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장 인선, 불명예퇴진 ‘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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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신임사장을 공모 중인 가운데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노조 간 갈등이 예상된다. 전임 박창민 사장이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퇴진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사업 손실로 회사 매각이 무산된 것과 관련 임원 문책성 인사가 단행되면서 ‘산은의 인사실패’라는 내부 목소리가 커진다.
대우건설 본사. /사진=머니S DB
대우건설 본사. /사진=머니S DB

◆노조, 사장 선임절차 공개 요구

박 전 사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아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산업은행 출신인 송문선 대우건설 수석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이 맡았다.

대우건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공모와 스카우터 추천을 통해 신임사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이달 중순 전후로 선임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6월 주주총회에서 최종확정할 전망이다.

문제는 신임사장을 뽑기 위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다. 위원회가 기존 사외이사로 채워지면 과거 낙하산 논란과 같은 인사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장후보추천위는 대우건설과 산은 사외이사로 구성되는데 신임사장 최종후보를 뽑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박 전 사장 채용 당시 노조와 대우건설 내부, 일부 경영진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사실상 강행한 전례가 있어 위원회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사장후보추천위를 반드시 구성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 변수다. 과거에는 준공공기관 자회사 경영관리준칙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산은이 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한 구조라 관련 준칙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5일 산은 측에 신임사장 공모과정과 후보군을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그동안 사장 선임절차에 따르는 여러 의혹에도 노조의 정보공개 요구가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또다시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

◆매각무산 누구 때문에…

신임사장 인선과 관련해 대우건설 분위기가 뒤숭숭한 이유는 또 있다.

올 초 호반건설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손실이 추가적으로 드러나며 지난 2월 매각이 무산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원활한 매각을 위한 빅배스(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반영)를 단행했음에도 모로코 발전프로젝트 현지조사 결과 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하자 지난달 말 본부장급 6명이 매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 후 4개월 만에 본부장급 임원 절반이 교체된 것이다.

하지만 문책받은 인사들 중에는 산은 임원이 포함되지 않아 매각실패의 책임을 대우건설 관계자들에게만 전가했다는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은은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김삼식 KDB산업은행 PE실 팀장은 “현지조사를 한 주체는 대우건설이고 3000억원의 손실을 인지한 시점은 지난 2월2일이라 이후 호반 측에 인수 의사를 재확인했다”며 산은 임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에 성공할 때까지 현 송문선 사장대행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인사를 계기로 노조가 송 사장대행 퇴진을 요구하는 등 논란에 휘말리자 새 CEO 작업을 서두르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내부·외부출신 의견 분분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차기사장이 외부인사일 경우 매각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보다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내부인사가 더 적합하다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산은 출신 CEO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산은 출신 사장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차기사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창환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소경용 전 대우건설 경영지원본부장, 이경섭 전 대우건설 주택영업본부장, 원일우 한양 사장 등이다. 원 사장은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을 거쳐 한양에 재직 중이다.

하지만 산은이 헤드헌터를 통한 공모 계획을 알리면서 외부인사설에 무게가 실리기도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부인사를 선임할 계획이라면 굳이 헤드헌터를 통해 공모할 이유가 없지 않았겠냐”고 설명했다.

전국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내부인사가 아니라도 대우건설을 경영정상화시킬 수 있는 능력있는 인물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박 전 사장 취임 당시 해외사업 경험이 부족한 현대산업개발 출신이라는 이유로 불만을 제기하며 출근 저지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대우건설이 외부인사를 영입한 첫 사례다. 이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은 해외사업 경험 부재 등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서 반대했던 것이지 단지 외부인사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시 외부인사가 뽑힐 경우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외부인사에 대해 낙하산이라는 시선이 있을 수 있지만 선임절차가 투명하고 경영능력이 검증된 인물이라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장 인사는 앞으로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인적 구조조정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2000년대 후반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있던 약 3년의 시간을 제외하면 20년 가까이 주인없이 운영돼 방만경영에 기대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반대로 산은의 경영간섭과 낙하산인사가 경영정상화를 가로막는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4호(2018년 4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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