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미 금리 역전돼도 외인자금 대규모 유출 우려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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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임기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임기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에 대해서는 “초과근무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 등은 아무래도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수준이고 경상수지도 상당폭 흑자를 지속하는 등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선 “먼저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기존 생산 관행을 효율화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제조업체 등은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최근 일자리 대책의 일환으로 추경카드를 언급했다. 추경을 해도 금리 정상화 기조는 유지되나.
▶정부가 추경을 하더라도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성장세 지속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상황·물가·금융안정 등을 종합적 고려해서 운영하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효과도 같이 살피면서 통화정책을 펼 계획이다. 또 한은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거시정책이긴 하지만 정책의 유효성 높이기 위해서 자금의 흐름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금융중계지원대출 제도 중에 '신성장 일자리 지원프로그램'이란 제도를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실효성 있게 운영해서 정부의 지원 정책과 조화를 이뤄나가도록 하겠다.

-한미간 금리역전이 장기화되면 한국에 대한 투자 유인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뭔가.
▶이론적으로 보면 한미 금리가 역전이 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증권자금의 유출 압력이 커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규모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상당수준이고 경상수지도 상당폭 흑자를 지속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은 상당히 양호하다. 그리고 과거 경험을 보면 대규모의 증권 자금 유출은 내외금리 차이보다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이나 일부 신흥국 경제의 불안이 확산되는 경우에 주로 발생했다. 금리차이만으로 발생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자본유출입은 금리차이 외에도 국내외 경기나 물가 상황, 환율 변동에 대한 기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험자산선호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인다.

-미국이 금리인상 횟수를 기존 3차례서 4차례로 늘릴 거란 전망이 많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금리인상 경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기준이 위원들의 '닷차트'다. 닷차트를 보면 아직 3회 인상의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은 걸로 파악된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하는 예상이 종전보단 많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닷차트를 가지고 말씀드리는 게 현재로선 가장 적절한 게 아닌가 한다. 물론 3회가 될지 4회가 될지는 앞으로 미국의 고용, 물가 등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걸로 본다. 그러나 늘 말씀드리는 대로 미국의 금리인상과 연계해 한은 기준금리가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 통화정책 방향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포함한 그때그때의 경기와 물가 상황에 따라서 종합적 판단해서 결정한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미 통상압박이 향후 국내에 어떤 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하나.
▶두 사안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진 게 사실이다. 다만 군산공장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공장 폐쇄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숫자로 따져보면 제한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지역경제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일부 품목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강화된 보호무역 조치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숫자로만 놓고 보면 현재로선 그리 크다고 얘기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사안이 더 확대될 경우 즉 군산공장 폐쇄로 그치지 않고 더 확대된다거나 미국의 통상압력이 지금 조치에서 국한하지 않고 주력품목까지 확대될 경우에는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을 거다. 또 이런 것이 더욱 증폭된다면 우리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두 사안은 앞으로도 전개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 예상을 뛰어넘는 통상압박을 할 경우 가장 타격받을 산업은 무엇으로 보나.
▶통상압박이 강화되면 한 두 업종뿐 아니라 많은 산업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걸로 예상된다. 일단 쉽게 생각한다면 대미수출 비중이 높고 대미흑자가 큰 업종이 타격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동차와 철강을 대표적인 품목으로 지목할 수 있겠다. 물론 이는 앞으로 미국 통상정책이 어떻게 나갈지를 면밀히 본 후에 답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1년물 스와프포인트도 크게 하락해서 2008년 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스와프포인트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게 사실이다. 한미간 1년물 금리차를 보면 2009년만 해도 2%대 중반 수준에서 최근에는 소폭 마이너스 수준까지 금리차가 역전이 됐다. 이렇게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것의 가장 주된 이유는 내외금리차 축소 또는 역전에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험사 비롯해서 기관투자가들의 해외증권 투자가 확대되고 그에 따른 환 헤지 수요로 인해서 스왑자금이 수요가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일시적으로 수급 불일치에 따라 심리적 쏠림요인도 가세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로 굉장히 낮다. 물가상승 경로가 전망대로 가고 있나.
▶우선 주된 요인은 축산물 가격이 하락했고 실손보험료 동결 등에 주로 기인했다. 즉 기상변화와 같은 일시적 요인이나 규제 물가 등의 측면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소비자 물가의 흐름은 지난해 초에 공급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큰 데 따른 기저효과로 당분간 낮은 상승률을 보이겠으나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성장세의 지속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수요측면 물가상승압력이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 초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추진의 적기라고 말했다. 대내외 여건이나 고용시장의 상황을 보면 좋지 않은 듯한데 여전히 적기라고 보나.
▶기존에 말씀드린 기업의 구조조정이란 경쟁력이 없거나 업황이 나쁜 그런 기업을 일시에 문을 닫게 해서 실업자를 양산해내는 그러한 의미로 말한 게 아니다. 비효율적 부문에 가 있는 인적자원, 물적자원을 보다 효율적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향의 구조조정은 우리의 장기성장 기반을 다져간다는 측면에서 지속돼야 한다. 전반적 실물경제 상황은 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황이고 금융측면에서도 이렇다 할 위험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장기성장의 구축을 위해서도 꾸준히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석달째 하락하는 중이다. 소비가 개선될거라고 보는 근거가 뭔가.
▶소비동향을 보면 외국인관광객이 조금 축소되는 등의 영향에 따라서 일시적인 월별 변동이 있다. 그러나 소비는 전반적으로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적어도 기준치는 상회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 전반적 경기도 전체적으로 견실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에 따라 소비는 완만하지만 계속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근로시간 단축 법안이 통과됐다. 경제에 미칠 영향은.
▶근로시간 단축은 두가지 효과가 있다. 먼저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기존 생산 관행을 효율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 대체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기존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기업 입장에서 특히 초과근무의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 등은 아무래도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효과에 대해 최근 청와대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에선 조사국에서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1분기 성장률을 0.1%포인트 내외로 높일 거라고 설명드렸다. 그 이후에 올림픽 조직위 측 의견 들어보니 그때 파악하지 못했던 대회운영경비가 9000억원이 있다고 한다. 그걸 감안하면 지난번 전망했던 것보다는 수치가 조금 더 높아질 걸로 생각한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뎌지는 데 반해 미국은 계속 빨라질 거란 전망 속에 내외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에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나.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에 만약 한은의 금리인상 횟수가 미치지 못하면 역전까지는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자본유출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 채권자금의 경우 계속 순유입이 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자본유출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금리결정을 할 때 마다 유심히 살펴보고 정책을 운용해 가겠다.
 

서대웅
서대웅 mdw1009@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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