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문턱 낮춘 '전문보험사', 싸늘한 반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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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금융업 진입문턱을 낮추며 전문보험사 설립을 유도하고 있다. 온라인시장 성장에 어울리는 보다 전문화된 보험사가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소수 대형사가 과점하는 국내 보험시장에서 전문보험사의 성장요인이 크지 않아서다.

◆신생사 경쟁력 확보 어려워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내 경쟁과 혁신 촉진 차원에서 금융업 진입규제를 개편해 특화금융사 등의 출현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정부가 제시한 특화금융사는 펫보험 또는 어린이보험을 취급하는 전문보험사나 온라인보험사다. 정부는 특화금융회사 출현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인가단위 개편 등 별도의 법적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특정 소액담보를 취급하는 보험사도 모든 담보를 판매하는 대형보험사와 동일한 진입규제를 받는다. 종합보험사든 전문보험사든 최소자본금이 300억원 이상으로 동일하다. 이를테면 여행자보험만 취급하려는 경우 상해(자본금 100억원), 질병(100억원), 도난(50억원), 배상보험(50억원) 등의 보험인가를 취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한데 종합손해보험사 인가요건(자본금 300억원)과 같다. 여행자 전문보험사 설립을 위해 종합손보사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바로 이 최소자본금을 낮춰 신생 전문보험사의 탄생을 유도하려 한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 '전문보험' 도입에 나섰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2000년대 중반 보험업법을 개정하자 소액단기보험만을 취급하는 회사가 늘기 시작해 지난해 기준 90곳을 돌파했다. 

중국도 정부의 집중 지원이 이뤄지며 지난해 8월 기준 35곳으로 3년 새 16곳이 늘었다. 중국 손해보험 전문보험사의 주요 주주는 IT계 비보험사로 구성됐다. 중국정부가 IT기업의 보험시장 진입을 꾸준히 장려해서다. 또한 주식회사 형태가 아닌 상호회사 설립도 가능하게 해 온라인채널 전문보험사 활성화를 유도했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최근 동향은 주식회사 형태의 일반보험회사가 주를 이루는 국내 보험산업에서 하나의 참고사례가 될 것”이라며 “보험회사 경쟁력의 주요 원천은 보유 데이터의 양과 분석 능력인데 주로 IT기업이 이 두가지에 강점을 가졌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전문보험사 활성화를 위해 IT기업의 보험시장 진입 유도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관련 정책을 개선한다해도 국내 IT계열 및 스타트업 기업들이 전문보험사 설립에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웬만한 보험상품의 경우 기존 보험사가 서비스하고 있어 경쟁을 피할 수 없어서다.

또한 정부가 특화보험사를 만들겠다는 펫보험의 경우 보험개발원과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계약 건수가 1701건으로 가입률이 0.16% 수준이다. 정부가 전문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펫보험 같은 생활 밀착형 보험을 늘리겠다는 의도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돈 안되는 상품’ 중 하나일 뿐이다.

현재 펫보험을 판매 중인 국내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3곳뿐이다. 이마저도 언제 폐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을 도입한 보험사가 적은 이유는 동물병원 의료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병원별 과다 의료행위를 제한할 방법이 없어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손해율 부담 때문에 대형사마저 펫보험을 적극 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보험사가 등장할지 의문이다. 어린이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등도 이미 기존 대형사가 관련 보험을 판매 중이라 이를 넘어설 만큼의 저렴한 가격이나 보장내용이 갖춰지지 않으면 전문보험사가 자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아 보인다.

[머니S토리] 문턱 낮춘 '전문보험사', 싸늘한 반응 왜?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기존 보험사들이 출자해 소규모 전문보험사를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신생 회사 설립은 부담이 크다”며 “차라리 기존 보험사의 온라인 영역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보험사 전망도 ‘글쎄’

국내 보험시장에서 단일보험상품만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생·손보사를 통틀어 IBK연금보험과 DAS법률비용보험이 유일하다. 이 중 2009년 아시아 최초의 법률비용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한 DAS법률비용보험은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자 결국 2015년 3월 신규영업과 갱신을 중단했다.

온라인 전문보험사 설립 전망도 밝지 않다. 온라인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모바일채널 강화에 적극 나섰으나 생보시장은 아직 시장 파이가 작다.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생보사들의 온라인보험 초회보험료는 90억1000만원으로 대면채널 초회보험료(6조8840억원)의 0.1~0.2% 수준에 그쳤다.

국내 유일 온라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교보생명 계열)도 대형 생명보험사들을 제치고 온라인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지만 출범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봤다. 생보사들이 모바일채널에 주력한다고 해도 규모가 오프라인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작다는 뜻이다.

그나마 손보시장은 자동차보험을 필두로 한 온라인 다이렉트보험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손보사 온라인채널 원수보험료는 2조2762억원으로 2016년 9월(1조5843억원)에 비해 7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손보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점유율이 70% 이상 되는 상황이어서 신생 온라인 전문보험사가 기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문보험사 경쟁력을 위해 “기존 보험사가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에서 새로운 유형의 보험상품 창출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설합본호(제526호·제5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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