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동양·ABL 한가족' 시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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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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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험사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국내 보험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합병설이 끊이지 않는다. 안방보험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차원에서 굳이 두 회사를 분리해 운영할 필요가 없어서다. 양사는 여전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합병설을 부인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사실상 합병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제 ‘합병 여부’보다 ‘합병 시점’에 관심이 커졌다. 


◆원활 합병위한 포석 '전산 통합'

안방보험그룹은 2015년 9월 동양생명을 끌어안은 데 이어 2016년 12월 ABL생명도 인수했다. 2016년 11월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에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고 여기에 ABL생명을 인수한 안방그룹홀딩스가 동원됐다. 이로써 안방보험은 안방그룹홀딩스가 동양생명 지분 33%와 ABL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를 형성해 합병이 수월하도록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당분간 양사를 투트랙으로 운영하다가 조금씩 합병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한다.

몸집이 큰 두 회사가 합병할 때 가장 중요한 작업은 전산망 통합이다. 보험사는 방대한 고객 계약데이터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 전 전산망부터 손보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객데이터는 금융위원회의 최종승인이 떨어져야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 후에도 장기간 통합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최근 합병한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지난해 초 통합추진단을 만들어 꾸준히 전산관리 통합업무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고객데이터는 지난해 12월 금융위 승인이 난 이후부터 이전하기 시작해 여전히 전산통합을 진행 중이다.

이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합병한다면 전산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을 내부에서 우선 추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상품, 자산운용, 마케팅, 언더라이팅, IT 등의 전산시스템 관리를 IT 아웃소싱업체에 맡긴다.

한 IT업체가 보험심사와 자산운용, 내부 사내관리, 보험계약관리나 설계사 프로그램 등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부분별로 다른 IT업체에게 아웃소싱을 준다. 물론 금융계열사를 지닌 보험사는 자체 IT관리 계열업체가 이를 맡기도 한다.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내부적으로 각각 다른 IT업체에 부분별로 아웃소싱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ABL생명 측은 “동양생명과의 합병을 고려한 전산통합 작업이 추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점의 문제일 뿐 합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전산통합에 대한 움직임이 이미 있거나 추진될 것으로 관측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그동안 한국시장을 나름대로 파악했을 것”이라며 “시스템 통합 등 물리적 합병은 노조 반발 등이 예상되는 만큼 쉽지 않겠지만 시점이 문제일 뿐 장기적으로는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12월까지는 합병발표가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ABL생명이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 노조와 사측 간 단체협약 갱신 시 3년간 고용보장 조건을 달아서다. 금융위로부터 인수승인이 난 2016년 12월 이후 3년간인 내년 12월까지는 인력조정이 어려워 그 이후 합병을 발표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합병시점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동양생명 역시 안방보험에 인수될 당시 3년간 고용보장 약속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노조와의 협약을 사실상 깼다.


[머니S토리] '동양·ABL 한가족' 시기만 남았다?

◆‘희망퇴직·임금피크제’ 합병 조짐?

양사가 정확한 합병여부에 대해 함구하는 이유는 안방보험그룹 측이 합병의지를 정확히 밝히지 않아서 일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인원감축에 따른 후폭풍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본다. 아직 정확한 로드맵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합병 움직임이 감지되면 직원들이 구조조정에 대해 동요하고 노조의 반발이 커질 수 있어서다. 물론 최근 합병한 미래에셋생명은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PCA생명 전 직원의 고용을 100% 승계했다.

당시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임직원의 고용을 100% 승계해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따뜻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단순 계열보험사 이미지를 넘어 미래에셋금융 전체 그룹 이미지를 고려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양사의 대주주인 중국안방보험이 그룹 이미지를 고려해 직원들을 대부분 승계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안방보험은 ABL생명 인수조건으로 매각 전 인력 구조조정과 노사 간 단체협약 개정을 요구했다. 실제 안방보험 매각 결정 이후 요스 라우어리어 당시 ABL생명 한국법인 대표는 200여명에 달하는 명예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기업 인수는 철저히 현지시장 파악과 함께 계산적인 논리에 의해 진행된다”며 “인수조건에 인력구조조정이 포함될 만큼 안방보험은 ABL생명 인수 당시 이미 합병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만약 합병한다해도 100% 고용승계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임금피크제 도입도 서두른다. 이미 동양생명은 노조의 찬성 속 임금피크제가 도입됐다. 동양생명의 임금피크제는 대상자가 희망퇴직을 선택할 경우 최대32개월치의 기본급과 창업지원금 3000만원 등이 퇴직금으로 지급된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방보험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이유가 사실상 희망퇴직을 유도해 인원을 감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BL생명도 동양생명에 준하는 내용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 하지만 노조 측의 반대에 부딪혀 답보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제안한 임금피크제의 수정을 요구한다. ABL생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안방보험그룹사인 동양생명과 내용이 다른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현재 1차 교섭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사측과 경직국면이라 우리도 추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4호(2018년 1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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