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흐드러진 강진 바스락길. /사진제공=이하 한국관광공사

물과 뭍에서 봄소식이 잇따른다. 먼바다로 나간 도다리가 돌아오고 갯버들도 푸른물을 올린다. 겨우내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골짜기는 어느새 청아한 물소리 한가득이다. 완연한 봄은 이런저런 봄꽃으로 완성되리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코앞이다. 이 여린 것이 깬다는 건 꽁꽁 얼어붙었던 땅이 녹는다는 방증이다. 개구리만 소생할 텐가. 움츠린 몸과 마음을 일으켜 녹아 푸석푸석한 봄길을 걸어보자. 봄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건 느릿느릿 걷는 게 제격일 터.

남쪽에서부터 올라온 봄소식이 북쪽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 3월,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월의 추천 걷기여행길'을 걸어보자. 추천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홈페이지를 참조한다.

◆남해 바래길 4코스 섬노래길(경남 남해)

경남 남해 미조항은 '미륵이 돕는 마을'이란 뜻을 품었다. 미륵불이 지키는 밤바다는 그지없이 아름답다. 또 봄이면 먼바다서 그물로 잡은 멸치를 터는 아름다운 울력이 펼쳐지는 미항이기도 하다. 미조항을 지나는 남해 바래길 4코스는 '섬노래길'로도 불린다. 바래길은 남해 아낙들이 갯것을 잡으러 나가는 일을 '바래 간다'고 해서 붙여졌다. 바닷가를 끼고 도는 코스여서 높낮이가 심하지 않은 편한 길이다. 3월이면 발갛게 올라오는 벚나무 꽃봉우리를 벗 삼아 걷기 좋다.


☞코스정보
송정솔바람해변(게스트하우스)-망산정상-미조항(수협활어위판장)-설리해수욕장-송정솔바람해변 9.5㎞, 3시간30분, 난이도-어려움, 남해바래길 탐방안내센터 (055)863-8778

◆진해 드림로드 2코스 천자봉해오름길(경남 창원)

진해드림로드는 진해시 시절 임도였던 안민도로를 활용해 만든 걷기길이다. 총 4구간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 중 제2코스 천자봉해오름길은 안민도로의 안민휴게소에서 만남의 광장 위 갈림길까지 이르는 10㎞의 걷기길이다. 복숭아나무, 대나무, 편백나무, 남천, 벚나무 등 다양한 수종에 둘러싸인 채 산세를 따라 부드럽게 굽어 돈다. 곳곳에 탈출로가 있어 상황에 따라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길을 걷는 내내 진해와 그 앞바다가 발 아래로 아름답고, 웅산을 중심으로 천자봉과 장복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병풍처럼 펼쳐지며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코스정보
안민도로(안민휴게소)-편백쉼터와 황토길(청용사앞)-해병훈련테마쉼터-드림파크갈림길-천자암-만남의 광장 위 갈림길 10㎞, 4시간10분, 난이도-보통, 진해구 수산산림과 (055)548-4661

◆대구올레 4코스 평광동 왕건길(대구 동구)

팔공산의 깨끗한 자연이 키워낸 100년 전통의 명품사과인 평광사과의 재배지를 따라 이어진 길로, 걷는 내내 사과향 가득한 풍광이 펼쳐진다. 평광동 입구의 효자 강순항나무를 출발해 작고 아담한 저수지인 평광지를 거쳐 신숭겸장군의 영각과 유허비가 있는 모영재를 왕복하는 코스다. 봄철 사과꽃이 필 때(4~5월)와 가을철 빨갛게 사과가 익어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근육질의 사과나무에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3월도 좋다. 골짝마다 들어선 사과밭을 두루 거치던 길은 마지막에 효자 우효중과 선비 우명식의 절의를 기리기 위해 세운 재실인 첨백당으로 이어진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한옥의 정취로 가득한 곳이다.


