리스처럼 1년 새 2억원 이상 뛰는 아파트가 즐비한데 정부 규제로 아파트값이 진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정부는 규제, 강남은 활개… 이유는?

“이쯤 되면 정부가 강남에 놀아나는 양상 아닌가요?”

반포동 소재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 코웃음쳤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내놓는다고 강남 집주인들이 움찔해서 스스로 집값을 낮추겠냐는 말이다. 앞서 압구정동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의견과 일치한다. 정부의 규제 칼날은 현실과 동떨어져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상황을 관망하면 그만이라는 논리다.

정부는 지난해 여섯차례나 부동산시장 규제 방안을 내놨고 강남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규제 범위의 중심에 있었지만 상황은 반전되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중개업소 관계자나 매도자가 실거래가를 높이기 위해 혼자 허위로 계약서를 써 신고한 뒤 계약을 파기하는 수법인 이른바 ‘자전거래’가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비일비재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부는 수차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지만 나아질 기미는 안 보인다. 정부의 규제 약발이 안먹히는 강남 아파트값 폭등에 대해 전문가는 희소성이 부각돼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에 속도를 내던 단지가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고 조합 설립 뒤 매매금지를 하다 보니 은마아파트처럼 조합 설립이 안된 곳들의 희소성이 부각돼 아파트값이 뛰었다”며 “정부가 내놓을 만한 규제는 다 나왔지만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연한 연장 등 추가 충격요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4호(2018년 1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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