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계류장에 서있는 저비용항공사 항공기들. /사진=뉴스1 DB

새로운 항공사를 등록하기 위한 최소 자본금 규정이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되고 보유항공기 요건도 3대에서 5대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공항 슬롯배분업무를 국토부와 공항공사가 맡아 공정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이같은 내용을 담은 ‘항공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4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먼저 국토부는 2008년 저비용항공사(LCC) 확대를 위해 규제 완화했던 항공사 면허기준을 다시 강화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면허 기준이 소비자 피해방지, 안전확보 등 사회적 안전장치로 기능하도록 하고, 신규 항공사가 경쟁 환경에 적합한 건실성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150억원이던 등록 자본금 요건을 300억원으로 상향했다. 시장 여건상현재 기준으로는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여도 조기 부실화가 우려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란 게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상 항공사 신규 설립시 면허획득, 운항증명(AOC), 운항착수 등 초기단계에서만 300억원 이상이 소진된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항공기 요건은 3대에서 5대 이상으로 확대했다. 항공기 수가 증가할수록 기재운용 효율화 등 비용절감, 운항 정시성 확보, 네트워크 구축 등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경쟁력이 있는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또한 면허 기준에 인력확보 계획을 명문화 할 방침이다. 최근 업체간 조종사 영입경쟁, 승무원 과로 등 항공인력 관리 관련 사회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한 조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경쟁심화 등 시장여건 변화에 맞게 진입․관리기준 등을 현실화하는 한편, 경쟁 환경도 보다 공정하게 개선하여 항공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라며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 면허 자문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규항공사 뿐 아니라 기존 항공사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부실 항공사가 실제로 퇴출될 수 있을 정도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는 절반 이상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명령이 가능한데 이를 2년 단축해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개선명령을 받은 후에도 절반 이상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되면 면허 취소가 가능하며, 추후 면허취소 시기 단축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운수권과 슬롯 배분 등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취한다. 운수권 배분 평가기준에 항공사의 운항 정시성, 피해 구제성, 안전성 등을 평가해 반영할 방침이다. 또 국가간 교류협력 및 사회적 기여, 사회적 책임이행 노력 등이 우수한 항공사는 운수권 배분 평가시 가점을 부여한다.

슬롯 배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배분 주체를 변경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기존 ‘서울지방항공청과 공항공사와 항공사 일부 파견조직’에서 전담하던 슬롯 배분을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가 직접 맡고 항공사는 배제한다.

운수권 배분 평가기준에 공정한 시장구조 확립 기여도를 신설하고 항공사 간 불공정하게 슬롯을 교환하거나, 단독 운항 노선에서 과다하게 운임을 설정하는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한 경우 불이익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입․관리 체계 등에 대한 조속한 개선과 함께 신공항, 전문인력 등 항공 인프라 확충, 국제노선 다변화, 안전강화 노력 등도 지속하여 항공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 다음달 24일까지 우편, 팩스 또는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이후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를 거쳐 7월쯤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