☞코스정보
평광동 입구(효자 강순항나무)-평광초등학교-평광지-모영재(신숭겸장군영각유허비) 왕복-재바우농원(최고령 홍옥나무)-첨백당-평광종점 정류장 7.5㎞(왕복), 2시간30분, 난이도-매우 쉬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053)985-8030

◆강화나들길 11코스(인천 강화)

강화 나들길 11코스는 석모도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는 길이다. 석포리선착장에서 출발하면 시커먼 갯고랑 너머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제방길을 따라 보문선착장과 어류정항을 지나 호젓한 숲길을 통과한다. 숲길 끝에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머루해변이 자리한다. 다시 제방길을 따라 왼쪽으로 바다, 오른쪽으로 낙가산을 끼고 전진하면 보문사에 닿으면 11코스가 마무리된다. 걷기를 마치고 보문사에 들러 마애석불좌상에 인사를 드리는 걸 잊지 말자. 그 앞에서 펼쳐지는 서해의 모습도 감동적이다.


☞코스정보
석모도선착장-매음리선착장-어류정항-민머루해변-어류정수문-보문사 16㎞, 5시간, 난이도-쉬움,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563

◆강진 바스락길(남도명품길) 1코스(전남 강진)

강진 만덕산은 해발 400m가 조금 넘는다. 우리 땅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산세를 가진 산이나 백련사와 동백나무숲 그리고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유배처였던 다산초당이 있어 만덕산을 가벼이 볼 수 없다. 다산과 백련사의 혜장선사가 우정을 나누며 오가던 길에 옛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길을 더했다. 길은 만덕산을 지나 석문산으로 이어지는데 55번 지방도로 단절된 구간은 구름다리를 놓았다. 이 길이 남도명품길의 강진 구간 1코스 인연의 길이다. 남도명품길은 계속해서 해남의 땅끝으로 이어진다.



☞코스정보
백련사-다산초당-마점마을-용문사-석문공원(사랑+구름다리)-소석문-도암중학교-도암면사무소 8㎞, 2시간30분, 난이도-보통,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343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경기 김포)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은 김포에서 가장 높은 문수산(376m)을 넘어 한때 서해를 통해 한성으로 드나들던 배들이 물때를 기다리며 정박하던 조강리마을을 지난다. 이 길에서는 루트에서 살짝 벗어나지만 문수산성 장대까지 가보고 오는 것이 좋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조강과 염하강의 장쾌한 파노라마 조망에 남북분단의 엄혹한 현실이 겹쳐진다.


☞코스정보
문주산성 남문-홍예문-쌍용대로-조강저수지-애기봉입구 8㎞, 3시간20분, 난이도-보통,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031)980-2482

◆청풍호 자드락길 2코스(충북 제천)

충북 제천시 청풍호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은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의 풍경이 아름다운 길이다. 출발지점인 능강교부터 도착지점인 정방사까지 편도 약 1.6㎞ 코스다. 능강교 아래에 능강계곡이 있다. 계곡의 너럭바위와 크고 작은 바위들,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어우러져 소소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도착지점인 정방사 마당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이 길의 백미다.


☞코스정보
능강교-정방사 1.6㎞, 1시간, 난이도-보통, 제천시 관광정보센터 (043)641-6731

◆충주 풍경길 종댕이길(충북 충주)

충주 종댕이길은 충주의 산과 호수를 아우르는 길이다. 계명산은 충주의 진산 격으로 수려한 암봉이 많아 생김새가 수려하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충주시내와 충주호 조망이 일품이다. 계명산의 한 자락이 충주호를 향해 주먹처럼 튀어나왔는데, 이 작은 봉우리가 심항산이다. 종댕이길은 심항산을 둘레를 한 바퀴 돌면서 충주호를 감상하는 호젓한 숲길이다. 길은 산의 굴곡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고, 도처에 전망대가 있어 마음껏 충주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코스정보
마즈막재주차장-오솔길-생태연못-1조망대-팔각정-2조망대-출렁다리-육각정-계명산휴양림-마즈막재주차장 7.5㎞, 3시간, 난이도-보통, 충주 공용버스터미널 관광안내소 (043)850-7329  <<자료·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