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신규계좌 발급 ‘하늘의 별 따기’… 시중은행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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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 시민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한 시민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30일 가상화폐 계좌 실명제 도입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금융업계가 신규 계좌 개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 실명 시스템을 갖춘 6개 시중은행 가운데 3곳을 당분간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할 생각이 없고 나머지 3개 은행도 기존 계좌에 추가 입금은 허용하되 신규계좌 발급은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금융당국은 신한·NH농협·IBK기업·KB국민·KEB하나·광주 등 6개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오는 30일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들 6개 은행에서 오는 30일부터 신규계좌 발급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정작 은행들은 당분간 신규계좌발급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가상화폐 계좌 시스템은 거래소와 은행이 계약을 맺어 은행이 실명계좌를 제공하고 거래소는 입출금 건당 200원가량의 수수료를 은행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곳은 KB국민·KEB하나·광주 등 3개 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까지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발급했지만 7월 이후 거래를 끊었다. KEB하나은행과 광주은행은 아직 거래소와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빗썸과 거래를 해지한 후 현재까지 새로운 계약을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도 “고객층이 두터운 KB국민은행의 경우 거래소 측이 건당 300원의 수수료를 제안했음에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3개 은행은 오는 30일은 물론 다음달에도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존에 거래소와 많은 거래를 했던 나머지 3개 은행(신한·NH농협·IBK기업)도 오는 30일 기존 가상계좌의 추가입금은 허용하되 신규 계약은 기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규모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했던 IBK기업은행은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돼 있어 신규 계좌 개설에 나설 경우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월말도 겹쳐 기존 고객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빗썸, 코빗과 제휴관계를 유지하던 신한은행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신한은행 측은 “강화된 고객확인 제도 시행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등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수행하기 위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인원과 거래관계를 맺었던 NH농협은 “시스템 안정 등을 감안하면 기존 계좌를 관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면서 “신규회원들의 경우 서비스가 안정화 되면 순차적으로 개설을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신규 가상계좌 발급 여부는 전적으로 은행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자금세탁방지의무는 은행의 평판과 관련된 만큼 가이드라인을 다 지킬 수 있다는 자신이 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 계좌 신규개설 등에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라며 “정부의 시각이 가상화폐는 투기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은행들이 당분간 정부의 눈치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이 신규 가상계좌 개설에 적극적이지 못한 반응을 내놓자 투자자들 사이에는 자금이 유입되지 않거나 적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가상화폐 투자자 A씨(35·남)는 “30일 신규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소식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며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시장이 고사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박흥순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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