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자들, 왜 성조기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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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성조기는 왜 들고 있는 걸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일인 6일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 인근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일인 6일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 인근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일인 6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친박단체의 집회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성조기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항의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성조기와 함께 '법치사망', '살인재판' 등 극단적인 표현이 담긴 피켓을 들었고, 심지어 행진 선두에 대형 성조기를 앞세우기도 했다.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왜 성조기를 높이 들고 '탄핵 기각'을 외치는 것일까.

지난해 2월 서울 종로구 시청 앞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관련 집회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난 A씨는 "미국은 한국의 은인"이라며 성조기를 열심히 흔들었다.

이어 "미국은 1950년 북한의 남침에서 대한민국을 구해줬고 지금도 북한의 핵 위협에서 지켜주고 있어 평생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원도 춘천에서 온 B씨(66·여)는 "한국전쟁 때 미국이 원조해준 강냉이죽, 전지분유가 없었으면 우리는 굶어 죽었을 것이다. 미국은 은인의 나라"라며 "지금 자칫하면 종북좌파에게 나라를 빼앗길 위기에 놓여 있는 비상사태다. 미국의 도움이 간절하게 필요하다는 의미로 성조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석방 촉구 집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8.3.3/사진=뉴스1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석방 촉구 집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8.3.3/사진=뉴스1
탄핵반대 집회 주최 측 핵심 인사들은 성조기 소지가 일부 단체의 개별적인 행동이라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동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어떤 단체에서 성조기를 들고 오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한미동맹 강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챙겨오는 것 같다"면서 "따로 단속은 하지 않고 주최 측은 오로지 태극기만 나눠 준다"고 전했다.

안재철 월드피스자유연합 이사장도 "개별적으로 오는 어르신들이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성조기를 흔든다"면서 "그 취지는 공감하나 우리는 태극기만 흔드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친미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며 국기를 그들의 이념의 상징물로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 분들은 미국이 한국전쟁으로부터 남한을 구해주고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생각해 한미동맹을 강조하려고 성조기를 내세우는 것 같다"면서 "태극기와 성조기는 국가적 상징물인데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되고 있어 우려된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종북좌파라고 매도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무죄석방을 요구하는 보수단체들은 6일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태극기집회를 열고 대규모 장외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재판부가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박근혜대통령구명총연합(구명총)은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무죄석방 촉구 집회'를 열고 "대통령을 구출하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 옆에서는 대한애국당 산하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제50차 태극기집회'가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구출하자' '대통령 명예회복을 하자' '구속된 1년은 헌법 유린이다' 'TV 생중계는 살인적 인권침해'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만 주최 단체가 2개로 나뉜 탓에 태극기집회는 중앙분리대를 사이에 두고 따로 진행됐다. 구명총과 운동본부는 각각 3.5톤 방송차량을 동원해 무대를 꾸렸다. 이들 집회에는 경찰추산 1000명이 운집했다.

운동본부는 곧 법원에서 강남역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할 예정이다.
 

강산
강산 kangsan@mt.co.kr  | twitter facebook

강산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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