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율전쟁 방아쇠' 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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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DB
지난해 하락세를 이어오던 원/달러 환율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급등락을 반복하다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통상 압박, 미국발 무역전쟁 가능성, 북한리스크 해소 등 원화와 달러화 가치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는 여러 재료가 맞물리면서다.

정부는 다음달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 시점을 앞두고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은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미국발 무역전쟁설에 출렁이는 환율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가치의 향방을 주시하며 움직인다. 미국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달러화는 여전히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은 우선 보호주의를 골자로 한다. 최근에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됐다. 글로벌 무역전쟁은 달러 약세 재료다. 미국은 달러 약세를 핵심 수단으로 무역적자를 줄여왔다. 중국 등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해선 '환율조작국' 카드를 활용해 견제하려 한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아직은 무역 전쟁이 현실화될지 알 수 없지만 무역전쟁을 유력하게 만드는 이슈가 터져 나온다. 최근에는 반대로 무역전쟁설을 완화시키는 이슈가 나왔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소식에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북한리스크 해소 등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앞으로는 원/달러 환율을 짓누를 재료가 많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다음달에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정부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통상압박 강화 분위기에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떠나 외환당국의 손발이 묶이는 만큼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무역 공세, 환율전쟁 방아쇠 당기나

이 같은 달러 약세와 맞물려 트럼프의 반무역 공세는 환율전쟁 가능성의 방아쇠를 당겼다. 트럼프의 반무역 공세에 주요국이 보복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두드러지는 달러 약세는 환율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환율전쟁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약한 달러는 무역, 기회와 관련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다”고 언급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환율전쟁을 자제하기로 한 주요국의 합의를 상기시키며 므누신 장관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환율전쟁은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통화 가치 절하 경쟁을 유발한다.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품 가격을 낮추고 수입품 가격은 높이는 식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환위험 때문에 외국인의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곤경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보복의 악순환을 형성하고 무역전쟁을 격화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자본이탈을 촉발한다.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촉각

2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지만 앞으로가 관건이다. 직전에는 FOMC를 앞두고 FOMC 위원들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는 경계감에 시장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눈은 다음달 발표할 환율보고서에 쏠린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내놓는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선승범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향 철강 수출 상위 국가들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논의가 일고 있어 향후 우리 정부의 대응과 미국의 정책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다음달 미국 재무부가 발표할 환율보고서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다음달 미국이 중국과 더불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환율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강등도 우려된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미국의 철강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와 환율보고서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2대 현안에서 한국을 제외해줄 것을 미 재무장관에 공식 요청했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 측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미 정부의 결정 과정에 한국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해 결과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2호(2018년 3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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